<이재구칼럼>착한 놈이 1등 한다
<이재구칼럼>착한 놈이 1등 한다
  • 이재구
  • 승인 2017.01.09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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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구<변호사>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에서 도킨스는 유전자는 이득을 위해서는 못할 것이 없고, 먹이를 얻고 강한 유전자를 번식시키기 위하여 거짓으로 과장하고 속이면서 자신의 배를 채우는 행위를 하는 이기적 존재로 본다.

암컷들은 모든 주의를 집중하여 남보다 좋은 유전자를 가진 수컷을 선별하려고 한다. 암컷이 찾는 수컷의 조건은 생존 능력이다. 강한 근육, 긴 다리, 성적 매력, 장수능력 등이 그 증거들이다.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옮겨지고 육체적 껍데기 생명체를 차례차례 벗어버리면서 영원한 미래를 위해 매진하는 불멸의 존재가 유전자이다.

유전자가 이기적이라고 하지만 장기적 이익을 추구하는 똑똑한 유전자는 협력도 한다고 한다. 이 책에는 '마음씨 좋은 놈이 1등 한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배신과 협력의 제로섬 게임에서는 한쪽이 이득을 얻으면 다른 쪽은 항상 손해가 된다. 1회의 게임만 한다면 협력을 선택하는 사람이 불리하다. 그러나 게임의 회수와 여러 종류의 참가자들이 생기게 되면 결과는 달라진다. 상대가 먼저 배신하지 않으면 배신을 선택하지 않는 사람, 상대가 배신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 다음에 협력을 선택하면 그 다음에 배신을 선택하지 않고 관용을 베푸는 사람들이 게임에 참가하게 되면 항상 배신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점차 불리해지게 되고 결국 마음씨 좋은 놈이 판세를 장악하게 된다는 것을 이 책은 논리적으로 증명해 보이고 있다.

최근 청문회를 보면서 느끼는 답답함은 증인들의 답답한 답변 때문이다. "기억나지 않습니다", "제가 아는 내용이 아닙니다", "모르는 내용입니다" 이기적 유전자 이론에 의하면 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자신의 양심에 반하여 '기억나지 않는다, 모른다'고 답변하는 것은 불법행위를 같이 하고 범죄행위를 같이 저지른 사람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상대방의 불법을 폭로하고 사실대로 증언하면 자신은 선처를 받기 때문에 위 게임에서 말하는 배신이 될 수 있다. 모른다고 대답하는 것이 “착한 놈"이고 이러한 협력파가 점차 많아지고 판세를 장악하게 된다.

한편, 미국의 뉴캐슬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사무실 앞에 무인판매대 위에 예쁜 그림 꽃을 그려놓고 가격을 써놓았을 때보다 꽃그림 대신 사람의 눈을 크게 그려 넣었을 때 돈 박스에 돈을 넣는 확률이3배나 높게 나타났다. 판매대 위에 그려진 눈이 진짜가 아닐지라도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을지 모른다'생각을 하게 되고, 자신의 남의 눈, 즉 주변 사람들의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것은 무의식에 있는 이기적 유전자의 생존 방식이라고도 한다.

이기적 유전자의 행동방식, 양심이나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을 청문회에 적용시켜 보자. 만약 자신이 의지하던 권력이 무너지고 있고, 그 권력에 의지하는 것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지게 되면 이기적 유전자는 협력할 상대방을 바꾸게 될 것이다. 국민의 힘, 즉 여론, 권력의 이동, 정치적 분위기가 달라지고 기존의 권력이 힘을 잃고 붕괴될 조짐을 보이게 되면 이기적 유전자는 협력의 상대방을 바꾸게 될 것이다. 생존과 선처를 위하여 사실을 폭로하고 새로운 힘에 협조하는 것이 '착한 놈'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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