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봉에서>‘염병하네’란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는...
<비로봉에서>‘염병하네’란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는...
  • 심규정기자
  • 승인 2017.02.13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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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규정<원주신문 편집장>

최근 원주시의회 A의원이 동료의원들의 단체카톡방에 음란동영상물을 대거 전송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영상물을 전송받은 의원 가운데는 여성의원들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당사자들은 아연실색했다는 후문이다.

사건이 터지자, A의원이 동료의원들에게 정중히 사과한 것은 잘한 일이지만, 음란물을 보내거나 받아본 당사자들이 무려 12명의 시의원인데다 단체SNS방이라는 데 사안의 심각성을 엿볼수 있다.

이를 접한 모 여성의원이 남성의원에게 “남자의원들은 그런 음란물을 자주 돌려보시나 보네요”란 말은 많은 함의(含意)를 담고 있다. 간접성추행, 간접성희롱을 아무런 죄의식 없이 저지르는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A의원은 이런 음란물을 자주 접하는 것은 아닌지, 어떤 계기로 접하게 됐는지, 아주 궁금하다.

요즘 원주시의회를 바라보는 원주시민들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며 허탈한 표정이다. 연이어 터지는 시의원들의 일탈행동에 얼음장보다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사촌여동생을 성폭행해 징역 7년을 선고받고 항소를 제기했으나 최근 기각된 H의원 사건, 여성의 중요한 부위를 닮은 꽃 사진을 역시 동료의원들의 단체카톡방에 올린 B의원의 일탈사례는 삐뚤어진 성문화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잊혀질만 하면 터지는 시의원들의 성추문에 시민들의 불신과 냉소가 점점 커지고 있다. 지역발전과 시민의 애로사항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할 시의원들이 사고나 저지르고 있어 시민들이 오히려 시의원들을 가슴졸이며 걱정스런 눈으로 지켜봐야 하니 참 기가 찰 노릇이다.

본본는 그동안 윤리특별위원회가 동료의원들의 징계에 미온적으로 대처해온 점을 지적했다. 징계의 형평성 문제는 물론 제 식구 감싸기란 지적은 이미 오래전 이야기다. 사정이 이런데도 윤리특위는 무엇을 했는지, 존재감이라곤 전혀 찾아볼수 없다고 시의회 안팎에서 불평불만이 팽배하다.

사후약방문식 대처도 문제다. 시의회는 연이은 성추문에 성희롱 교육조차 제대로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시의원이 어떻게 성희롱 교육을 받나”, “그런 사건이 일어날 일은 없다”고 했으나 '역시나'란 지적을 받고 있다. 원주시의회가 여성의원들의 문제제기에 뒤늦게 성희롱 교육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무엇보다 사건이 터질때마다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고 개선책을 찾기는 커녕 제보자 찾기에 혈안이 되고 이 때문에 일부 여성의원들이 제보자로 오인받고 있는 상황은 한편의 코미디다. 박호빈 의장이 취임사에서 강조한 “시민과 의원 그리고 공무원이 함께하는 ‘인정받고 존중받는 의회’, ‘시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의회’ 구호들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현재 원주시의회를 빚대 ‘피투성이’라고 말한 한 의원의 지적처럼 시의회는 지금 총체적 난맥상에 빠져 있다. 집행부를 상대로 견제와 감시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떳떳해야 한다. 문제의원이 다수 속한 시의회를 바라보는 공무원, 시민들은 이런 시의회를 신뢰할수도 없거니와 겉으로는 머리를 조아리며 대접하지만 뒤돌아서면 최근 유행어처럼 ‘염병하네’라고 비아냥 거릴수 있다. 선출직인 시의원들은 지역에서 존경받고 대접받아야 한다.

지금과 같이 뒷골목 문제청소년처럼 사고만 저지르면 시민들로부터 '레드카드'를 받을수 있다. 원주시의회가 ‘성추문의회’란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엄격한 도덕율로 무장돼야 한다. 원주시의원, 원주시의회가 위축되고 주눅들면 그 피해는 시민들이 보게된다. 원주시의회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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