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칼럼> 원주의 자랑 매지농악보존회
<김대중 칼럼> 원주의 자랑 매지농악보존회
  • 김대중
  • 승인 2017.06.19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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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박건호기념사업회 사무총장>

지난 15일 저녁 7시 반 흥업면 매지리 원주매지농악전수교육관. 흔히 회촌마을로 불리는 이 마을의 매지농악전수교육관은 모르는 원주시민들도 많다. 매지농악도 모르는데 전수교육관이 있는 줄은 더욱 모를 것이다.

이날은 특별한 손님이 왔다. 매지리 산골 마을에 국가 무형문화재 제45호 예능보유자 이생강 선생이 등장한 것이다. (사)매지농악보존회가 2017 원주매지농악전수교육관 활성화사업으로 기획한 ‘신나는 악 가 무 함께하는 공연’에 출연했다. 이생강 선생은 그 분의 상징이된 대금은 물론 단소 피리 등 민속 관악기 분야의 대한민국 대표 국악 뮤지션이다.

일본에서 태어나게 된 것에서부터 어렸을적 우연히 아버지가 부르던 단소 소리에 빠지면서 국악 뮤지션의 길로 70여년을 살아 온 인생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 나가니 관람객들이 푹 빠져버렸다. 2부에서는 대금 단소 피리 퉁소 등으로 한소절씩 연주하면서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81세의 나이를 무색케 했다. 신명이나서 연주한뒤 끝으로 부른 정선아리랑의 대금 연주는 단연 압권이었다. 백여명도 앉기 어려운 작은 공연장이지만 이날 구경왔던 원주시민들은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문화예술분야의 명인, 명사를 초청해 각 분야의 고유한 예술세계와 삶의 이야기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들으며 매지농악과 전통 ‘악 가 무’가 함께 어울어지는 공연이다. 문화재청과 강원도, 원주시의 후원으로 지난 5월부터 12월까지 매월 한차례씩 개최되고 있다.

매지농악은 회촌마을의 농악패를 뿌리로 한다. 매지농악보존회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구성원들 때문이다. 30대의 젊은 층이 주축을 이룬다. 보기 드문 경우다. 매지농악 1세대를 뒤이어 2세들이 1994년 매지농악보존회를 구성해 더욱 발전시키고 있다. 그래서 더 특별하다. 전문적으로 배운 젊은 전문가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동안의 이력이 증명해 준다. 2001년 김제지평선축제 전국농악경연대회와 안성바우덕이축제서 장원을 차지한데 이어 2005년엔 대한민국 최고의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장원에 오르며 전국적인 위상을 확고히 했다.

2006년엔 강원도 무형문화재 18호로 지정됐다. 농악만이 아니라 국악을 할 수 있는 무용 기악 소리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하면서 뛰어난 창작품이 나오는 전문 공연팀이 됐다. 특히 보존회에서 만든 전통예술단 아울은 국내 정상 연주단으로 평가받는다. 연중 창작 공연물을 무대에 올리고 있으며 국내외 초청 공연으로 빡빡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지방도시의 약점 중 하나는 공연문화다. 대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이 지방 소도시 생활을 기피하는 이유의 하나로 공연 문화 부족을 꼽는다. 문화는 삶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빼놓을 수 없는 도시 인프라의 핵심이다. 그러나 원주의 매지농악보존회나 아울은 이런 지방도시의 문화 인프라 확충에 아주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사실 원주시민들중에 매지농악보존회나 아울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또 아는 사람들도 일부는 원주의 공연팀이 아닌 줄 알고 있다.

원주란 도시의 품격을 높여준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예술단 브랜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원주시민들이 응원해야 한다. 소프트 파워 시대다. 문화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관광상품은 없다. 문화의 힘은 아마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더욱 강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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