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구 칼럼>파산한 트럼프 대통령
<이재구 칼럼>파산한 트럼프 대통령
  • 이재구
  • 승인 2017.08.07 05:3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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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구<변호사>

파산이란 빚더미에 올라앉은 사람이 만세를 부르고 빚잔치를 한 다음 모든 빚을 면책받아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영화 ‘레인메이커’(The Rainmaker)의 주인공 루디 베일러는 법대를 졸업하지만 온갖 빚으로 쩔쩔매다 결국 하숙집에서도 쫓겨난다. 그는 파산을 신청하고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다. 이후 그는 약자를 돕는 전문가로 성장해 간다. 미국에서는 변호사가 파산, 면책을 받아 다시 변호사를 하는 것이 낯설지 않다.

포드 자동차, 디즈니월드, 허쉬 초콜릿, 그리고 영화배우 킴 베이싱어(Kim Basinger)의 공통점은 그들이 모두 파산을 신청해 면책을 받은 다음 재기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모두 인류에게 부와 문화유산을 남긴 사람들로 인정받고 있다. 허쉬(Hershey)는 자신이 운영하던 사탕제조회사가 두 번이나 파산했다. 그는 1903년 펜실베이니아에서 허쉬 밀크 초콜릿바를 생산하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하인츠(Heinz)도 오이 피클, 식초 등을 만드는 회사를 운영하다가 1875년 파산신청을 했다.

그러나 그 후 좌절하지 않고 케찹이라는 신제품을 만들어 냈고 지금까지도 우리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 킴 베이싱어는 영화에 출연해 번 2천만 달러를 조지아주 토지사업에 투자했다가 전부 날렸다. 베이싱어는 파산신청을 했고 모든 채무를 면책받은 다음 1997년 영화 `LA컨피덴셜`로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재기에 성공하였다.

심야토크쇼 사회자로 널리 알려진 래리 킹도 지난 1978년 35만 달러의 빚을 갚지 못해 파산신청을 했다. 그 후 방송사에 고용돼 라디오 심야토크쇼 사회를 맡아 재기하면서 유명한 래리킹 라이브 프로그램 진행자가 됐다. 법인파산은 개인 파산과는 다르다. 이른바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자신의 재산은 엄청나게 많지만 법인을 설립하여 회사를 잘게 나누고 하나가 좋지 않게 되면 그 회사만 파산시키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설립한 카지노 업체 트럼프 엔터테인먼트 리조트(TRMP)가 2009년 파산신청을 했다. 뉴욕에 자신의 이름을 딴 고급 주상복합 건물을 세우는 등 그동안 부동산 투자의 귀재로 불려왔던 트럼프가 투자했던 회사가 전 세계적 금융위기에 파산신청을 한 것이다. 뉴저지주 애틀랜틱시티에서 트럼프 마리나호텔 카지노와 트럼프 타지마할 카지노, 트럼프 플라자호텔 카지노 등 3개의 카지노를 운영하던 위 회사는 2004년 이후 두 차례 파산신청을 한 적이 있고 2009년 다시 세 번째로 파산신청을 했다.

지분의 28%를 소유한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의 자금을 투입하여 피해를 막지 않았다. 대신 그는 "TRMP가 내 재산의 1%도 되지 않는다", "회사명에 내 이름이 있다는 사실 말고는 나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재산이 30억에서 70억 달러에 달하였지만 이러한 회사를 살리지 않았다.

힐러리 클린턴은 도널드 트럼프에 대하여 “자신의 회사를 한 두 번도 아니고 네 번이나 파산시켰다. 수백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주주들은 전멸하고 트럼프와 계약했던 많은 중소 업체들이 파산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무사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어떤 제도라도 역기능은 언제나 있게 마련이다. 파산을 채무를 회피하는 데 악용하지 않는다면 실패를 거울삼아 더 훌륭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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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동 2017-08-07 13:32:50
교과서에 나올법한 신화적 이야기들이겠지만 반면교사로 삼을 근거가 될 좋은 내용인듯 합니다~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원치연 2017-08-07 09:18:59
좋은기사 잘봤읍니다 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