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4차산업혁명시대 정서와 영감에 주목하자
<문화칼럼>4차산업혁명시대 정서와 영감에 주목하자
  • 전영철
  • 승인 2017.08.14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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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영철<상지영서대 교수>

무더위가 한창인 지난 7월말 저서집필자료 수집을 위해 지방창생을 부르짖으며 지역브랜딩에 한창인 일본 큐슈지역을 다녀왔다. 일본 동북대지진의 여파 때문에 여러 가지 시도가 그 동안 소외되었던 큐슈지역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저비용항공사(LCC) 덕분에 한국의 관광객이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음도 보였다.

저성장시대의 오랜 침체를 이겨내고 일본은 어떻게 청년취업난이 아닌 기업의 구인난사태를 불러올 정도로 경제 활황을 이루게 되었을까? 우선 가장 눈여겨 볼 지점은 지역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왜 일본은 지역을 포기하지 않았던 것일까? 4차 산업 혁명시대의 생존의 키워드도 사실상 지역에 두고 있었다.

몇 가지 대도시와 지역에 대한 관점의 변화가 느껴졌다. 첫째, 교역의 장으로서 기능했던 대도시는 IT기술의 발달로 교역의 장으로서 존재가치가 하락하고 있었다. 오히려 1, 2차 산업 중심이었던 지역이 3차 산업으로의 진입잠재력이 크다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둘째, 대도시에서는 정보자원이 보편화되는 반면 지역은 거꾸로 정보를 생산할 수 있는 이야기자원이 있고 도시나 세계로 마음대로 발신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었다.

셋째, 대도시는 비용(cost)이 비싸지만 지역은 비용이 저렴하여 투자회수율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었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지역이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기호(symbol)가 되는 보석을 발굴하고 연마하여 독창성을 발신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었다. 또 생생한 이미지를 지역이 발신하는 현상에 대해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지는 “일본의 시골이 도시를 대체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라고 하였다. 우리와 다른 점이 지역미디어를 그대로 지켜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일본의 각 지역은 지역고유의 주민들만의 생활양식인 라이프스타일(life style)을 찾고 발신하고 있었다. 지역을 전통산업, 식재료, 자연, 역사문화 등의 훌륭한 지역자원과 매력을 품고 있는 장소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을 살릴 크리에이터를 육성하고 성공사례를 지속적으로 전파하고 있었다.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크리에이터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었다.

지역을 보는 관점을 창의적인 디렉터, 아트 디렉터, 경영재생 컨설턴트, 가구 디자이너, 디자인 디렉터, 전통기술 디렉터, 기획디렉터, 프로듀서, 건축가, 조각가, 현대미술가, 편집자, 디지털 디렉터, 디자인 일러스트, 파티쉐, 식품컨설턴트 등 다양한 영역의 식견과 경험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연간 매출 1조원을 올리는 구마모토 현 캐릭터 구마몽은 여전히 바쁘게 동분서주하고 있었고 전통적인 농업도시였던 오이타는 세계적인 건축가 시게루 반의 설계로 현립미술관을 개관하고 지브리스튜디오 30년전을 개최하여 오사카, 고베, 후쿠오카, 가고시마의 관광객들까지도 끌어들이고 있었다. 후쿠오카는 SUiTO라는 민간 관광체험 및 안내시설로서 기능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었다.

그랬다. 그들은 지역이 어떻게 해야 살아갈 수 있는지를 명확하게 알고 있었고 끊임없이 안주하지 않고 변화하지 않으면 혁신(innovation)하지 않으면 살아 생존하지 못함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열정과 책임의식이 사회를 뒷받침하고 있었다.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 답답함이 밀려왔다. 그리고 실낱같은 희망을 보았다. 지역의 가치에 주목하자. 원주의 가치에 주목하자.

원주에서도 청년들이 끊임없이 원주문화재단 G지대를 중심으로 지역에서의 설자리, 놀 자리, 일자리, 설자리를 고민하고 생존문제로서 문제제기를 하고 9월말에 전국의 청년들과 고민의 지점을 나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기대도 되지만 조금은 걱정도 된다. 지금은 후기청년이 된 선배들이 그랬듯 시대정신의 얼리어답터로서 무거울지라도 지역과 시대를 읽어주었으면 좋겠다. 행정에서도 민간영역에서도 지역생존의 희망인 청년활동에 당분간 아낌없는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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