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53)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53)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
  • 최왕국
  • 승인 2017.12.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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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왕국<작곡가/원주고, 한양음대>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 이 곡은 청소년들에게 관현악이 무엇인지, 또한 관현악에 쓰이는 악기가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기 위해 작곡된 음악이다. 이 곡을 작곡한 벤자민 브리튼 (Edward Benjamin Britten. 1913~1976)은 영국을 대표하는 작곡가로서 아홉살때 현악4중주를 작곡하고, 청소년기에 교향곡을 작곡하는 등 어려서 부터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아 16세때에는 왕립 음악원에 입학하였다. 그는 정치 사회적인 면에 있어서도 예술가로서 매우 강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있었으며, 대부분의 영국 작곡가들이 그랬듯 음악적으로는 상당히 보수적인 기법을 구사하였다.

클래식 음악으로 유명한 영국의 작곡가로는 헨리 퍼셀, 에드워드 엘가, 본 윌리엄스, 구스타프 홀스트 등이 있는데 오늘 소개할 음악을 작곡한 벤자민 브리튼도 대표적인 영국 작곡가의 한 사람이다. 또한 오라토리오 "메시야" 를 작곡한 헨델도 영국 출신은 아니지만 젊은 시절부터 영국에서 살았고 주요 활동 무대가 영국이었기 때문에 영국 작곡가로 분류된다.

벤자민 브리튼은 이 곡을 통하여 청소년들에게 관현악이 무엇이며, 관현악에 쓰이는 악기는 무엇이며 그 악기들이 서로 어울렸을 때 어떠한 소리가 나는지 알려주고 싶었는데, 그러한 목적에 부합할 수 있도록 "주제와 변주 (theme & variation)" 형식으로 이 곡을 만들었다. 이 곡의 주제 부분은 그가 존경하는 영국 작곡가 <헨리 퍼셀 (Henly Purcell, 1659-1695)>의 멜로디를 기반으로 하였다.

이 곡은 보통 해설자를 동반하여 연주되는 경우가 많으며, 각각의 변주가 전개됨에 따라 각각의 악기군으로 연주를 하여 청소년들로 하여금 쉽게 관현악 편성과 개별 악기의 음색 등을 구별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곡은 매우 치밀하게 계산된 탄탄한 구성으로 되어 있으며, 이 곡 하나만 제대로 들어도 웬만한 관현악 악기에 관하여, 또한 각 악기군의 합주에 관하여 두루 섭렵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곡을 들으면 벤자민 브리튼이 얼마나 청소년들을 아끼고 사랑했는지 그의 숨결이 느껴질 정도이다.

이 곡에 쓰인 "주제와 변주"라는 형식은 곡의 서두에 간단한 주제를 들려준 이후에, 그것을 여러가지 형태로 변형 · 발전시켜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잘 아는 <은파>, <소녀의 기도> 등이 "주제와 변주"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이 곡의 경우에는 서두에 나오는 <주제 (theme)>가 목관, 금관, 현, 타악기 등 모든 악기군이 주제 선율을 돌아가며 연주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보통의 변주곡 <주제> 부분에 비하여 상당히 긴 편이다.

구체적인 구성을 살펴 보면, 이 곡의 <주제> 부분은 헨리 퍼셀의 멜로디를 사용하였으며, 제주(tutti) → 목관 → 금관 → 현 → 타악기의 순으로 연주가 된다. 이어지는 <제1변주>에서는 하프와 바이올린을 동반한 플루트와 피콜로의 빠른 변주가 나오며, <제2변주>에서는 현악기와 팀파니를 동반한 오보에의 느리고 서정적인 변주가 나온다.

현(pizz.)과 튜바를 반주로 하여 클라리넷의 연주가 나오는 <제3변주>와 낮은 음역의 현악기 반주에 의한 행진곡, 바순 연주가 나오는 <제4변주>를 지나서 <제5변주>는 바이올린의 현란한 변주가 등장하며, <제6변주>에서는 비올라가, <제7변주>에서는 첼로의 우아한 선율이, <제8변주>에서는 콘트라베이스의 변주가 차례로 나온다.

<제9변주>에서는 하프가, 그 다음 변주에서는 4대의 호른(french horn)이, 그 다음에는 2대의 트럼펫이, 그 다음엔 트롬본이, 마지막 <제13변주>에서는 현악 합주를 배경으로 각종 타악기들이 돌아가며 연주를 한다. (팀파니 → 큰북과 심벌즈 → 탬버린과 트라이앵글 → 작은북과 우드블럭 → 실로폰 → 캐스터넷츠 → 공 → 모든 타악기)

이렇게 제1변주 부터 제13변주까지 나온 후에는 장대한 푸가가 이어지며 이 곡을 마무리 한다. 그 어떤 건축물 보다도 훌륭하고 탄탄한 구성으로 설계되고 건축되어진 벤자민 브리튼의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 꼭 청소년이 아니더라도 클래식 음악의 참맛을 알고 싶은 분들은 꼭 한 번 들어 봐야 할 명작이다.

https://youtu.be/FNVx0G5PIfE (클릭)
유튜브 검색어 :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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