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봉에서>명분없는 반대, 누가 꽃놀이패가 되겠는가?
<비로봉에서>명분없는 반대, 누가 꽃놀이패가 되겠는가?
  • 편집국
  • 승인 2017.11.27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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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규정<원주신문 편집장>

고민이 많았다. 이 칼럼을 지면에 담을까 말까. 무려 4년째 이어지고 있는 찬반 논란. 정치권은 물론 지역사회가 진영논리에 매몰돼 울그락 불그락 격하게 대립했다. 문막 화훼단지에 들어설 SRF열병합발전소 건설 논란이다. 이 글을 쓰기위해 컴퓨터 앞에 앉게 된 것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사계획 승인을 내줬기 때문이다. 이제 통합환경영향평가를 거쳐 건축허가를 받게 되면 첫 삽을 뜰수 있다.

그동안 찬·반 양측의 갈등을 직접 취재현장에서 목격한 필자로서는 당시 상황이 스틸사진 처럼 또렷이 남아있다. 필자의 책장에는 원주시 주요 현안과 관련된 자료가 많다. 그 중에서도 SRF열병합발전소 자료는 60cm의 높이가 될 정도로 아주 방대하다. 김기선 국회의원·반대측 기자회견문, 전문가 논문, 정부 발표자료, 관련 법규, 타 자치단체·외국의 사례, 검찰 공소장 등. 역사학, 저널리즘을 전공한 필자에게 생소한 이름의 단어는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전문가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때론 만나서 토론하고 컴퓨터로 서치(search)해서 하나하나 의문의 꺼풀을 풀어 나갔다. 지역에서 조상대대로 살고 있는 필자 뿐만 아니라 원주시민 누구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살수 있길 원한다. 우리 후손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살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부끄러운 삶을 살아서는 안된다.

반대대책위가 최근 기자회견을 갖고 “SRF열병합발전소 공사계획 승인을 취소하라”고 했다. 반대측 일부 인사는 그동안 SNS에 시의원들을 향해 “반대운동에 나서라”,“내년 지방선거에서 보자”며 으름장을 토해내고 있다. 이를 두고 한 시의원은 “협박받는 느낌”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그들에게 공개적으로 묻고 싶다. 그동안 사업진행 절차상, 그리고 환경권·건강권, 주민수용성 등 수많은 문제를 제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산통부는 공사계획을 승인했다. 반대측 주장이 맞는가? 아니면 정부 결정이 잘못 된 것인가? 법을 집행하는 정부, 시스템에 의해 돌아가는 조직이 '절차적 하자'를 잉태하고 있는데도 통과시켜 줬을리 만무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사례 하나를 소개한다. 현재 가동중인 기업도시 그린열병합발전소가 한창 공사중일 때 반대측 한 인사에게 “그렇게 문제가 많다면 법원에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라”고 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그렇게 할수 없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언급하지 않겠다. 하도 기가 막힌 내용이기 때문이다. 발전소를 저지하기 위해 세종 정부청사 원정집회에 몰려갔던 자유한국당(당시 새누리당)시의원들의 행태도 오점으로 기억될 것이다. 반대기자회견을 하면서 일부 잘못된 사실을 기자회견문에 포함시켜 빈축을 샀다.

지난 2015년 말 불썽사납던 시의회 상황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연말 예산안 심사와 SRF열병합발전소 백지화를 연계해 의정활동을 보이콧 한 것은 언급하기 조차 부끄럽다. 계속된 반대주장에 필자는 기자회견장에서 공개적으로 “차라리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라”고 팁(Tip)을 제시했지만, 메아리는 여태까지 없다. 지역에서는 “반대측이 SRF열병합발전소 문제를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슈화하려 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사실 지난 총선에서도 이 문제는 이슈화됐었다. 하지만 승자도 패자도 없는 소모적인 논쟁거리만 됐다. 요즘 SRF이야기만 나오면 “찬·반 어떤 주장도 이제 듣기 싫다. 그렇게 할 일이 없냐”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아무튼 정부의 공사계획 승인에 따라 SRF열병합발전소 건립문제는 지역에서 더 이상 갈등을 유발하는 ‘판도라의 상자’가 아니다. 반대측 논리는 ‘시대착오적’, ‘억지춘향식’,‘아니면 말고고식’ 주장임이 명백해 졌다. 무책임의 극치라 할수 있다. ‘양치기 소년’ 취급을 받는 그들이 추는 칼춤에 누가 추임새를 넣을 것이며 누가 꽃놀이패가 되겠는가. 시민의 불신만 키우는 어리석음을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 칼바람과 함께 모처럼 창밖에 겨울다운 눈이 내리고 있다. 손바닥으로 ‘진실의 하늘’을 가릴순 없다. 시민들의 냉랭한 시선이 두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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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괴정 2017-11-28 12:54:56
용기있는 정론직필에 감명받았습니다. 원주신문의 발전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