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이름 때문에 욕먹고 있는 서울~강릉간 고속철도 KTX. 그냥 강원선이라고 이름 지었으면 좋았을 걸 일제강점기때 서울 이름 경성의 경(京)자와 강릉의 강(江)자를 따서 경강선(京江線)이라고 지었으니 욕을 먹어도 싸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의 핵심 교통 인프라로 이달 22일 개통하는 이 KTX에 대해 원주쪽에서 혼란이 있다. 원주에서 이 철도로 외부로 가든 아니면 외부에서 원주로 들어오든 헷갈리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원주에서는 만종역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아직은 착공도 안했지만 2019년께 완공 계획인 서원주역을 이용하기 전까지는 그렇다. 헷갈리는 이유는 현재 이용하는 원주역이 있는데 만종역의 KTX개통, 그리고 2년후에나 가능한 서원주역과 그 비슷한 시기에 생기는 남원주역까지 모두 4개의 역이 머릿속에 있다보니 헷갈릴 수 있는 것이다.
정리하면 현주 중앙선의 원주역은 남원주역이 완공되면 폐쇄된다. 이 중앙선은 KTX 철도는 아니다. 일반 철도만 운행한다. 서원주역이 완공되면 그때는 KTX 이용자들은 서원주역과 만종역 2개역을 활용할 수 있다.
원주에 생기는 역은 향후 이렇게 운영된다. 그런데 이들 역의 효율성을 따져보자. 모두 접근성이 나쁘다. 시내버스로 원활하게 접근할 수 없다. 택시를 타면 평균 5,000~6,000원 나오는 거리다. 서원주역은 거의 2만원이 나온다. 물론 남원주역이 완공되면 그곳을 이용해 서원주역에서 갈아타면 된다. 불편하다. 크지도 않은 도시에 역이 3개다.
헷갈리지 않을 수 없다. 고속도로의 톨게이트가 많은 것하고는 다른 문제다. 철도 이용객들이 불편과 혼란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서울~강릉선의 경우 서원주역은 몰라도 원주역 대신 만종역은 패착이라고 본다. 원주 도심의 귀퉁이로 도심 확대도 어려운 곳이다. 대중교통은 이용객들의 편리가 최우선의 가치가 돼야 한다. 원주의 역들은 그런 가치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듯 하다. 도심균형발전도 아니고 교통난 해소도 아니다. 원주를 위한 것은 아무것도 고려되지 않았다. 철도시설공단과 설계자들의 편리만 반영된 모양새다.
구도심의 기차역을 이전시켜 도시 균형발전을 이루고 도심교통난을 해소하는 것은 70~80년대까지의 도시계획 이론이다. 인구가 급증하고 도시가 팽창하던 시기에 적합하다. 지금은 인구 절벽의 시대다. 도시 확장도 끝났다. 반대로 그동안 도시 확장에만 신경 쓰느라 구도심을 간과했다. 현재의 원주역을 중심으로 한 구도심 전체가 어떤지는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다시 살리려고 갖은 애를 써도 쉽지 않다. 기차역은 도시발전의 저해 요소도 아니고 철도는 녹색교통이고 미래 교통이다. 도시환경과 발전을 위해 선호됨은 외국은 물론 국내 도시들을 봐도 쉽게 알 것이다. 도심이 기차 역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구도심의 쇠퇴 문제도 거의 없다. 기차역을 중심으로 도심이 더 활력을 찾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남원주역과 만종역으로 분리하지 말고 한데 모아서 지금의 자리를 중심으로 확장 건설했어야 한다.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예산이 몇 곱절 더 든다고 관철하기 힘들었어도 그랬어야 한다. 첨단기술 지배시대에 그깟 것이 문제였을까. 정지뜰을 포함한 우산동과 태장동 동북부권의 쇠락과 구도심권 활성화의 난제는 없었을 것이다. 이용자들의 편리도 도심균형발전도 구도심 활성화에도 아무것에도 기여하지 못한 원주의 역들. 원주는 무슨 짓을 한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