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자막들>균형(均衡)
<세상의 자막들>균형(均衡)
  • 임영석
  • 승인 2018.02.0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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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영석<시인·문화평론가>

어느 한쪽으로 기울거나 치우치지 아니하고 고른 상태를 균형이라 한다.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는다는 것, 치우치지 않는다는 것, 고른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을 알면 그 세상은 행복하고 즐겁고 사람답게 살아가는 세상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균형이라는 말을 음악, 미술, 과학, 의학, 체육 등등 모든 분야에서 사용한다. 미술에서 균형은 미의 기준이 된다. 음악에서 균형은 음의 조화를 말한다. 과학에서 균형은 새로운 창조의 질서를 확립해 준다. 체육에서 균형은 건강을 상징한다.

첫째의 균형은 우주에 있다. 이 지구가 균형을 잃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끔찍할 것이다. 어느 행성으로 지구가 끌려가거나 폭발하여 사라질 것이다. 균형을 이루는 자전의 힘이 유지되기 때문에 지구는 태양을 돌고 태양의 빛은 이 지구를 지켜주는 수호신이 되어주고 있다.

둘째의 균형은 자연에 있다. 자연의 균형이 무너지면 지구는 급격한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자연의 균형은 과학이 발달하면 할수록 비례적으로 무너지게 되어 있다. 이를 지켜내는 일이야말로 미래의 지구를 재앙에서 탈출시키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무분별한 발전만 경쟁적으로 추구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셋째의 균형은 과학의 발전과 자연의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 창과 방패, 화살이 전부였던 시대에는 국가 간의 전쟁이 일어나도 크게 자연이 훼손되지 않았다. 그러나 화약의 발달, 핵무기의 발달, 첨단 장비와 컴퓨터의 발달로 인하여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면 이제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 멸망을 초례하는 재앙을 불러올 만큼 위험에 처해 있다.

앞의 균형은 세계를 주도하는 강대국과 선진국에서 먼저 지켜내야 한다. 그 중심에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가 주도적으로 활동을 하여 자연환경이 더 이상 무너지지 않고, 핵무기의 위험이 늘어나지 않도록 해서 전쟁을 막아내야 한다. 어느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들 삶에서 가장 먼저 균형을 이루어야 할 것이 있다. 서로를 신뢰하는 믿음의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간 우리는 국가 발전이라는 명목 아래 국민의 인권이 짓밟혔고, 노동자의 노동이 희생되어야 했고, 사회적 약자가 보호받지 못했다. 발전을 앞세우다 보니 무분별한 개발로 인하여 자연의 파괴를 당연시 해왔다.

긴 상이 있다//한 아름에 잡히지 않아 같이 들어야 한다//좁은 문이 나타나면//한 사람은 등을 앞으로 하고 걸어야 한다//뒤로 걷는 사람은 앞으로 걷는 사람을 읽으며//걸음을 옮겨야 한다//잠시 허리를 펴거나 굽힐 때//서로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다 온 것 같다고//먼저 탕 하고 상을 내려놓아서도 안 된다//걸음의 속도도 맞추어야 한다//한 발//또 한 발

함민복 시 '부부' 전문

우리는 지금 보수와 진보라는 균형의 틀을 잘 맞추어 가야 한다. 이념적 대결의 장으로 변해서는 안 된다. 함민복 시인의 시 「부부」처럼 민주주의라는 상(床)을 앞에서 들고 뒤에서 들며 서로가 균형을 잘 맞추어 국민에게 맛있는 삶의 밥상을 차려 주어야 한다. 자기 방향으로만 가려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이 나라의 정치인들과 정치 지도자들이 할 일이다.

어떻게 보면 서로가 내 쪽으로 더 많이 밥상을 당겨놓고 민주주의를 외치고 싶을 것이다. 조금만 욕심을 내면 내 밥상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국민은 조화로운 균형을 국민주권인 투표로 말해 주어야 한다. 한 발 더 먼저 앞서가려는 욕심이 있다거나 너무 안주하려는 발걸음을 보이면 국민의 삶의 밥상은 균형을 잃게 된다. 이제 국민 스스로가 국민주권으로 행복한 삶의 밥상을 지켜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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