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원주정신’이 담긴 원주의 미래
<기고>'원주정신’이 담긴 원주의 미래
  • 구자열
  • 승인 2018.01.22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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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열<강원도의원>

치악산 비로봉에서 원주를 바라본다. 잠깐 원주의 근 현대사를 살펴보자. 사회운동가이자 생명운동가였던 장일순 선생님은 건조했던 우리 사회에 ‘생명 사상’을 뿌리 내리게 했고, 서슬 퍼랬던 그 시설 지학순 주교님과 김지하 시인 그리고 이창복 선생님의 희생은 원주를 민주화의 성지로 거듭나게 했다.

그리고 박경리 선생님의 연민과 평화, 박건호 선생님의 대중문화 확산은 오늘을 사는 원주시민들을 건강하게 하는 ‘원주정신의 지침서’가 되었다.

현재 원주는 기업도시, 혁신도시, 건강 의료도시, 강원도 제1의 도시, 광역수도권 도시, 사통팔달의 중부 내륙지역 거점도시, 미래가 있는 도시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거듭 태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묻는다. 여러 개의 이름으로 불려지는 우리 원주시민들은 행복했는지? 시민이 주인이고, 시민이 공감하고, 시민이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는 실현되고 있는지? 양적 성장 속에서 시민의 역량과 동력은 얼마나 제 기능을 했는지? 그동안 원주를 지휘했던 여러 의사결정자들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정책들 속에 시민들의 언어와 의지가 담긴 원주정신은 제대로 녹여 있었는지?

이에 필자는 원주정신이 담긴 원주의 미래를 이렇게 설계한다.

우선 시민 삶의 질과 관련된 건강권, 행복추구권은 무엇보다 존중돼야 한다. 모든 의사결정은 지방자치시대에 맞는 분권형 마인드에서 시작돼야 한다. 시민이 주인이기 때문이다.

둘째, 시민이 공감하고 만족하는 예측 가능한 저출산·고령화 정책추진으로 원주가 가지는 건강의료도시, 행복도시의 모범사례를 만들어가야 한다. 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한국 경제에 인구절벽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우리 원주시의 경우 2016년 말 65세 이상 노인이 12.5%, 2020년이 되면 14.7%로 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반면 유소년인구 및 생산가능 인구는 이미 감소하기 시작했다는 발표다. 즉, 세계적 추세인 저출산·고령화 사회의 진입은 단순 이슈가 아닌 지금 당장 우리가 풀어내야 할 큰 숙제다.

셋째, 원주를 견인하는 산업인 의료기기산업과 자동차 부품산업, 농·식품산업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지역기업과 지역대학이 소통하고 협력하는 신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기업도시, 혁신도시의 실질적인 완성은 산학연관민(産學硏官民)의 클러스터가 그 해법이다. 미국 뉴욕 루스벨트 섬 소재 코넬테크(코넬 공과대학원) 탄생의 ‘산파역’인 블룸버그 前뉴욕시장과 뉴욕의 지도자들은 혁신 성장을 위해 맨해튼의 금싸라기 땅을 뚝 떼어 학교부터 지었다. 대학에서 연구한 기술과 아이디어로 학생과 교수가 창업에 도전하고, 월가의 막대한 자본이 성장을 지원하는 선순환 생태계가 뉴욕이 꿈꾸는 혁신 성장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넷째, 양질의 사회적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 원주시가 사회적 기업 육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지 8년이 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실 있는 질적 성장에는 한계가 있었다. 사회적기업의 육성은 취약계층 사회서비스 확충 및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사회 통합과 주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다는 차원에서 심도 있는 연구와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다.

원주는 보여지는 장밋빛 정책이 아닌 시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공감하는 살아있는 정책으로 변화돼야 한다. 급변하는 현실에 대처하면서 ‘원주정신’을 녹인 성숙한 도시건설에 나름의 설계도를 가지고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원주는 시민 모두가 착한 꿈을 꾸고, 서로의 소망을 담은 미래를 심고 가꿔야 할 터전이기 때문이다. 오늘 따라 치악산의 바람이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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