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원주굽이길 걸어볼까요?
<기고> 원주굽이길 걸어볼까요?
  • 박상규
  • 승인 2018.02.04 17: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상규<1414목공방 주인>

원주에 온지 5년차. 태어나기는 횡성 산골마을에서 태어났지만. 초등부터 40대 중반까지 서울사람으로 살고 자랐으니 나는 원주에서는 객지사람이다. "원주에 뭐 볼거 있어요?" "원주에 관광할 데가 어디 있나요?" 원주에 외지인이 몰려들고 유입인구가 많아지면서 5년차 원주사람인 내게도 이런 질문이 쏟아진다. 대개는 “원주 갈데 없어요...”, “치악산이나 가보드래요” 뭐 이런 답변이 나온다고나 할까. 한마디로 관광 원주는 뭐라고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내 자신이 목수로 살고 있지만 우리집에서 숙박하는 외지인 인부들에게 적당한 관광지를 소개해야 하는 경우 솔직히 곤혹스러웠다.(현재 행구동에서 숙박업을 가족과 함께하고있음) "치악산 말고는 원주는 갈데가 없나요?" 참 당혹스런 질문이다.

독자라면 어디를 추천하시겠습니까? 저는 원주의 대표적 관광상품 원주 굽이길을 추천하고자 합니다. 굽이길 16코스 중에서 오늘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길 태조왕건길과 섬강두꺼비길을 소개 합니다.

40년 전. 초등 3학년 아이는 처음 서울로 유학을 가는 청량리행 기차안에서 간현유원지를 보게되었다. 불뚝솟은 바위산은 거칠고 우람했다. 간간히 자라는 소나무들은 위태로왔지만 아름다웠다. 거친 절벽아래로는 무섭게 푸른물이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해라도 질녁에는 커다란 태양의 저녁노을이 뭔가 신묘한 느낌을 주었다. 그 시절에는 비둘기. 보통, 보급행 열차가 있었는데 대략 300원정도를 주면 제일 저렴한 비둘기 열차를 좌석도 없이 탄채로 서울까지 3시간을 서서 가야 했다. 답답하고 지루한 기차안에서 바깥 풍경을 보는 건 다소 위안이 된다.

그 중에서도 늘 기다려지는 바깥풍경이 바로 간현이다. 어찌나 아름답던지 간현역을 지날 때면 늘 눈과 귀를 쫑끗세워서 밖의 물과 절벽풍경을 감상하곤 했다. 이곳은 지금 태조왕건길이라는 이름의 원주굽이길로 다시 태어났다. 아름다운 풍경은 보존되었고 나름의 편의시설도 갖추었을 뿐 아니라 얼마전에는 출렁다리까지 개통되어 원주의 특별한 관광자원이 되었다.

원주의 관광자원은 치악산, 구룡사만 있는 줄 알지만 사실은 수변자원도 찾아보면 부족하지 않다. 필자는 서울생활에서도 늘 강을 끼고 사는 삶을 살았다. 원주에와서 강변을 찾아보니 그곳이 부론면이다. 원주의 부론면은 서울로 가는 남한강이 흐르고 섬강과 접해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이는 서울 경기의 미사리, 양수리와 같은 모양새이다.

양수리처럼 카페촌이 늘어서는 것도 좋겠지만 이 곳 원주는 자연의 풍토를 그대로 살리고 유지해서 그저 사람들이 자연을 만끽하는 생태 그대로의 자연관광지이면 더 좋겠다...30살 즈음에 뉴질랜드를 장기여행하던중 참 특별한 사람들을 만났다.

관광버스에서 짐을 내리는데 자전거를 휴대했기에 물어보았다. 유럽에서 가져온 자전거인데 뉴질랜드 자전거투어를 하는 중이라고 한다. 이른바 매니아 그룹인 것이었다. 당시에는 참 희한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보면 이런 매니아그룹은 상시적인 문화로 자리잡았다.

원주굽이길을 보면서 나는 수억 만리를 배타고 물타고 자전거를 싣고온 그 유럽의 젊은이들을 생각한다. 원주는 길이다. 강원도의 특색을 살린 꼬불꼬불 산길. 물길. 개천길. 너무 평지라 지루하지도 않고, 너무 험해서 어렵지도 않다. 원주의 차기 관광상품은 길인 것이다.

길은 건강이다. 원주권 4개의 걷기모임에 가보면 50대 중반이 절반이상이다. 이 분들이 다들 건강했었다기 보다는 디스크통증 , 관절등 특히 허리환자들이 많았었다고들 한다. 지금은 하루에 30키로를 기본으로 걸으시는 강골들이 되셨다.

내 친구 장목수를 소개한다. 그는 목조주택일을 20년 가까이 했는데 지난 여름 허리를 찍어보니 디스크파열로 이미 회복불가에 즉각수술진단을 받았다. 수술을 하게되면 목수일은 하지 못하게 된다는 전제와 함께. 고심하던 그는 수술대신 운동을 택했고 뛸수 가 없으니 걷기를 하고 있다. 일어나기도 걷기도 힘들었던그가 지금은 매일 원주시내권 10키로를 걷고 있다. 매일 밴드모임에 그의 걷기일지가 사진과 함께 올라온다.

관광불모지 원주. 그러나 원주는 풍요로운 자연과 마을 곳곳마다 저마다 아기자기한 볼거리 뿐 아니라 자신만의 역사와 전통까지 갖추고 있는 미래의 자연과 관광의 보고 이다. 사람이 하기에 달린 것이다. 강원도의 멋진 둘레길... 그 중에서도 원주의 굽이길은 건강과 아름다움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