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KTX고속열차 개통이 원주에 가져 온 변화와 과제
<문화칼럼> KTX고속열차 개통이 원주에 가져 온 변화와 과제
  • 전영철
  • 승인 2018.03.1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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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철<상지영서대 교수>

작년 12월에 개통한 경강선 KTX가 이제 원주시민과 외지인들에게도 꽤 적응이 되어가는 것 같다. 우선 원주와 횡성, 평창, 강릉이 하나의 축선으로 강하게 연결되어 벨트가 형성되어가고 있고 관광의 몇 가지 패턴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우선 평창 진부역에서 내린 관광객들이 버스로 이동해 대관령 양떼목장과 강릉을 여행하고 돌아와 다시 진부에서 기차를 타고 돌아가는 관광 상품도 꽤 있다고 한다. 일요일 밤 늦은 시간에도 경포대해변과 커피로 유명한 안목해변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숙박여행보다는 당일여행이 많이 증가한 것은 분명하다. 월화거리와 명주동 일대의 원도심은 생각만큼 많은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신도심인 교동택지는 올림픽손님들과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어떻든 이제 대관령을 넘어서 동해안을 찾았던 세대와 땅속 터널로 대관령을 통과한 세대로 세대구분이 지어질듯 하다.

강릉의 관광행태도 올림픽이라는 메가 이벤트 탓도 영향을 주었겠지만 빠르게 고도화되고 바른 방향으로 관광도시이미지와 관광브랜드가 정립되어간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 올림픽 때 중국관광객들이 많이 찾지 않아서 그렇지 앞으로 대규모의 중국관광객 러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강릉 역시 옛날 영동선 무궁화열차와 정동진 해돋이열차 개념에서 이제 말 그대로 고속화된 열차로 인한 변화에 혼란스러워 보인다. 어떤 사람들은 KTX로 인한 변화를 쓰나미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정말 어떻게 KTX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지역의 명운이 달렸다고 말하기도 한다.

원주는 그 동안 중앙선에 ITX 새마을 열차도 투입되었고 광주원주 고속도로의 영향 탓으로 KTX의 변화에는 강릉에 비해 덜 민감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만종역이 외부에 위치한 탓이었겠지만 사실 지난겨울 경강선 KTX열차는 세계인의 주목을 받으며 가장 뜨거운 철로의 하나로 부각되었다.

2018평창 동계올림픽의 관문도시로서 서울역과 청량리역, 만종역에 원주관광홍보부스를 설치하고 가장 뜨거웠던 2월 KTX 열차기내에 배치된 KTX매거진에 표지와 상당부분을 할애해 원주의 곳곳을 상세하게 소개해 도시의 이미지를 높였다. 물론 이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원주의 전체적인 도시이미지와 브랜드 효과에 상당부분 기여하게 될 것이다.

관광매력도와 관광자원의 경쟁력이 높은 강릉에서 조차 서울에서 워낙 가까워진 탓도 있겠지만 숙박수요가 창출이 되지 않는다는 부분에 원주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국 관광의 성격이 단순이 보는 관광인 sight-seeing에서 현지 지역주민의 라이프스타일을 따라하고 흉내 내고 체험하는 경험(experience)의 시대로 급격히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주민이 자주 가는 선술집에서 술도 한잔하고 카페에도 가다보면 자연스레 1박을 해야만 하는 관광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후쿠오카에서 가까운 구마모토시의 사례가 좋은 사례가 아닌가 싶다. 신칸센이 규슈에 올 때 사실 가고시마나 구마모토는 후쿠오카에 빨려드는 도시가 될 것이라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결국 원주사람들의 사는 모습과 자연 그리고 문화 속에서 원주의 미래비젼과 도시발전의 방향을 잡고 또 외지인들에게 지역의 이야기를 발신해야 할 것이다. 패럴림픽까지 끝나면 KTX의 변화는 좀 더 실감나게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차분히 긍정과 부정적인 측면의 영향을 분석하고 장기적인 차원에서 활용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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