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봉에서>내가 만일 시장후보라면...
<비로봉에서>내가 만일 시장후보라면...
  • 편집국
  • 승인 2018.03.19 05: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심규정<원주신문 편집장>

지난 1991년 3월 지방선거 풍경은 지금도 화폭처럼 기억속에 오롯이 남아있다. 1961년 5.16군사정변으로 중단됐던 지방선거가 31년만에 부활돼 치뤄진 것이다. 필자는 당시 신문사 입사 3개월째인 수습기자 시절이었다. 선배를 졸졸 따라 찾아간 곳은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합동연설회장. 동원된 선거운동원들이 학교입구에 진을 치고 후보 이름을 연호하고, 여기저기 포장마차가 즐비해 마치 잔치판을 연상케 했다. 유세시작과 함께 연단에 오른 후보들은 저마다 지역개발공약을 내세우며 사자후(獅子吼)를 토해내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때론 심하다 싶을 정도로 상대후보를 거칠게 공격하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27년이 흐른 지금,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막이 올랐다. 예년 선거와 다르게 여야 시장후보가 난립하는 기현상이 연출되고 있다. 원주시장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증거 아닐까. 원주시는 50만 광역도시를 향해 줄달음치고 있다. 수도권 위성도시 반열에 올랐다. 이런 중차대한 시점에 원주시장 선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그동안 선거 취재현장에서, 사석에서 많은 단체장들을 지켜본 필자는 나름 단체장에 대한 인물관이 있다. 필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내가 만일 시장후보라면...”

우선 준비된 후보인가. 자신이 걸어온 분야에서 전문가를 자처하지만, 시장이라는 중차대한 자리는 종합예술과도 같은 것이다. 지역사회 각 분야를 꿰뚫고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할수 있어야 한다. 얕은 지식, 어설픈 정책을 갖고 시정을 펼치 다가는 자격ㆍ체급논란에 직면할수 있다. 이런 가정이  현실이 된다면 갈 길 먼 원주시로서는 불행이 아닐수  없다. 시장은 오케스트라 지휘자나 마찬가지다. 신호에 따라 각기 다른 악공(공무원)들의 선율이 뿜어져 나와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뤄 관객들(시민)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듯. 앞으로 원주시장은 강원도지사가 되기 위한 징검다리가 될 것이다. 시행착오를 겪고, 학습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고 용납되지도 않는다. 그래서 준비된 후보만이 그 자리에 오를 수 있다.

두 번째는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가. 각계 각층의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되는 요즘 개발과 보존이라는 화두를 적절히 조화이뤄 시정을 이끌기는 힘들다고 본다.
도시팽창에 따라 도시 개발은 어쩔수 없지만, 구도심 특색을 살린 개발이 더디게 진행되는 것은 아주 유감이다. 신구도심의 격차가 커지는 것은 해당 주민들에게 소외감을 심어주고 편파행정이란 오해를 살수 있다. 원주시의 미래를 위해 이는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특히 미완의 숙제로 남게 된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 임산부와 어르신들을 위한 ‘섬김행정’, ‘배려행정’이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과연 치열한 고민을 해왔는가. 미래를 내다보는 원대한 비전, 탁월한 리더쉽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자기관리는 제대로 해왔나. 뇌물, 성과 관련된 갖가지 추문으로 단체장들이 포토라인에 서는 모습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 됐다. 권력에 취하다 보면 초심(初心)을 잃게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인 것 같다. 마음의 중심(中心)을 잡기보다는 나도 모르게 서서히 변심(變心)하고 매너리즘에 빠지게 된 결과라고 본다. 특히 주변 인사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도매끔으로 양파같은 사람으로 낙인찍히게 되는 것을 쉽게 접해왔다.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말이 있듯 나에 대한 이미지는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인사들 속에 투영돼 있다. 나만 떳떳하면 안되는 시대다. 우리는 투표할 때는 모르지만, 투표하고 나서 한참 후 손가락을 탓한다. “이 놈의 손가락을 확...”재깍재깍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후회없는 선택을 위해 검증의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