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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봉에서>지엽말단적인 숫자타령
△ 심규정<원주신문 편집장>

‘침묵의 살인자’라 불리는 미세먼지 문제로 나라 안팎이 비상이다. 거리를 걷다보면 뭔가 탁한 냄새 때문에 찜찜한 생각이 앞선다. 온종일 뿌연 대기상태는 이제 일상이 됐다. 마스크는 물론 보호대로 얼굴을 중무장한 시민들을 쉽게 접할수 있다. 필자는 어려서부터 치악산을 바라보고 꿈을 키워왔다. 미세먼지가 치악산을 가로막아 절경을 보지 못하는 현실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그러나 해결책은 요원해 보인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는 근원처방은 엄두도 못낸채 단기처방에 그치고 있다.

미세먼지 발생원인은 중국에서 해풍을 타고 날아오는 오염물질이거나 국내의 배출업소, 도로오염원, 발전소 등 아주 다양하다.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닌 국경을 넘어선 지구차원의 문제란 게 더 더욱 큰 문제다. 일각에서는 산업화가 가져온 필연적인 재앙으로 영영 미완의 과제로 남게 될 것 같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미세먼지 문제가 선거이슈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SRF열병합발전소 저지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가 지난 4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미세먼지 수치를 허위 발표한 원창묵 원주시장을 고소하겠다고 발표했다. 고소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현재 가동중인 기업도시 열병합발전소 미세먼지 배출량을 기준으로 문막SRF열병합발전소 환경영향평가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수치가 축소됐다는 것이고, 둘째는 SRF고형연료가 친환경에너지가 아닌데 친환경에너지라고 했다는 게 요지다. 하지만 대책위 기자회견 직후 원주에너지가 허위사실이라며 반박자료를 발표했다. 이 논란을 지켜보며 필자는 실소를 금치 못했다. 양측의 주장은 어디까지나 추정치에 불과하다. 추정치를 갖고 핑퐁식 공세를 펴고 있다.

대책위는 그동안 발전소에서 미세먼지를 내뿜을 것이라고 크게 우려했다. 그러나 기우라는 것이 명확히 증명된 게 있다. 정답은 한국환경관리공단의 자료(2017년1월~10월)에 있다. 기업도시열병합발전소의 미세먼지 배출량을 보면 0.222mg/Sm3로 나타나 협의기준(5mg/Sm3)에도
훨씬 미치지 못했다. 기업도시열병합발전소의 협의기준은 법적 기준치보다 최고 9배 강화된 기준을 적용했다. 그럼에도 실제 가동한 결과 미세먼지가 14배 적게 배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의 화약고’처럼 인식된 문막SRF열병합발전소는 기업도시 열병합발전소 보다 더욱 강화된 협의기준이 적용됐다.

문막 SRF열병합발전소 논란을 둘러싸고 일부 정치권과 대책위의 숫자타령은 그동안 여러 차례 있었다. ‘SRF고형연료가 LNG보다 미세먼지를 668배 더 배출한다’거나 ‘LNG단가가 SRF고형연료 보다 싸다’거나 ‘매몰비용 산정문제’ 등. 찬·반측의 숫자타령이 계속됐지만, 어느 것 하나 속시원히 정답이 나온게 없다. 더욱 가관인 것은 반대대책위의 압박에 굴복한 원창묵 원주시장이 “사업주가 발전소 건축허가를 신청하면 반려하겠다”며 포기선언까지 했는데, 원 시장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 사업을 취소하고 포기할수 있는 권한은 사업주인 주식회사 원주에너지에 있다. 대책위가 원주에너지를 상대로 사업을 포기토록 해야 하지만, 권한이 없는 원 시장을 계속 타켓으로 삼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정당도 가세했다.

이날 대책위 기자회견에 맞춰 시내 곳곳에는 각 정당 명칭이 박힌 ‘쓰레기발전소 반대’ 현수막이 대거 내걸렸다. 속 보이는 정치공세로 비춰지는 대목이다. 이제 시민들이 이런 오버액션에 ‘컷’ 사인을 내려야 한다. 대책위가 기자회견을 마친 이날 오후들어 대지를 흠뻑 적시던 봄비가 그치자, 언제 그랬냐는 듯, 미세먼지가 없는 맑은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먼 산 치악산이 내 품에 안겼다. 지엽말단(枝葉末端)적인 말꼬리잡기 숫자타령도 봄비에 확 쓸려 내려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편집국  wjnews014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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