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67) 타악기 ① 마림바와 실로폰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67) 타악기 ① 마림바와 실로폰
  • 최왕국
  • 승인 2018.06.04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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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왕국<작곡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악기의 갯수는 몇 가지나 될까?

아무리 음악학 분야의 석학이라 해도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쉽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지구촌 곳곳에 사는 민족들마다 우리가 모르는 수 많은 민속 악기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며, 또한 같은 종류의 악기라 할지라도 그 크기와 음역에 따라 또 다시 세분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클라리넷만 하더라도 B♭ 클라리넷, A 클라리넷, E♭ 클라리넷, 베이스 클라리넷, 바셋혼(basset horn) 등이 있고, 클라리넷과 유사한 구조를 지닌 색소폰(saxophone) 패밀리도 소프라노, 알토, 테너, 바리톤 색소폰 등 여러가지가 있다.

이렇게 수 많은 악기의 종류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종류가 여러가지인 악기는 단연 타악기군일 것이다.

타악기란 문자 그대로 "때려서 소리를 내는 악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타악기 중에는 꼭 "때려서" 소리를 내는 악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비비거나 흔들어서 소리를 내는 악기들도 있다. <건반악기>로 분류되고 있는 피아노(piano forte)도 나무 해머로 현(絃)을 때려서 소리를 내는 방식이기 때문에 자주 "타악기"로 분류가 되곤 한다. (피아노의 음향 또한 타악기적인 성향이 강하다)

타악기는 우리가 알고 있는 악기들 중 가장 원초적인 형태의 악기들로부터 매우 복잡한 메커니즘의 현대적인 악기들까지 다양하며, 비슷한 형태의 악기라도 각 민족과 지방마다 각양각색의 악기들이 있다.

그러면 타악기를 분류하는 방법에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

타악기를 분류하는 방법으로는 악기를 만든 재료(재질)에 따른 분류가 있고, 음의 높이를 표현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른 분류가 있다.

타악기의 재질에 따른 분류로는 나무로 만든 타악기, 금속으로 만든 타악기, 가죽으로 만든 타악기가 있으며, 음의 높이를 표현할 수 있는지에 따라 "유율 타악기"와 "무율 타악기"로 구별된다.

1) 나무로 만든 유율 타악기 (木琴)

나무로 만든 타악기 중 음의 높이를 나타낼 수 있는 "유율 타악기"로는 마림바(marimba)와 실로폰(xylophone)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악기는 건반 역할을 하는 나무토막을 좌우로 배치시켜 놓고, 각각의 건반을 말렛(mallet)으로 쳐서 소리를 내는 방식이다. 말렛이란 "나무 망치"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로서 길쭉한 나무 스틱 끝에 고무나 실 같은 것을 팽팽하게 감아서 마치 막대사탕 모양으로 만든 채를 말한다. 말렛은 마림바나 실로폰 외에도 비브라폰이나 팀파니 등의 악기에도 사용된다.

마림바에 있는 각각의 건반들은 소리가 잘 울릴 수 있도록 아랫쪽에 둥근 관을 대어 놓았다. 초기에는 건반 몇 개당 하나의 조롱박 같은 것을 대어 소리를 공명시켰는데, 요즘에는 건반 하나에 PVC나 유리 재질의 관을 대어서 독립된 공명을 얻도록 하고 있다.

잘 정돈된 나무토막으로 되어 있는 각각의 건반은  악기의 왼쪽 부분에 배치되어 있는 긴 건반이 가장 낮은 소리를 내며, 오른쪽으로 갈수록 건반의 길이가 작아지면서 소리도 점점 높은 음을 내도록 구성되어 있다. 건반의 길이가 길수록 낮은 소리, 건반의 길이가 짧을수록 높은 소리를 낸다는 것을 기억해 두면 좋을 것이다.

마림바의 크기는 보통 세 종류가 있는데, 그 크기에 따라서 음역이 결정된다.

한편 실로폰과 마림바는 한자로 "목금(木琴)"이라고 표기되는데, 실로폰과 마림바의 다른 점은 대체로 실로폰이 마림바 보다 높은 음역의 소리를 니며, 실로폰의 공명관은 마림바에 비하여 짧거나 아예 없는 건반도 있다. 공명관 길이의 영향인지 마림바의 소리가 실포폰 소리 보다는 좀 더 풍부하고 부드럽다. 실로폰의 악보는 원래의 소리보다 한 옥타브 낮게 표기되어 있다. 즉, 기보음 보다 실음이 한 옥타브 높다고 생각하면 된다.

참고로 우리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 학교에서 배우던 조그만 철금을 보통 "실로폰"이라고 부르곤 했었는데, 사실 그건 실로폰이 아니라 "글로켄슈필"의 일종이다.

마림바는 아프리카의 토속 악기로서 흑인 노예들에 의해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림바는 남아메리카에서 크게 발전하여 1950년 경에 오케스트라 구성에도 포함될 정도로 정착이 잘 된 악기이다.

오늘 들으실 곡은 바하의 바이올린 협주곡 A단조 1악장이다. 이 곡은 원래 바이올린 협주곡이지만, 마림바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바이올린 독주 부분을 마림바로 대신하여 연주하는 곡을 선택하였다. 누구라도 마림바의 아름답고 풍부한 소리에 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특히 마림바 독주자가 눈에 띄는데, 중학생 정도의 나이 어린 까까머리 소년이 마림바 연주를 이렇게 훌륭하게 잘 해내다니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https://youtu.be/bsprJKXnDLg (클릭)

유튜브 검색어 : bach violin concerto marimba (위에서 두 번째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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