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칼럼>같은 듯, 확연히 다른 삼척과 원주의 장미축제
<김대중 칼럼>같은 듯, 확연히 다른 삼척과 원주의 장미축제
  • 김대중
  • 승인 2018.06.04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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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언론인>

지난 5월 20일 삼척장미축제장을 찾았다. 5월 18~22일까지 5일간 열렸다. 올해로 3회째다. 삼척장미축제는 오십천 하천부지 8만 5천여㎡에 조성된 장미공원에서 열린다. 장미 222종에 16만주가 자라고 있다. 장미공원으로는 세계서 가장 크다고 한다. 축제장에선 홍보용 카피로 천만송이 장미축제라고 한다. 천만송이는 안돼도 오십천 물가로 펼쳐진 장미꽃을 보면 그리 보인다. 장관이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구경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탄성이 이어진다. 세상에 이런 장미도 있구나 할 정도로 별의별 장미가 다 있다. 장미 백화점이고 박물관이다. 그러니 남녀노소 꽃에 빠져 사진찍느라 난리다. 장미삼매경이다. 로즈가든, 장미터널, 산책로, 바닥분수, 포토존 등으로 재미를 더해 준다. 작년에 20만명이 방문했는데 올해는 두배인 40만명이 찾았다고 한다. 7만여 삼척인구 6배의 사람들이 찾았다. 원주에서도 승용차로 2시간이나 걸리는 거리다. 그 먼거리를 멀다하지 않고 꽃구경하러 찾는 것이다. 잘된 축제는 그렇다. 한번 방문한 관광객들이 입소문을 낸다. 돈들이지 않고 광고를 하게 되는 것이다. 입소문은 광고 중에 최고다. 장미꽃만이 아니다. 오십천물에 카약 등으로 즐기는 뱃놀이도 잎품이다. 연인끼리, 가족끼리 오십천 뱃놀이를 즐긴다. 삼척은 좁은 도시다. 장미축제때 도시가 거의 마비가 된다. 멀리서 온 관광객들은 숙박까지 하고 간다. 장호항 등 주변의 작은 항구 주변에서 해산물로 술도 한잔한다. 자연스레 지역상경기에 큰 도움이된다. 삼척시도 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워낙 불리하다. 특별한 산업도 없다. 인구를 끌어들일 요인이 전무하다. 강원도내 대부분의 시군과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장미축제가 열악해져가는 지역의 미래에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인구를 늘리는데는 기여를 못할지 몰라도 지역경제에는 한몫하고 있다. 인구 감소야 대한민국이 맞고 있는 문제이니 말이다. 하지만 바다와 꽃 그리고 작은 도시에서 사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살러 올지도 모를 일이다. 대도시 삶에 지쳐가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라 언젠가는 먼 곳 삼척으로 몰려 올 수도 있는 것이다.

삼척장미공원은 원래 오십천 생태하천 조성사업으로 탄생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국비 65억원과 시비 99억원 등 총사업비 154억원을 들여 조성했다. 오십천에 방치된 하천변 땅을 생태하천으로 만들면서 장미를 심은 것이다. 그리고 그 장미를 이용해 축제를 열었다. 꿩먹고 알먹기다. 행정의 지혜다. 저비용 고효율의 행정이다. 삼척 사람들의 지혜로움이 다시 보인다. 삼척의 지역환경에 맞는 것을 찾아서 성공한 사례의 하나다. 바다와 연결된 하천인 오십천 옆의 넓은 부지, 그리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장미꽃으로 아름다운 공원을 만들었다. 하나를 만들어도 제대로 만들었다. 바닷가 사람들의 통큰 스타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지역을 사랑하는 지혜의 산물이다. 원주에도 장미축제가 열린다. 꽤 오래됐다. 단계동의 장미공원에서 열린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장미공원에 장미가 몇송이나 있나?’. 삼척 장미축제가 뜨면서 또 이렇게 말한다. ‘원주 장미축제는 이름을 바꾸는게 낫다’ 고. 축제 하나가 도시의 품격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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