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자막들>안전한 공중화장실, 더 확대해야 한다
<세상의 자막들>안전한 공중화장실, 더 확대해야 한다
  • 임영석
  • 승인 2018.06.1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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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영석<시인>

공공화장실은 말 그대로 여러 사람이 다 같이 이용하도록 공공장소에 만들어진 화장실을 말한다. 대체적으로 공공기관, 금융기관, 백화점, 시장, 공원, 학교, 역, 버스터미널 등에 공중 화장실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공중 화장실을 이용하는 시민, 특히 여성이나 어린이들의 안전이 항시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밤늦은 시간에는 그나마 이들 공중 화장실이 대부분 문을 잠그는 곳이 많아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낮 시간이야 어떻게든 화장실을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겠지만 늦은 밤에는 유홍 업소 외에는 화장실을 찾아간다는 게 쉽지 않은 편이다. 시내의 빌딩이나 건물들은 각종 위험 요소 때문에 화장실 개방이 어려운 점이 있어 개방을 할 수 없다고 본다.

우리나라가 고속도로 화장실 문화가 세계적으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고속도로 화장실을 밤낮으로 이용하는 사람을 위해 청결을 유지하며 24시간 개방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본다. 이제는 고속도로 공중 화장실과 같이 주요 도심 공중 화장실도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되도록 파출소가 가까이 있고 24시간 개방을 해도 치안의 위험이 없는 장소를 선택하여 화장실을 만들어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화장실은 야간에도 잘 보일 수 있는 표시판을 설치해서 먼 거리의 어둠 속에서도 화장실이라는 표시가 잘 구분되도록 해 놓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되도록 화장실 주변은 항상 밝게 해 놓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는 화장실 문화가 보편적으로 이용하는데 커다란 어려움이 없다고 본다. 그러나 아직도 심야 시간 화장실을 이용한다는 것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도시의 화장실 주변의 환경이 어둡고 폐쇄적인 공간이라는 뜻이 된다. 심야에 공원 외에 건물은 개방이 안 되어 공중화장실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고영민 시인은 산행을 하며 화장실을 갈 수 없어 숲에서 볼일을 보며 다음과 같이 「똥구멍으로 시를 읽다」란 시를 썼다. 〈겨울산을 오르다 갑자기 똥이 마려워/ 배낭 속 휴지를 찾으니 없다/ 휴지가 될 만한 종이라곤/ 들고 온 신작시집 한 권이 전부/ 다른 계절 같으면 잎새가 지천의 휴지이련만/ 그런 궁여지책도 이 계절의 산은/ 허락지 않는다/ 할 수 없이 들려온 시집의 낱장을/ 무례하게도 찢는다/ 무릎까지 바지를 내리고 산중턱에 걸터앉아/ 그분의 시를 정성껏 읽는다/ 읽은 시를 천천히 손아귀로 구긴다/ 구기고, 구기고, 구긴다/ 이 낱장의 종이가 한 시인을 버리고,/ 한 권 시집을 버리고, 자신이 시였음을 버리고/ 머물던 자신의 페이지마저 버려/ 온전히 한 장 휴지일 때까지/ 무참히 구기고, 구기고, 구긴다/ 펼쳐보니 나를 훑고 지나가도 아프지 않을 만큼/ 결이 부들부들해져 있다/ 한 장 종이가 내 밑을 천천히 지나간다/ 아, 부드럽게 읽힌다/ 다시 반으로 접어 읽고,/ 또다시 반으로 접어 읽는다〉

가능하다면 화장실에는 그 지역을 대표하는 문인들의 작품집을 비치해 두어 화장실에서 자유롭게 독서의 시간까지 함께 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지만, 아직은 거기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다만 번화가를 중심으로 사람이 많이 오고 가는 곳을 파악하여 야간에도 시민들이 공중 화장실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개선을 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자면 낮 시간, 일반인에게 화장실을 개방하는 도심지 빌딩이나 공공 기관의 출입문에 화장실 이용을 해도 된다는 입간판을 설치하고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안내표시를 한다면 시민 편의의 서비스가 개선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교통 표시판처럼 일반인이 길을 가다가도 그 건물이 공중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건물이라는 화장실 표시판을 부착해 두었다면 일반 시민이 쉽게 알아보고 화장실을 이용할 것이다. 행정당국이 이러한 화장실 이용 표시판을 도안해 배포한다면 시민의 삶이 한편 더 행복해질 것이라 생각된다.

미국의 일이지만 햄버거 매장에서 주문을 하지 않고 화장실을 이용했다는 이유로 그 고객이 쫓겨나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보도를 통해 종종 듣는다. 이러한 문제는 우리에게도 공중화장실이 미래에 어떠한 문제를 도래할 것인가를 예측하게 한다. 때문에 이제는 반듯이 도심 곳곳에 고속도로 공중화장실처럼 시민이 24시간 안락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중 화장실 설치를 적극 검토하여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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