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봉에서>지방선거 라스트 신(last scene) 선보일 시민의 자세
<비로봉에서>지방선거 라스트 신(last scene) 선보일 시민의 자세
  • 심규정
  • 승인 2018.06.11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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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규정<원주신문 편집장>

주사위는 던져졌다. 6.13지방선거가 지난 8,9일 부재자 투표를 시작으로 종착역을 향해 치닫고 있다. 오는 13일 저녁 9시쯤이면 지역사회를 이끌어갈 시장, 시·도의원들의 윤곽이 드러나게 된다. 유권자들은 이미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자를 선택했거나 아직도 목하 고민중일 것이다. 민심이 여야에 어떤 성적표를 내놓을지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아직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하지만 역대 선거를 복기해보면 나름 선거결과를 가늠할수 있지 않을까.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치러진 2번의 지방선거에서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 새누리당은 승리를 거뒀다. 물론 원주시장 선거는 예외였다. 이번 선거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후 첫 치러지는 지방선거란 점에서 여당의 프리미엄은 상당하다. 여기에 북핵폐기,종전선언예상 등 남북, 북미해빙무드에 따른 국제적 이슈가 중앙, 지방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어 버린지 오래다. 이슈에 민감한 선거에서 이번 처럼 국제적인 메가톤급 이슈는 처음 접한다. 따라서 여당의 압승을 예상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유권자들은 그동안 여야 양당체제에 길들여진 것 같다. ‘민주주의는 51대 49싸움’이라고 했다. 이긴 쪽이 상당부분의 전리품을 챙길 수 있다. 이에 따른 부작용도 무수히 많다. 그러나 다수당의 일당독주는 일방통행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무수히 목도했다. 정치선진국에서는 한쪽 당에 다수의석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영국, 독일, 일본에서는 연정이 익숙한 풍경이 됐다. 한쪽에 과도한 의석을 주기보다는 어느 정도 견제의석을 주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다른 군소정당이 의석을 차지하게 되면 새로운 정치시험대를 기대할 수 있다. 여야 사이에서 캐스팅보드 역할을 하며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다. 여기엔 정파적 접근보다는 공익적 측면에서 제 목소리를 낸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지역의 현안, 이슈에 대한 접근법을 두고 여야 양당체제의 프레임보다는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그리고 여론의 다양성 측면에서 아주 적절한 정치구도 아닐까. 선택지 앞에서 유권자들은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이제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아직 지지하는 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시민들이 꼭 한번 되짚어 보고 투표장을 갔으면 하는게 있다. 휼륭한 지도자의 자질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게 바로 비전제시(미래상)다. 나폴레옹은 말했다. “지도자는 희망을 파는 사람이다”라고. 비전은 지역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관점을 말한다. 비전은 준비된 후보만이 제시할 수 있다. 시대흐름에 대한 통찰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비전을 통해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에너지를 하나로 결집시키는 통합의 리더쉽을 발휘할 때 시민들은 지역의 미래상을 엿볼 수 있다. 우리는 연이어 열린 TV토론을 통해서, 그리고 각 가정으로 배달된 후보들의 공약집을 보고 후보들의 면면을 파악할 수 있었다. ‘지역발전’이라는 공통분모는 확인할수 있었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극과 극의 평가를 받을만 했다. 숲보다는 나무에 집착하는 후보, 구체성이 결여된 막연한 추상적 공약을 제시하는 후보는 정치학자들이 말하는 대표적인 ‘비전결여형 인사’다. ‘요술방망이’휘두르듯 쏟아내는 ‘언어유희’같은 청사진에 쉽게 현혹될 시민들은 이제 없다. ‘경제음치’, 현안에 대해 침소봉대하는 후보에게 미래를 맡길 수 없다. ‘정치란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의 예술’이라고 했다. 근시안적 유권자에게는 근시안적 정책이, 거시적 유권자에게는 거시적인 정책이 보일 뿐이다. 6.13지방선거에서 주연이 될 원주시민들이여! 제대로 된 라스트 신(last scene)을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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