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자막들>평화시대를 구축해야 통일시대를 만들 수 있다
<세상의 자막들>평화시대를 구축해야 통일시대를 만들 수 있다
  • 임영석
  • 승인 2018.06.25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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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영석<시인>

프로이트의 심리학 입문에 보면 자아의 방어기재에는 억압, 투사, 반동형성, 고착, 퇴행 등이 형성된다고 했다. 사람이 지나친 억압을 받으면 반사적 반항심이 발달이 되고, 초자아가 형성되어 투사적 기질이 발휘된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러한 심리적 요인을 짚어보지 않더라도 우리는 인터넷과 민주주의가 결합된 세상에 살고 있다.

나는 이번 6.13 지방 선거를 통해 보수의 몰락이냐 진보의 승리냐는 개념의 문제보다는 심리적 마지노선인 인터넷 세대와 구세대 간의 시대적 과제를 바라보는 삶의 기준이 확연히 드러난 선거였다고 본다. 적어도 보수를 자임하는 세대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인터넷 세대의 의식을 조명하지 못했고. 진보라 자임하는 측에서는 평화를 앞세워 젊은 세대의 의식을 명확히 꿰뚫어 냈다고 본다.

정치(政治)는 말 그대로 국민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활동을 만들어 내는 것을 뜻한다. 바로 그 인간다운 삶을 위해 얼마나 바르게 행동하고 활동을 해 왔느냐는 것이 이번 지방 선거의 관점이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평화구축의 정책 기조는 전쟁을 경험한 세대에게는 적과의 동침으로 비추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남과 북이 적대적 관계로 평화를 구축할 수 없다는 논리가 더 설득력을 얻고 미래를 담보해 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지난 과거를 뒤돌아보면 이념의 붕괴로 중국 러시아 등과 같은 적대적 관계의 나라와도 외교 수립을 통해 적대적 관계를 해소했다. 남과 북은 그러한 이념의 관계보다 더 복잡한 민족적 관계를 갖고 있지만, 이제는 적어도 남과 북도 적대적 관계를 풀고 전쟁 억제에서 벗어나 평화를 구축하는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화 구축을 열망하는 인터넷 세대의 염원은 평화가 구축이 되지 않으면 더 큰 경제 발전을 이루어 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본다. 남북의 정상이 회담을 하고, 북미 간 정상이 평화를 위한 회담을 하는데도 보수를 자임하는 정당은 이 나라의 평화구축보다는 자신들이 잃은 기득권을 지키겠다는 욕망만 앞섰지 이 나라의 평화구축이라는 대의에 동참하지 않은 결과로 6.13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고 본다.

다음은 정희성 시인의 시 「세상이 달라졌다」란 시다.

'세상이 달라졌다/ 저항은 영원히 우리들의 몫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가진 자들이 저항을 하고 있다/ 세상이 많이 달라져서/ 저항은 어떤 이들에겐 밥이 되었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권력이 되었지만/ 우리 같은 얼간이들은 저항마저 빼앗겼다/ 세상은 확실히 달라졌다/ 이제는 벗들도 말수가 적어졌고/ 개들이 뼈다귀를 물고 나무 그늘로 사라진/ 뜨거운 여름 낮의 한때처럼/ 세상은 한결 고요해졌다'

뒤돌아보면 세상은 많이 달라졌다. 정말로 가진 자들이 더 악착같이 저항한다. 아이러니하지만 인터넷이 발달되면서 민주주의도 급속도로 발달되는 현상을 가져왔다. 상호 소통이 가능해졌고, 눈속임이 불가능한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억압과 통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북한의 기득권 세력도 세상의 변화에 눈을 뜨지 않으면 안 되었다고 본다.

남과 북이 70년 세월을 적대시한 관계가 하루아침에 청산되지는 않을 것이다. 먼저 평화를 구축하겠다는 마음이 올바르게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평화구축이라는 것이 말로써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유지한 헌법을 바꾸어 평화가 정착되게 뒷받침해야 할 것이고, 남북이 상호 신뢰하는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평화는 진보나 보수라는 이념의 갈등이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는 남과 북이 전쟁을 억제했던 시기였다면 앞으로는 평화를 구축하여 남과 북이 상호 신뢰하는 시대를 만들어 가야 한다. 평화구축이라는 시대의 소명을 다하지 않는 정치는 국민의 사랑을 받지 못할 것이다. 항구적인 평화구축을 이루어 내고 상호 신뢰가 더해지는 남북관계가 되도록 모든 정치인이 국민의 뜻을 담아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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