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69) 타악기⓷ 팀파니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69) 타악기⓷ 팀파니
  • 최왕국
  • 승인 2018.07.0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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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왕국<작곡가>

지금까지 우리는 나무, 금속, 가죽 등 재질에 따른 타악기의 분류를 알아보았고, 음의 높이를 표현할 수 있느냐에 따라 "유율 타악기"와 "무율 타악기"로 구별된다는 것을 살펴 보았다. 지난 두 번의 칼럼에서 다룬 나무로 만든 유율 타악기와, 금속으로 만든 유율 타악기에 이어서, 오늘은 가죽으로 만든 유율 타악기 "팀파니(Timpani)"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다.

3) 가죽으로 만들어진 유율 타악기 팀파니 (Timpani)

가죽으로 만들어진 타악기라 하면 흔한 말로 “북”, 혹은 “드럼”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쉬울 것이다. 오케스트라에 포함된 “드럼” 류의 악기들 중 음의 높이를 나타낼 수 있는 유일한 "유율 타악기"인 팀파니는 오케스트라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악기로서, 금속 재질의 반구(半球)형 원통에 가죽 한 장을 씌워 놓았는데, 주로 송아지 가죽이 쓰인다. 플라스틱 재질도 쓰이기는 하지만, 송아지 가죽에 비하면 음색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플라스틱 재질은 습기에 강하고 내구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팀파니가 어떻게 드럼이냐?”

혹시 이렇게 물으신다면 필자의 입장이 참 곤란해 지겠지만, 단지 이해를 돕기 위하여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쓰이는 단어를 사용한 일종의 “배려”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다.)

팀파니의 몸체를 이루는 반구형 원통은 일반적으로 구리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지만 특별한 규정은 없다. 팀파니의 크기는 20인치부터 23인치 ~ 32인치까지 있는데 팀파니의 크기에도 특별한 규정은 없지만, 20인치짜리 팀파니는 특별히 "피콜로 팀파니"라고 부른다. 플륫의 경우에도 일반 플륫의 반 길이이며 높은 음역을 담당하는 악기를 "피콜로 플륫"이라 부르고, 트럼펫도 높은 음역을 담당하는 작은 악기를 "피콜로 트럼펫"이라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보면 될 것이다.

팀파니는 보통 크기가 다른 2~4개의 악기를 한 세트로 묶어서 사용하는데, 말러나 바그너 이후의 근현대 음악에서는 더 많은 수의 팀파니를 한 세트로 사용하기도 하고, 윤이상 선생의 "광주여 영원히 (1981)" 같은 현대음악에서는 아예 팀파니를 두 세트로 구성하여 악단의 좌우에 배치하여 연주하기도 한다. 이 곡에서는 한 세트당 5대씩 총 10대의 팀파니를 사용하여 천둥 소리 같은 어마어마한 사운드를 연출하였다.

가죽으로 만들어진 악기들 중에서는 드물게 음의 높낮이를 표현할 수 있는 팀파니는 기본적으로 통의 크기에 따라서 기본 음정이 달라지지만, 통의 크기와는 별도로 인위적으로 음정을 조절하는 방법이 있는데, 그것은 반구 모양의 통에 씌워진 가죽의 장력(張力)을 조절하여 음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가죽의 장력이 팽팽할수록 높은 소리가, 장력이 느슨할수록 낮은 소리가 나는 것이다.

가죽의 장력을 조절하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반구형 원통의 틀과 가죽을 고정시켜 주는 나사(볼트)를 손으로 조이는 방법도 있지만, 요즘은 페달이나 핸들을 이용하여 편리하게 가죽의 장력을 조절하는 경우가 많다.

콘서트홀에서 오케스트라 공연을 관람하다 보면, 연주중 가끔 팀파니 연주자가 귀를 팀파니의 가죽에다 대고서 손톱으로 가죽 부분을 살짝 튕기면서 무언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팀파니를 포함한 음악이 진행되다가 팀파니 파트가 잠깐 쉬고, 악곡의 조성이 바뀐 후 팀파니가 다시 나오는 형태의 음악이 진행될 때, 그 쉬는 시간에 페달을 눌렀다 떼었다 하며 새로운 조성에 맞도록 팀파니의 음정을 조율(tuning)하고 있는 모습이다.

팀파니의 음정을 쉽고 빠르게 조절할 수 있는 페달이나 핸들이 개발되기 전에는 나사를 돌려서 조절을 해야 했기 때문에 음정 조율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러한 이유로 이 시기의 작곡가들은 팀파니의 조율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 주기 위하여 팀파니 파트가 충분히 쉴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제공해야만 했다.

음대에서 타악기를 전공하는 학생들은 팀파니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타악기를 다 공부한다. 그러나 관현악단에 들어갈 때는 (모든 종류의 타악기를 다 연주하는) 퍼쿠션 연주자와 팀파니만 담당하는 연주자로 나뉘게 되는데,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팀파니는 연주 중에 조가 바뀌면 남몰래 팀파니의 음을 튜닝해야 하기 때문에 음감이 뛰어난 사람들이 선택을 하곤 한다.

팀파니는 오케스트라에서 베이스 부분과 리듬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악기로서, 곡의 클라이막스 같은 아주 중요한 순간은 물론, 평소에도 제 몫을 단단히 하는 악기이다.

오늘 들으실 곡은 칼 오르프의 명곡 “까르미나 부라나(Carmina Burana)” 중 앞부분이다.

팀파니의 맹활약이 돋보이는 곡이다.

https://youtu.be/F1DEyrAZofU (클릭)

유튜브 검색어 : 까르미나 부라나 팀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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