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자막들>원칙
<세상의 자막들>원칙
  • 임영석
  • 승인 2018.07.23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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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영석<시인>

지난 정권에서 대법원장을 지낸 양승태 씨의 사법 농단이 신문지상의 새로운 뉴스가 된 지가 꽤 오래되었다. 블랙리스트를 작성하여 정권의 입맛에 맞는 판결을 유도했다는 것과 평등함을 추구해야 할 법의 원칙을 벗어나 관료적 잣대로 세상을 저울질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법의 사전은 기계나 컴퓨터와 달리 인간의 양심을 감동시키고 감화시키는 저울로 읽힐 때 그 법의 진정성이 빛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만인에게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되어야 법치주의가 완성되는 세상이 된다. 어떻게 보면 만인에게 평등한 법이 부정하고 권력의 실세에게 빌붙어 자신의 권위만 높이려 했다는 것은 원칙에서 크게 벗어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외치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원칙을 지키고 원칙대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다. 대통령을 직접 뽑는다고 민주주의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국회의원이나 시장 군수를 내 손으로 뽑는다고 민주국가는 아니다. 내 손으로 직접 뽑은 그 사람들이 원칙을 지키며 행정의 시스템을 모든 사람들이 공평하게 누릴 수 있도록 만들었을 때 민주주의가 완성되는 것이다.

법은 모든 관료들이 원칙대로 일을 하게 만드는 신호등이다. 그리고 일반 국민이 그 신호등을 제대로 바라보고 걸어가면 누구나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세금을 탈로 한 자가 부와 명예를 가져서는 안 되고, 죄를 지은 사람이 죄의 값을 정당하게 받고 살아가게 만들어야 죄를 짓지 않는 세상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일반론적으로 법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형님은 자기 노선이 있소?/ 독립문을 지나다 아우가 묻는다/ 그는 대답 대신 자신에게 반문한다/ 희망은 있는 걸까/ 아직 그런 게 남아 있다면/ 거기가 나의 노선이 될 텐데// 아우는 자기 노선이 있나?/ 광화문 지나다 형이 묻는다/ 그는 대답 대신 형에게 반문한다/ 희망은 있는 걸까요/ 아직 그런 게 남아 있다면/ 거기가 너의 노선이 될 텐데// 가다보면 길이 되는 것/ 그것이 희망이라면/ 그 희망이 우리의 노선이리 -천양희 詩 '노선' 全文

나는 천양희 시인의 시 「노선」을 읽으면서 권력을 잡은 사람들의 노선이 무엇인가를 묻고 싶다. 아니 왜 국회의원이 되었는지, 왜 시장이 되었는지, 왜 시의원 도의원이 되었는지, 분명한 자기 노선은 있는지, 자신이 살아가는 그 노선에 원칙이 지켜지는 노선인지. 정말 신호등처럼 빨간불, 파란불, 주황색 불이 제대로 들어오는 노선인가를 묻고 싶다.

나는 법을 공부하는 사람들보다도 시를 읽고 세상의 희망을 바라보고 아름다움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생각한다. 시를 쓰는 사람들은 세상의 원칙을 가장 중요시한다고 본다. 새싹이 돋아나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고 익어가는 그 과정 하나하나가 자연의 원칙을 어기면 생명을 유지할 수가 없다. 그 자연의 원칙을 법을 수호하는 사람들은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이번에 양승태 대법원장의 사법 농단 뉴스를 접하며 지금까지 관행처럼 지켜진 모든 부분들이 새롭게 원칙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사람의 이름 하나를 바꾸는데도 법의 판단을 받아 바꾸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당 이름들은 국민의 동의는 물론 그런 법의 판단조차도 받지 않는다. 폐업신고하고 신장개업 신고만 하면 된다. 정당정치를 하는 사람들 스스로가 원칙이 없다는 증거다.

원칙은 전통이 지켜져야 한다. 그리고 자연의 순리를 지켜야 만들어진다. 우리나라가 행복한 세상이 되려면 바른 원칙, 누구에게나 공평한 원칙, 갑과 을이 서로 미소를 짓는 원칙을 만들어가고 만들어 질 때 행복한 세상이 될 것이다. 지금은 그런 세상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잡음이 너무 많다. 낮과 밤이 존재하는 이유는 사람이 원칙을 지키며 살아가라는 신(神)의 명령이다. 잠을 자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게 신(神)은 사람을 만들었다. 세상의 법을 믿고 따르게 하려면 신의 명령과 같은 원칙을 내세 울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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