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숲의 도시 원주는 새로운 대안
<문화칼럼> 숲의 도시 원주는 새로운 대안
  • 전영철
  • 승인 2018.08.13 05: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전영철 <상지영서대 교수>

서민들의 대표적인 여름 과일인 수박(water melon)이 금박(gold melon)이 되었다. 무슨 소리인고 하니 20여 일 동안 계속되었던 섭씨 35도를 넘는 날씨는 수박 값을 3∼4만원까지 만들었고 냉방기 전기 값 때문에 걱정이 또 하나 늘었다. 초봄에 기성을 부리던 높새바람 푀엔(foehn)현상이 올해에는 여름에 나타나 홍천을 영상 40도까지 만들었고 원주도 이번 여름 나름 영향을 받았다.

그 동안 원주가 자랑하던 캠핑하기 좋은 캠핑 일 번지, 계곡 좋은 도시 이미지가 왜 필요한지 말해준 듯하다. 중앙공원과 학성공원, 행구수변공원, 원주천 수변공원은 지구온난화 사대에 원주라는 도시가 어떻게 생태적으로 디자인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준 계기가 되었다.

원주는 지형학적으로 보면 태백산맥이 오대산에서 가지를 쳐서 이룬 차령산맥이 서남쪽으로 한참을 달리다가 강원도를 벗어날 무렵 만들어 놓은 1,288미터의 치악산과 1,097미터의 백운산이 있다. 이 산들은 동쪽과 남쪽을 병풍처럼 두르고 그 아래 평균 해발고도 140미터 분지에 터를 잡고 있는 도시가 원주이다. 도심 한 가운데 서원대로를 따라 구릉지에 도시 숲이 형성되어 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 선물이다.

이러한 지형학적 특성을 갖춘 원주가 국가브랜드대상 산림휴양관광지 대상을 2년 연속 수상했다는 것은 숲의 도시로서 미래가치를 지닌 도시의 앞날을 예상케 한다. 현재 중앙공원에 있는 참나무 숲, 단구공원에 있는 참나무 숲 등은 도심 숲의 바람길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원주천의 생태하천 복원과 맞물려 백운산의 맑은 물이 지속적으로 흐른다면 나름대로 원주천도 바람 길로써 훌륭한 역할을 할 것이고 복원될 단계천도 도심의 온도를 낮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숲의 도시 원주는 백운산 자연휴양림, 국립공원 치악산의 금대리 오토캠핑장, 구룡사 캠핑장, 신림에 위치한 캠핑장, 금대리 자연휴양림, 간현유원지 캠핑장 등 시민들이 가까운 거리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휴양공간의 역할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 반계리 은행나무, 거돈사지 느티나무, 행구동 느티나무, 부론 단강초교 느티나무, 구룡사 금강소나무길 등은 나무순례를 해도 될 만큼 소중한 원주의 현재의 자원들이다. 여기에 덧붙여 점점 뜨거워지는 도시에 대한 대안으로 숲의 도시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몇 가지 바람을 시민의 입장에서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도심 숲을 지속적으로 시민들과 같이 만들어 갔으면 한다. 폐선이 되는 원주역의 도심숲 공원, 원주천 수변공간의 지속적인 식재를 통한 그늘공원 조성, 앞으로 수없이 발생할 빈집을 활용한 쌈지공원 조성도 필요하다.

둘째, 시민들이 도심의 열린 공간에서 숲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것을 늘렸으면 한다. 캠프롱 부지의 숲을 살리고 필요에 따라 도심에도 자동차야영이 가능한 공간을 제공하여 유럽이나 미국과 같이 원도심탐험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도 장기적 안목에서 필요하다.

셋째, 어린 후속세대와 시니어계층에서 나무를 쉽게 만지고 목공예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늘렸으면 한다. 나무는 자연의 산물로 사람의 심성을 곱게 하고 목공예를 통해 경제적인 편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나무를 활용한 어린이공원, 목공예마을 등의 조성도 필요하다.

넷째, 원주의 원도심이나 도시재생지역에 시민운동 차원에서 열린 정원(open garden) 운동을 했으면 한다. 순천의 열린 정원 운동은 전국적인 관심을 얻고 있는데 도시재생을 시행하거나 원도심에 시민들이 도심가드닝을 배우고 또 이를 집에서 마을에서 골목에서 즐길 수 있는 열린 정원 운동을 하면 어떨까 한다. 또 행구동은 빈 공간에 야생화를 심어 사시사철 원주에 오면 우리들의 심성을 닮은 우리 꽃을 볼수 있는 도시로 자리매김하면 좋을 듯싶다.

이번 여름은 여러모로 날씨를 통해 자연 그 자체의 소중함과 자연이 주는 보이지 않는 효과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원주는 공원이 많고 도심 숲이 아직 많은 도시라는 특색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이런 특성을 더욱 더 잘 살려가는 도시 원주가 되었으면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