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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칼럼>도심 사거리 이름 간판의 존재이유
△김대중<언론인>

자오기사거리, 금불사거리, 장수사거리, 점말사거리, 돌터사거리, 유원사거리, 우무개삼거리, 모래내사거리, 둣내사거리, 매봉사거리, 오성마을사거리, 귀론사거리, 삼생사거리, 영랑사거리, 무래올사거리, 서리실사거리, 관후사거리, 너르내사거리, 청산사거리, 버들만이삼거리,......

원주 도심에 있는 주요 삼거리, 사거리 이름이다. 우무개삼거리는 1군지사앞 삼거리로 우산동 우무개 마을에서 이름을 따와 대충 감은 잡힌다. 매봉사거리는 매봉산에서 따온 이름이다. 영랑사거리는 혁신도시옆에 조성되면서 시끄럽던 영랑택지 이름 때문에 머리에 대충 그려진다. 서리실사거리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앞사거리다. 오성마을사거리는 단구동 청솔1차아파트 앞 사거리다. 이 정도는 알 것 같다. 우무개마을이나 매봉산, 서리실, 영랑이란 자연부락 명칭을 아는 사람들은 추정해서 이름이 만들어진 사연이나 위치를 감 잡을 수 있다. 나머지는 이런 식으로도 접근이 안된다. 이름 자체가 코미디같은 것도 있다. 청산사거리다. 이 이름은 지나가면서 얼핏보면 청산가리로 보기 십상이다. 그렇게 스쳐가면서 본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한번은 택시를 타고 기사 아저씨한테 ‘청산사거리를 아시냐’고 물었다. ‘그러자 네? 청산가리요?’ ‘뭔 이름이 그래요?’ 라고 어이없어 했다.

정말 위에 열거한 삼거리와 사거리 가운데 이름 만으로 사거리 위치를 찾을 수 있는 게 몇 개나 될까. 아마도 2000년 이후에 원주로 이사와 사는 사람들은 거의 모를 것이다. 감도 못 잡을 것이다. 그 이전부터 사는 사람들도 아는 게 몇 개나 될지 궁금하다. 원주 도심에 설치된 삼거리, 사거리 이름 가운데 뇌에 입력이 어려운 사거리 이름을 골라 본 것이다. 내 머리가 나빠서인지는 몰라도 도저히 기억도 안 되고 감도 안 잡힌다. 이 이름으로 찾아 가자고 하면 대부분이 혼란스러워 할 것이다. 인터넷과 네비게이션으로는 검색된다. 인터넷 시대를 맞아 대비한 것인가. 그나마 다행이다. 거리 이름은 무엇보다 쉬워야 한다. 거리를 이용하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쉽게 인식되고 기억돼야 한다. 삼거리, 사거리 이름을 짓는 이유는 그 도로와 거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그 이름의 거리를 기준으로 삼자는 것이다. 요즘 흔한 말로 랜드마크로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그 역할을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어쩌다 이런 이름들이 탄생했을까. 세 가지로 추정할 수 있다. 사거리 이름을 만들기위한 용역을 발주하면서 사거리 이름의 역할에 대해 전혀 신경쓰지 않았거나 아니면 옛 이름을 최대한 살려 아름다운 이름을 붙이려고 했을 수 있다. 또 하나는 주변에 상업용 건물 등의 시설밖에 없어서 자칫 기업이나 개인 시설을 홍보해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 일 수 있다. 하지만 삼거리나 사거리에 이름을 지어 붙이는 근본 이유를 잊은 듯하다. 도시민들이 쉽게 기억하고 누구나 활용하여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게 핵심이다. 다른 것은 모두 군더더기다. 원주 도심의 삼거리, 사거리 이름은 군더더기만 붙여 놓은 셈이다. 그 도로와 거리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모르는데 거리 명찰만 붙어 있는 꼴이다. 예컨대 단계동 자오기사거리는 백화점사거리로 하면 참 쉬울텐데 말이다. 쉬운 길 두고 어려운 길을 간다. 그렇다고 원주 역사가 담긴 것도 아니다. 무엇에 쓰는 것인지.

편집국  wjnews014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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