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소상공인에게 과연 미래는 있는가
<기고>소상공인에게 과연 미래는 있는가
  • 김길선
  • 승인 2018.09.03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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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선<원주 외식업지부 운영위원>

요즘 고용참사, 분배참사란 말이 유행이다. 우리 경제 현주소를 압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필자는 20년째 외식업에 종사하고 있다. 감히 경영을 논할 수 있겠느냐만 한마디하고 싶다. 소상공인들은 지금 절규하고 있다. 자포자기 직전의 상황이다. “우리에게 희망과 미래는 과연 있는 것인가”라며. 오죽했으면 전국의 소상공인 수만명이 생업을 뒤로하고 대한민국 심장부에 가서 집회를 개최했을까.

이대로라면 미래는 없다. 현실을 짚어보자. 최저임금은 2018년 16.4%, 2019년 10.9% 급상승해서 감당하기 어려운 수치가 됐다. 우리를 더욱 옥죄는 것은 5인 이상 사업장에서 1년 근무 시 15일치 연차 수당비와 2년차에는 15~17일치의 연차 휴가비를 별도로 지급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실제 임금상승효과는 40%를 넘는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오는 2022년부터 종업원 수 5인 이상~49인 이하 사업장도 주 52시간이 적용되면 버티기 어렵게 된다고 호소하고 있다. 물론 최저 임금 상향조정에 동의한다. ‘저녁이 있는 삶’, ‘삶의 질’향상에 찬성한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에 30%에 육박하는 임금인상에는 동의하지 못한다. 현재 7,000원 하는 국밥을 2년 사이에 9,000원으로 가격을 인상하면 고객이 이해하겠는가?! 미친 사업장이라고 할 것이며 정신 나간 업주로 내몰리며 망할 것이다. 높아진 인건비 부담 때문에 종업원 고용을 기피하면서 현장 곳곳에서 땀 흘려 일하는 10년 장기근무 직원들도 불안에 떨고 있다. 매출대비 부가가치가 줄어들어 계속적으로 근무 할 수 있는지 가슴 태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는 최근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영업장 한곳을 8년 만에 폐업키로 했다. 당장 직원 8명의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닌가?!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세상 공짜로 되는 것이 없다.

장사란 못 자고, 못 먹고, 못 쉬는 것에서 성공이 좌우 되는 것을 뼈저리게 경험 하고 있다. 사업장 오픈 5년차에 무려 80% 이상이 폐업을 한다는 통계는 얼마나 창업이 힘든 것인지 웅변해주고 있다. 우리의 설자리는 과연 어디인가 심각하게 고민 할 때이다. “속히 사업장을 문 닫는 것이 한발 앞서가는 길”이라고 소상공인들은 말한다. 당장 내일이 보이지 않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주 52시간 시행에 맞게 이제 경영방식의 변화가 필요할 때가 되었다. 새로운 경영 원리와 기법의 지속적인 개발은 시대적 요청이다. 변화의 파고(波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창조와 혁신이라는 해답이다. 곧 주 52시간 제도가 정착되면 외식문화의 패턴이 바뀔 것이다. 저녁 매출 중심의 외식업이야 말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향후 간편 음식 시장이 확대 될 것이다. 즉 대기업에서 주도적으로 간편 음식개발에 나서면서 시장을 야금야금 잠식 할 것이다.

우리 소상공인들이 그들과 경쟁이 되겠는가? 답은 뻔하지 않는가. 외환위기 때는 구조조정 당한 3~40대가 도·소매업이나 사업지원 서비스업 등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자영업의 과다 경쟁과 특정 업종 쏠림,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으로 고용이 원활하지 않기에 갈 곳이 없게 되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3D업종뿐만 아니라 일반 업종의 소상공인 폐업 또한 지속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저녁이 있는 삶, 여가를 즐긴다는 생각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수익이 나야 고용을 하지 않겠는가? 정책이란 경우에 따라 현실을 직시하여 과감하게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장기로드맵에 따라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게 정답이다. 머리로만 하는 것이 아닌 현장의  절절한 목소리를 반영해 상생하는 정책을 제시해 주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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