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거리와 도시가 춤추는 축제의 계절이 시작되었다
<문화칼럼>거리와 도시가 춤추는 축제의 계절이 시작되었다
  • 전영철
  • 승인 2018.09.10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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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영철 <상지영서대 교수>

길고 무더웠던 여름이 끝나고 축제의 계절이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지역축제가 가장 많이 열리는 시기는 5월과 9월 그리고 10월이다. 물론 지역마다 7월과 8월의 여름축제와 12월과 1월의 겨울축제가 있지만 축제를 즐기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 봄과 가을이기에 이 시기에 축제가 집중된다.

지역에서 외부로 지역의 메시지를 발신하기 힘들었던 시기에 축제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었다. 이런 흐름이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이어져 왔고 최근엔 사회적관계망(SNS)의 발달과 일상의 문화가 주변에서 많이 상시적으로 펼쳐져 축제의 효과가 많이 반감되는 듯 보인다. 일본에서는 전통문화축제에 젊은층의 참여가 저조해 축제의 미래를 걱정하는 지역이 많다고 한다. 우리도 최근의 흐름을 본다면 전통문화축제의 위기가 걱정이다.

이번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따뚜공연장 특설무대와 원일로 일원에서는 다이내믹 댄싱카니발이 길, 사람, 소통을 주제로 펼쳐진다. 무더운 여름날에 어린이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시민들은 무대에 오르기 위해 각 팀별로 구슬땀을 흘렸다. 경연의 무대에서 내려오면서 흐르는 눈물은 자신에 대한 대견함과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복받쳐 흐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축제의 화려한 모습에서 벗어나 이제 무대에 오르는 우리 주변의 가족, 친구, 친지, 직장동료 들의 열정과 노력 자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올해도 214개 팀, 13,000여명의 춤꾼들이 무대를 뜨겁게 달굴 것이다. 그중에 38개 팀 1,605명이 해외 팀으로 자국의 문화적인 특징을 가미한 군무를 선보일 것이다.

옛 원주여고 강당 진달래관에서는 그림책시즌 3이 ‘뒤집어서 생각해보는 직업의 가치, 업직’이라는 주제로 9월 8일부터 10월 14일까지 한 달여간 전시, 직업특강, 고양, 군포, 순천, 원주, 온라인에서 활동 중인 그림책작가들의 경험공유회, 초청작가 워크숍, 그림책포럼이 열린다. 특히 상설적으로 열리는 전시에서는 한국에서 발간된 그림책 437종, 참여 작가 562인, 출판사 120개를 망라하여 정리한 한국그림책연감도서관, 원주그림책서점, 직업에 대한 그림책테마 전시도 열린다. 주목받는 전시는 시민들이 큐레이터가 되어 멘토들의 도움을 받아 펼치는 시민그림책갤러리 1.8평이다. ‘나의 내면의 이야기부터 사회에 대한 목소리까지’란 주제로 관람객에서 벗어나 전시의 주체가 되는 문화소비자가 아닌 문화생산자로 자리를 바꾼다. 소중한 시민문화예술활동의 기회를 통해 동시대의 같은 공간 원주에서 살고 있는 시민, 그림책 때문에 원주를 찾은 방문객들과 소통하게 된다. 논자는 업(業, work, 일의 가치의 의미)+직(職, job, 직분, 직책, 일자리, 기능적 역할)에 대해 간단하게 “무슨 일을 하십니까?”와 “무엇을 해서 먹고 사십니까?”로 읽히는데 자세한 것은 전시장에 가야만이 해결될 듯 하다.

두 행사가 끝나고 추석이 지나면 10월 4일부터 7일까지는 2018 원주삼토페스티벌이 열린다. 이 축제는 농업인의 날 발상지 원주를 기념해 열렸던 삼토문화제를 매년 11월 11일에서 날씨를 감안해 한 달 여 앞으로 조정해 열리게 된다. 농경문화체험, 대표음식 경연대회, 대한민국 농악대축제, 삼토 팜 콘서트, 지역 예술단체 공연, 우수 농특산물 판매 등 도농복합도시 원주에서 열리는 뜻깊은 행사인 것이다.

축제는 제공하는 사람의 잔치가 아닌 즐기는 사람의 잔치이다. 지난 여름 고생한 몸과 마음을 달래고 치악산 아래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이웃과 서로 정감을 나누고 미래를 이야기하는 시간이다. 공자님도 ‘근자열 원자래(近者說 遠者來)’라 하여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 했다.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지역축제가 있는 도시 원주는 일상이 진정 즐거운 도시이다. 지난 여름 고생한 당신 이 가을 축제를 즐기세요. 가수 싸이의 챔피언 노랫말처럼 '진정 즐길 줄 아는 여러분이 이 도시의 챔피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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