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사에는 수많은 시트라우스(Strauss)가 등장하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두 명의 시트라우스는 아마도 요한 시트라우스(Johan Strauss 1825-1899)와 리하르트 시트라우스 (Richard Strauss 1864-1949)일 것이다.
요한 시트라우스는 ‘왈츠의 왕’이라 불리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중적 인기가 많은 작곡가이며, 리하르트 시트라우스는 근현대 음악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곡가로서 ‘교향시’라는 장르의 관현악곡을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인물이며, 근대 관현악 기법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거장이다.
사실 ‘Strauss’라는 원어를 한글로 표기하게 되면 ‘시트라우스’, ‘쉬트라우스’, ‘슈트라우스’ 등 여러 가지로 나올 수 있는데, 필자의 견해는 셋 중 무엇으로 써도 상관없다는 생각이다.
오늘 소개할 음악은 리하르트 시트라우스(R. Strauss)의 걸작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이다. 원어로 하면 ‘Also sprach Zarathustra’이며, 이 곡은 독일의 철학자 니체(F. W. Nietzsce 1844-1900)가 쓴 산문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니체가 한 말의 진의(眞意)에 대하여 논란의 여지는 있겠지만, 그는 “신은 죽었다”라는 선언을 한 인물로 유명하다.
원작인 니체의 글은 ‘시적인 산문’으로 되어 있고, 10년간 산에서 은둔생활을 하던 ‘짜라투스트라’가 하산하여 대중들에게 설교를 하는데, 그 내용이 당시의 사회 질서에 반하고, 반기독교적인 내용들이 많아서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사실 원작의 주인공인 ‘짜라투스트라’는 ‘조로아스터교’의 창시자인 ‘Spitama Zarathustra’를 빗댄 것인데, ‘조로아스터’는 ‘짜라투스트라’의 그리스식 발음이다. 이름뿐만 아니라 내용에 있어서도 니체의 원작은 조로아스터교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작곡자 시트라우스는 방대한 원작 중에서도 8개의 에피소드를 골라서 순서를 배열한 후에 교향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작곡했는데, 그중 서주가 아주 유명해서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시사 교양 프로그램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누구나 들으면 ‘아하! 이 곡’이라고 말할 이 서주는 인류의 기원을 암시한다고 한다.
필자는 이 곡을 지금으로부터 4년 전에 예술의전당에서 관람한 적이 있는데, 원주가 낳은 위대한 지휘자 임헌정 선생님의 지휘로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하였다.
그 연주회는 코리안심포니의 기획 시리즈로 개최된 것이었으며 작품에 대한 해설을 곁들였는데, 해설에 따르면 곡이 처음 시작할 때 나오는 저음 오르간과 콘트라바순, 콘트라베이스의 트레몰로 주법은 문명이 시작되기 전의 어두움을 나타내는 것이며, 곧이어 나오는 트럼펫의 팡파레 음형은 C장조의 기본음(으뜸음과 딸림음)인 ‘C’음과 ‘G’음으로만 이루어졌고 (악보 참조), 이것을 ‘자연 모티브’라고 하는데, 이 부분을 들으면 진짜로 어둠 속에서 동이 트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악보는 처음 오르간과 콘트라베이스의 저음(C) 연주 이후의 트럼펫과 팀파니의 음형을 필자가 Grand staff로 재구성해 본 것이며, 트럼펫의 팡파레 음형 이후 나오는 팀파니의 3연음부 음형도 매우 인상적이다.
이 음악을 대중들에게 널리 알린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SF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1968년작)’에 이 곡의 서주가 삽입되었는데, 태양이 떠오르는 장면과 원시인들이 뼈다귀를 도구로 사용하게 되는 장면 등 여러 곳에 나온다.
한편 시트라우스가 교향시로 재구성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전곡의 8개 에피소드는 다음과 같다.
- 1. of the people of the unseen world
- 2. of the great longing
- 3. of joys and passions
- 4. the song of grave
- 5. of science and learning
- 6. the convalescent
- 7. the dance song
- 8. song of the night wanderer
https://youtu.be/-7lAWOpip7Y (클릭)
유튜브 검색어 : 코리안심포니 짜라투스트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