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원주와 외부가 만나는 창의문화플랫폼이 필요하다
<문화칼럼> 원주와 외부가 만나는 창의문화플랫폼이 필요하다
  • 전영철
  • 승인 2018.11.12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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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영철 <상지영서대 교수>

인구소멸과 인구감축시대 지역의 절실함에서 대안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귀농을 벗어나 귀촌인구의 유치, 관광객 등 교류인구의 유치, 관계인구의 유치 등 표현이 다르지만 그 지역에 살고 있지 않지만 그 지역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들어 제2의 고향을 만들어 주자는 운동이 서서히 대두되고 있다.

지역이 외부와 처음으로 만나는 기존의 관광안내소도 이러한 흐름에 따라 지역을 소개하는 소극적 기능에서 벗어나 지역내부의 다양한 공동체 활동을 하는 커뮤니티 공간과 지역을 찾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교통편의시설을 제공하는 시설로 변화하고 있다. 해외여행자유화 초기 유럽 배낭여행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밤샘열차를 타고 새벽에 낯선 도시에 도착했을 때 제일 먼저 찾아가 줄서서 기다리던 관광안내센터의 추억이 한두 번 있을 것이다.

왠지 모르는 생기가 느껴지고 다양한 기념품, 예약, 안내정보제공등 관광안내센터 자체가 관광매력물이 되는 것을 느끼며 부러워했을 것을 것이다. 그리면서 우리나라에는 왜 이런 관광안내소가 없을까라는 의문을 품었을 것이다. 그러고 나서 아침 끼니를 때우기 위해 화장실과 시내지도를 제공하는 맥도널드에 가서 지도를 받던 아날로그 세대의 1990년대와 2000년대 배낭여행의 추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제는 스마트폰의 앱이 달리는 열차 안에서 예약을 가능케 한 ‘꽃보다 할배’의 이 서진처럼 능수능란하게 예약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전북 고창읍에서는 시외버스와 군내버스터미널을 북카페와 소공연, 전시가 가능한 문화터미널 개념을 받아들여 조상하였다. 일본의 나라 현의 텐리시()에서는 지역의 역사, 지리, 문화를 재해석해 디자인 연구 끝에 지역에 산재한 1,600여개의 고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역 광장 앞에 코푸푼(CoFuFun)이라는 아이콘 광장을 2017년 4월에 조성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분을 상상하게 하는 대형놀이터, 카페, 관광안내소 및 체험공간, 농업정보의 발신, 인근 지역주민의 휴식공간 제공, 커뮤니티 레스토랑 등을 갖추었다. 이곳은 예술문화, 스포츠, 공예, 교육 등등 도시 일상의 가치를 높이고 공유하게 하고 있으며 지역의 새로운 에너지원이 되고 있다. 고분 맨 위에 노천테이블을 만들고 고분을 가꾸로 엎어 놓은 본 건물 밑을 200명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무대로 활용하고 작은 고분 몇 개를 어린이 놀이터로 활용하고 본 건물 안에 정보와 라운지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대합실, 기념품점, 자전거 대여점, 로컬푸드 레스토랑 등 콤팩트한 시설을 갖추었다.

이 공간을 디자인한 사토 오오키 씨는 3년에 걸쳐 어떻게 하면 시민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는지부터 연구를 시작했는데 보통의 시설로는 안 된다는 판단을 하였다고 한다. 한 마디로 시설의 디자인 자체가 사진 찍고 싶은 공간을 만들게 했던 것이다. 그리고 채움이 아닌 여백의 공간을 만들고 사람들의 교류거점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장하고자 하였다.

일본 2030여성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큐슈의 온천관광지 오이타 현의 유휴인 역도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플랫폼 한편에 자리 잡은 족욕탕. 천장이 높은 대합실은 훌륭한 전시실이 되고 한 여름에 역 건물의 야외 벽은 유휴인영화제의 스크린으로 바뀐다. 관광마차의 출발점이 역 광장이 되기도 한다. 역이 단순한 역이 아니라 지역주민의 생각을 외부에 발신하는 장치로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2018평창동계올픽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던 평창 진부역의 컨테이너형 보조건물이 지역의 관광복합센터로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군 단위에서 벌써 그러한 공간을 설계하는 것은 지역의 메시지를 발신하는 장치로서 그러한 공간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새로운 역이 지어지고 역세권이 형성되기까지는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 활성화의 전진기지로서 남원주역 광장을 이러한 방향으로 활용했으면 어떨까 한다. 남원주역 앞에 이러한 공간이 놓이게 된다면 열차로 통학하는 연세대 원주캠퍼스, 한라대, 강릉원주대 학생들은 여기서 공유자전거를 타고 역에서 학교를 오갈 것이다. 주말에는 원주를 찾는 청춘연인들이 자전거를 타고 도심탐험을 떠나는 기점이 되고 외부의 자유스러운 문화와 원주의 문화가 만나 용광로처럼 끓어올라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공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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