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칼럼> 미세먼지 줄이기 뭘하고 있나
<김대중 칼럼> 미세먼지 줄이기 뭘하고 있나
  • 김대중
  • 승인 2018.11.12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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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언론인>

미세먼지. 그 이름이 이젠 우리의 일상이 됐다. 삶의 일부분이 됐다. 매일매일 생활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좋은 쪽으로 그랬으면 좋겠는데 나쁜쪽으로 그런 존재가 됐으니 걱정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 미세먼지 어때?”가 가족들 간의 인사가 됐다. 사무실에서도 미세먼지 이야기다. 밥먹는 자리서도 술자리서도 미세먼지다. 스마트폰엔 미세먼지 상황이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미세먼지가 우리의 삶을 온통 지배하고 있다. 이유는 건강을 해치는데 직접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도 관심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있다. 미세먼지 문제가 갈수록 심해지고 우리의 생활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데도 대한민국 국민들의 반응은 정말 아이러니다. 무슨 일이 발생하면 원인을 찾고 그 원인을 제거하든 무슨 대책을 세우는 게 이치인데 대응이 없다. 원인만 중국의 탓도 있지만 국내 원인도 있다는 걸 공감하고 있을 뿐이다. 정부의 대책이란 것도 대부분 미봉책뿐이다. 중앙 정부가 이럴진대 지방자치단체에야 오죽하겠는가.

원주는 전국에서도 미세먼지가 심하기로 유명하다. 이미 몇 년전부터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선 미세먼지 최악의 도시란 자리를 확고히 지키고 있다. 우선 원주의 미세먼지 악명은 수도권의 영향이 크다. 수도권에 인접해 좋은 면도 있지만 이럴 땐 손해다. 그런데 이웃 탓만 할 것도 아니다. 또 하나는 지형적인 영향이다. 분지형의 자연환경 때문에 대기중의 미세먼지가 오래 정체된다고 한다. 후자도 마찬가지 자연환경만을 탓할 일도 아니다. 그러면 미세먼지 차단 장벽을 치던지, 치악산에 초대형 환풍기라도 설치 하란 말이냐고 항변할 것이다. 그렇게 나오면 무책임한 거고 대응책은 얼마든지 있다. 마스크 쓰고 공기청정기 공급하는 거 말고도 많다. 그걸로 미세먼지룰 해결 할 수 있다면 무슨 걱정이겠는가. 혹시 미세먼지 마스크와 공기청정기 제조회사로부터 떡고물이라도 떨어지나.

지자체에서도 대응할 수 있는 일은 부지기수다. 남탓하고 자연지형 탓만 하는 일은 무능을 선전할 뿐이다. 미세먼지 원인의 하나가 자동차 배기가스다. 특히 경유차량의 배기가스다. 공회전 차량과 배기가스 배출 등은 행정적으로 규제 할 수 있다. 미세먼지 뿐이 아니다. 요새 재활용 페기물 문제도 마찬가지다. 아파트마다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대한민국의 연간 일회용 컵이 무려 260억개, 하루에 7000만개라고 한다. 비닐봉지는 연간 1인당 420개다(핀란드 4개, 독일 70개). 국민 한 사람이 매일 일회용 컵과 비닐봉지를 하나 이상을 쓰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또 한번 세계 정상에 올랐다.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은 98.2㎏으로 세계 1위, 비닐 사용량도 세계 1위, 포장용 플라스틱 사용량은 64.1㎏(2017년 기준)으로 아깝게도 세계 2위다. 그런데 관심들이 없다. 행정에서라도 나서야 되는데 남의 일처럼 본다. 지도와 인센티브제 등으로 캠페인을 벌이면 되는데 무관심이다. 무슨 일 있을 때마다 한 번씩 전시 쇼를 할 뿐이다. ‘지금 당장 공회전 끄고 일회용품 쓰지 맙시다. 작은 것들부터 실천해 나갑시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자연은 조상으로부터 물려 받은 것이 아니라 후손들로부터 잠시 빌린 것이라는 인디언 격언의 울림이 더욱 커진다.

<본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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