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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자막들> 인문학 열풍에 대하여
△임영석<시인>

인문학은 언어, 문화, 역사, 철학, 도덕 같은 학문을 인문학이라 말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학교 수업에서는 이러한 국문과, 역사학과, 철학과, 도덕 등이 사라지고 있는데,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는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고등학교 교육에서는 대학을 진학하기 위한 학과에만 치중되어 있고, 대학은 취업에 필요한 부분만 공부를 하다 보니 사람이 살아가는 기본적인 소양을 가르치지 않은 요인에서 그 갈증을 해소하고자 인문학 강의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문학은 사람의 신체 구조로 말하면 심장에 속할 것이다. 눈으로는 보이지 않으나 사람이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먹고사는 일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다는 이유로 학교 교육에서 배제되고 황폐화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마음과 몸을 바꾸어내려고 많은 사람들이 인문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몇 년 전 해외여행을 갔었다. 관광 가이드에게 가장 힘들고 보람된 일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런데 의외의 답을 해 주었다. 가장 힘든 것은 시각장애인을 모시고 관광을 하는 것이라 말한다. 그분들은 눈으로 바라보지 못하니 내 입의 소리가 모두 풍경이 되고 사물이 되고 사람의 삶이 지나온 역사의 현장이 된다는 것이다. 그분들이 한국으로 돌아가면서 잘 구경하고 간다는 말을 해줄 때 가장 보람이 있다고 말한다.

〈시각장애인 모시고서/ 손뼉치고 노래하고// 이곳저곳 관광하며/ 돌아가는 마지막 날,//

참 좋다!/ 잘 보고 간다./ 다음에 또 오겠단다./

임영석 졸시 「어떤 관광 가이드의 말」 전문

인문학에는 눈으로 보이는 것보다는 눈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이 더 많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의 역사, 문화, 철학, 인성 등은 눈으로 볼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많은 분이 이 인문학을 바르게 인식을 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고 본다. 우리가 즐겨 찾는 고궁이나 박물관에서 바라보는 문화재는 과거 우리 삶의 한 부분에 속할 뿐이다. 문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사람의 삶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문화다. 과거 우리가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전통문화, 관습, 종교, 풍습 등은 우리들 피 속에 잠재적으로 흐르는 것이다.

시각장애인이 외국 관광을 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눈으로 볼 수 없지만 몸으로 느껴지는 그곳의 날씨, 기후, 그리고 사람이 먹고 살아가는 음식문화, 생활 풍습 등은 몸으로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눈으로 바라보는 관광지만 전부가 아니다. 관광 가이드는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 삶의 숨결까지 잘 이해시키는 인문학의 기본을 알아야 할 수 있는 일이다.

수십 억 년 전에 묻혔던 파충류, 고생대 식물들, 그리고 선사시대 돌칼, 그릇, 이러한 것들이 지금 우리들 삶에 무엇을 남겨줄까? 사람이 자연과 함께 생존했던 역사는 미래의 발전을 예측해 준다. 인문학은 사람이 살아 온 땀 냄새다. 땀 냄새는 숨겨도 숨겨지지 않는다. 학교 교육에서는 외면 받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현실에서는 마음의 눈을 가장 밝게 해주는 영양제 역할을 인문학이 해주기 때문에 인문학의 열풍이 불고 있다고 본다. 어느 날 고궁에 가면 임금의 가마가 지나간 답도(踏道)에 새겨진 봉황을 바라보라. 지금도 하늘을 날고자 날개를 펴고 날개를 퍼덕이고 있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봉황의 마음을 바라보게 하는 것이 인문학의 가르침이라 생각한다.

임영석  imim0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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