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인구감소...지속 가능한 대책 마련하자
<기고>인구감소...지속 가능한 대책 마련하자
  • 안미모 도의원
  • 승인 2018.12.1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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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미모<강원도의원>

인구문제는 그동안 수많은 정책이 시행됐지만, 해답을 찾지 못한 난제이기도 합니다. 저는 세 가지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첫 번째는 저희 집안의 합계출산율 급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1960년대 말에 태어났습니다. 가족계획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때라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포스터가 거리마다 붙여 있던 시절입니다. 그 시절 제 어머니는 여섯 명의 자녀를 출산했습니다. 요즘 표현으로 합계출산율 6.0입니다. 저도 성장해 결혼을 했습니다. 저는 1990년대 초 결혼해 딸 그리고 아들을 낳았습니다. 제 합계출산율은 2.0입니다. 최근 저는 제 딸에게 결혼하면 몇 명을 낳을 거냐고 물어봤습니다. 대답은 한 명이었습니다. 결국 3세대 동안 제 가족의 합계출산율은 6.0에서 1.0으로 급감한 것입니다. 두 번째는 제가 왜 두 명의 아이만 낳았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제 남편은 한 명만 원했습니다. 그 이유는 ‘가난’ 때문이었습니다. 2남2녀의 막내였던 제 남편은 어린시절 내내 배불리 먹어보는 게 소원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적게 낳더라도 배고프게만은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두 명을 낳았습니다. 한 명은 ‘너무 외롭지 않을까’라는 걱정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아이를 낳아 보니 키우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중등교사였던 저는 아침 출근 시간마다 전쟁을 치러야 했습니다. 퇴근 시간 후에는 쌓인 집안 일 등으로 제 시간을 가질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들은 이제 다 커서 성인이 됐지만, 제 앞에는 또 다른 전쟁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아이들의 취업과 결혼입니다. 세 번째는 제 딸의 이야기입니다. 제 딸은 제 남편과 같은 가난을 경험하지는 않았습니다. 또 저 처럼 육아전쟁을 겪어 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결혼하면 한 명만 낳겠다고 합니다.이유는 ‘자기 일을 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 대답을 듣고 지방소멸을 걱정하는 지방의원으로서 저는 두 가지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최소한 두 명은 낳아야 한다고 제 딸을 설득시킬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또 하나는 ‘제 딸이 아이를 낳게 되면 받는 출산장려금, 보육수당 등 각종 혜택을 알았을 때 한 명만 낳겠다는 생각을 과연 바꿀까’라는 질문이었습니다. 현재까지 제 딸의 대답은 “아니요, 엄마 저는 한 명이면 충분해요”입니다. 문제는 제 딸과 동시대를 사는 많은 젊은이들이 제 딸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맞벌이 가구 비율 51%’, ‘맞벌이 여성 결혼 후 가사노동시간 4배 증가’, ‘인사상 불이익으로 말미암은 육아휴직 제한 48%’,‘무자녀 희망 비율 18%’. 강원도여성가족연구원이 2016년 조사한 ‘강원도 비혼 2030세대의 결혼관’ 내용입니다. 2030세대는 결혼, 성관계, 출산으로 연결되는 규범적 태도도 해체되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남녀가 결혼하면 당연히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당위를 이들에게 납득시킬 수 있을까요? 저는 인구문제는 ‘현재의 인구 감소는 불가항력적이다’라는 점을 우리 스스로 인정하는데서 부터 다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현재의 불가항력적인 인구 감소를 가능한 정확히 예측하고, 우리 미래세대가 지금보다 더 줄어든 인구속에서도 지속가능하도록 대비책을 마련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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