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연이은 게릴라성 화재 뭔 징조?
재래시장 연이은 게릴라성 화재 뭔 징조?
  • 함동호기자
  • 승인 2019.01.07 06: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2일 중앙시장...40개 점포, 3일 전통시장...10개 점포 잿더미
  • 상인들 생계터전 송두리째 앗아가... “재앙이다” 망연자실
  • 땜질식 현대화 사업 한계...중앙시장 재건축 시급 주장도

새해 벽두부터 원주의 상징 재래시장에서 화재가 잇따라 발생해 상인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중앙시장과 인근 전통시장에서 점포 50곳이 삽시간에 잿더미로 변하자, ‘재앙’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중앙시장은 연례행사처럼 화재가 되풀이 되면서 근원적인 처방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2일 낮 12시 20분쯤 원주시 중앙시장에서 불이나 점포 40개 동을 태우고 7명이 연기를 흡입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불은 1시간 50여분 만에 진화됐다. 원주소방서 등에 따르면 중앙시장 ‘나’동 1층 신발가게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불로 ‘나’동 상가 내 1층 점포 50개 중 37개, 2층 점포 37개 중 3개 등 모두 40개 점포가 소실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소방당국은 매케한 연기가 확산되자 상인과 주민들을 안전지대로 대피시켰다. 관할 소방서 인력과 장비가 총동원되는 ‘대응 1단계’에서 강원도 전체와 타시도 소방 인력·장비까지 지원하는 ‘대응 2단계’로 격상하고 총력 진화를 벌였다. 그러나 ‘나’동 상가 1∼2층에는 80여 개 점포가 밀집한 데다 유독가스를 포함한 검은 연기가 시장 전체를 뒤덮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 상인은 “피해자 대부분 영세상인”이라며 “간접적 피해까지 고려하면 ‘나’동 상가 74개 점포 전체가 피해를 본 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화재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하루 뒤인 3일 밤 8시 51분쯤 중앙동 중앙시민전통시장 상가에서 불이나 10개 점포를 태우고 30여분 만에 진화됐다. 또 불을 끄던 상인 3명이 연기에 질식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시장 내 먹거리장터의 기름집에서 불이 시작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처럼 중앙시장에서 연례행사처럼 불이 계속되자 그간 추진됐다 무산된 중앙시장 재건축사업이 또다시 거론되고 있다. 현재 중앙시장은 ‘가·나·다·라’ 4개 동 320여 개 점포가 입점해 있으며, 360여 명이 종사하고 있다. 특히 2층은 ‘미로 시장’으로 특화돼 지자체와 국가 지원을 등에 업은 청년들이 점포를 내며 전통시장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원창묵 시장은 지난 3일 현장 상인위로차 중앙시장을 방문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장관에게 전통시장 화재 재발 방지를 위한 영구적인 대책으로 재건축 지원을 요구했다. 원 시장은 정부의 전통시장 지원정책에 따라 중앙시장에는 지난 2010년부터 올해까지 159억원이 투입되고 있지만 이용객들이 느끼는 재정지원에 대한 만족도는 미미한 실정이라며 이같이 요구했다. 건물이 비좁고 소방설비가 미비해 한순간의 화재로 그동안의 투자비용이 낭비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중앙시장에서는 지난 1956년 화재로 인해 328개 점포가 소실됐다. 이후 1970년 철근콘크리트 구조물로 보수했지만 1992년 또다시 화재가 발생하는 등 화재 예방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원 시장은 “시설투자보단 재건축만이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홍 장관은 “정부차원에서 재건축이 가능한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상인은 “중앙시장 건물에 애정이 많다. 그러나 낡아 빠진 건물에서 잊혀질만 하면 화재가 발생하니 어쩔도리가 없는 것 같다”며 “시설현대화란 미명아래 막대한 혈세만 투입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불붓기다. 재건축을 통한 원주시의 랜드마크로 재탄생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피해 입은 상인들이 조속히 생업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가능한 지원방안을 모두 검토해 신속 조치할 계획”이라며 “긴급지원반을 통해 종합 지원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설현대화 사업, 시장경영바우처 지원사업 등 전통시장 지원사업으로 우선 지원하고 긴급경영안정자금, 화재공제를 통해 복구비용 지급, 마케팅·홍보 지원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