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원주천이 살아야 원주가 산다
<문화칼럼>원주천이 살아야 원주가 산다
  • 전영철
  • 승인 2019.01.07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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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영철 <상지영서대 교수>

과거에 강은 지역주민들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여가와 경제까지도 지탱해 주었던 말 그대로 지역주민의 삶의 무대였다. 큰 강이 있는 지역은 고대문명을 꽃피웠고 큰 도시를 이루었다. 강은 뗏목과 소금배 등을 통해 외부세계와 소통하는 창구였으며 다양한 강촌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산업화의 과정에서 강으로부터 도시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콘크리트 제방을 쌓고 제방위로 차가 지나다니면서 강은 도시와는 가까워 졌지만 정작 사람들과는 멀어져 갔다. 도시에서 강의 물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옛날 집을 짓고 맨 마지막에 물길을 끌어와 물 흐르는 소리를 듣게 했듯이 풍수지리나 정원 설계에 있어 꽃으로 불린다.

가까운 일본의 오사카로 가보자. 오사카는 2001년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물의도시 오사카를 추진하였다. 일본 오사카의 아쿠아폴리스 조성사례는 수변공간의 도시재생을 통해 시민의 자부심 향상, 도시브랜드의 구축, 라이프스타일 형성 등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의 도시 프로젝트는 하천변의 도시공간을 정비하고 하천 경관을 만드는 프로젝트였다. 야간경관을 조성하고 물의도시를 콘셉트로 정보를 발신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오사카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었고 하천변을 중심으로 매력적인 경관공간을 만들고 수변마을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여기에 빛의 도시 프로젝트를 통해 야간경관을 조성하고 물에 반사되는 빛을 통해 도시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냈다.

다시 원주천으로 와보자. 원주천은 하천정비를 통해 수질이 많이 개선되었다. 자전거 길과 산책로 정비를 통해 많은 시민들이 원주천을 찾고 있다. 새벽시장도 명소로 각광받고 있고 크고 작은 공간들이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신천댐과 정지뜰 호수공원이 조성되면 원주천은 다시금 소금배가 드나들던 과거의 영화로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사전에 치밀한 원주천 활용방안과 정비방안이 시민을 비롯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거쳐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오늘날 시민들이 살기 좋은 도시는 큰 강을 잘 활용하고 있으며 강으로부터 시민들의 자부심을 찾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가까운 홍천도 홍천강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이미 시작했다고 한다.

원주천의 향후 활용과 정비방안에 있어 몇 마디 덧붙이고자 한다. 첫째, 원주천을 대표하는 상징물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런던은 밀레니엄 브리지, 파리는 에펠탑과 퐁네프 다리 등을 가지고 있는데 원주천을 상징하는 것이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 둘째, 시민들이 원주천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현재와 같이 제방과 콘트리크방벽으로 차단된 것이 아닌 접근로의 다양한 모색이 필요하다. 셋째, 다양한 습지, 잔디공간, 갈대밭 등 녹지공간을 많이 제공했으면 한다.

원주천에서 운곡 원천석은 고려에의 그리움을 달랬을 것이고, 소녀 김금원은 금강산 여행을 꿈꾸었을 것이고, 원주로 시집 온 임윤지당은 집 앞 바위 앞을 흐르는 물소리에 세상 시름을 달랬을 것이다. 또 크고 작은 시험을 망치고 다리를 건너면서 눈물을 흘린 수많은 청춘들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렇듯 원주천은 현재의 강만이 아닌 원주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이어주는 원주시의 소중한 자연자산이다. 이제부터라도 원주천의 활용방안과 원주천을 살리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원주천이 살아야 원주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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