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코프스키의 삶 자체가 우수에 젖어 있었기 때문에 그의 음악 또한 염세적이고 침울한 것들이 많지만, 밝고 명랑한 음악도 있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오늘 소개할 발레 음악 “호두까기 인형 (The Nutcracker), Op.71”인데, 이 곡은 그가 51세 되던 1890년 상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 감독관을 역임한 “우세볼로즈스키”로부터 위촉 받아 작곡하였고, 이듬해 초연되었다.
“호두까기 인형”이란 목각 인형으로서 호두를 까는 도구를 말한다. 이 발레의 각본은 독일의 문호 호프만이 지은 동화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왕”을 원작으로 프랑스의 뒤마가 각색한 것을 마린스키 극장의 수석 안무가인 “마리우스 프티파”가 발레로 만들었고, 차석 안무가였던 “이바노프”가 수정하여 완성되었다.
이 발레곡의 스토리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공연마다 조금씩 다르게 각색되기 때문에 스토리는 여러 가지 버전이 있을 수 있다)
“클라라“라는 소녀의 집에서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리는데, 할아버지께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각종 인형들을 주고 간다. 그 선물들 중 클라라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바로 ”호두까기 인형“인데, 동생이 망가뜨리지만 고쳐서 크리스마스트리에 걸어 놓는다. 밤이 되자 생쥐떼들이 습격을 해 오는데, 호두까기 인형을 대장으로 하여 크리스마스트리에 달려 있던 인형들이 뛰어내리면서 한차례 전투가 시작된다. 치열한 전투 끝에 생쥐떼들의 승리가 눈앞에 온 순간 클라라는 신고 있던 슬리퍼를 벗어 생쥐의 왕을 공격했고, 그 도움에 힘입어 결국 싸움은 인형들의 역전승으로 끝나게 된다.
전투에서 이긴 후 호두까기 인형은 갑자기 멋진 왕자로 변신하고, 왕자는 클라라를 데리고 요술의 나라로 가며, 거기서 각 나라를 돌며 클라라에게 구경을 시켜 준다. 그런데 깨어 보니 이 모든 일들은 클라라가 꾼 꿈이었다는 이야기다.
호두까기 인형도 발레음악 전체는 약 90분으로 꽤나 긴 공연이지만, 전곡 중 8곡을 엄선하여 “발레 모음곡”으로 구성하였는데, 이 모음곡은 연말연시 각종 연주회의 단골 메뉴이며, 레코딩된 음악들은 TV 드라마, 예능,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등에서 BGM(배경음악)으로 자주 쓰이기 때문에 곡 하나 하나가 대중들에게 매우 친숙하다.
https://youtu.be/eemliuAUfn8 (클릭)
유튜브 검색어 : 비창 카라얀
휴대폰으로 위의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유튜브 동영상으로 바로 연결됩니다.
(QR scan 앱은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제공됩니다)
1. 작은 서곡 : 막이 열리기 전에 연주되는 서곡으로, 달콤한 음색의 관현악 기법을 구사하였다. 매우 동화적이고 예쁜 곡
2. 행진곡 (3분26초) : 이 곡이 울리면서 전체 스토리의 앞부분, 즉 생쥐들과의 전투에서 인형들이 승리하고 호두까기 인형이 왕자로 변신하는 부분까지의 스토리가 전개된다.
3. 사탕요정의 춤 (5분48초) : 현악기의 피치카토(pizz.) 반주 위에 첼레스타의 신비로운 멜로디가 연주된다. 중간에 나오는 클라리넷의 하행 스케일 대선율이 흥미롭다.
4. 러시아의 춤 (7분35초) : 러시아 농민들의 전통 춤인 “트레파크”를 묘사한 곡
5. 아라비아의 춤 (8분 44초) : 발레 원곡에서는 커피와 관련된 내용의 곡인데,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곡이다.
6. 중국의 춤 (11분37초) : 바순의 스타카토 주법과 현악기의 피치카토 주법의 뒤뚱거리는 듯한 반주 위에 플륫 초고음역의 연주가 이색적이며, 중국의 차를 묘사한 곡이다.
7. 갈잎 피리의 춤 (12분50초) : 갈대로 만든 장난감 피리가 춤추는 모습을 3대의 플륫으로 묘사하였다. 매우 산뜻하고 사랑스러운 곡
8. 꽃의 왈츠 (15분 12초) : 하프와 관악기의 힘찬 연주로 시작되며, 점점 악기수를 더해가면서 곡 전체의 피날레답게 웅장하고 화려한 마무리를 한다.
참고로 위에 언급한 연주 기법 중 피치카토(pizz.)란 현악기를 연주할 때 활을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현을 튕기는 것을 말하며, 스타카토란 원래의 음보다 짧게 끊어서 연주하는 것을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