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자막들] 미세먼지 대책 왜 미세할까?
[세상의 자막들] 미세먼지 대책 왜 미세할까?
  • 임영석
  • 승인 2019.03.04 0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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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영석<시인>
△ 임영석<시인>

미세먼지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작은 먼지 입자를 말한다. 환경부는 이 미세먼지의 24시간 평균 먼지 농도가 250㎍/㎥ 이상 또는 시간 평균 농도가 400㎍/㎥ 이상 2시간이 지속될 때 기상경보를 발령하고 있다. 우리가 겨울이나 이른 봄에 해마다 많이 겪는 연중행사의 일로 이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 미세먼지에 관한 영향을 보도한 한 매체의 기사 내용을 살펴보았다. 1. 중국 직접 유입 형태를 보면 (중국 90 %: 한국 10%), 2. 중국 유입 + 한반도 대기 정체는 (중국 75%+ 한국 25%), 3. 중국 유입 + 해무 + 정체에서는 (중국 70% + 한국 30%+ 신 god 20%), 4. 한반도 자체 대기 정체 + 약한 동풍에서는 (중국 0% + 한국 100%)라는 것이다. (2018년11월9일 서울 기상센터 발표자료 인용)

위 기사의 내용들을 살펴보면 반복적으로 중국에서 넘어오는 먼지에 대한 근본 대책은 한국에서 어떤 방안의 수립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에 머무르고 있는 미세먼지가 살아지려면 강한 동풍이 불어 자연적 힘에 기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백약이 무효하다는 결과이다. 그럼에도 미세먼지 경보 문자는 지속적으로 날아온다.

“노후 차량을 운전하지 마라, 석탄화력 발전소를 가동하지 마라, 외출 시에는 꼭 마스크를 써라, 노약자 어린이는 외출을 자제하라,”라는 식의 계몽의 문자 메시지가 전부다. 백약이 무효할 만큼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가장 기본적으로 미세먼지 주의가 발령이 되면 도로에 살수를 하고 차량이 지나갈 때 먼지를 예방하고, 공원의 분수대를 확충하여 공기 중의 먼지를 미약하지만 막아내겠다는 실질적인 대안이 먼저 실시되어야 할 것이다.

지자체는 해마다 실업자 수를 줄이겠다고 신규 일자리 확보 차원에서 공단 조성을 늘려나가고 각종 신규 공장들이 자신의 지자체에 입주를 하면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 어디에도 공장들이 입주하는 것을 반대하는 지자체장들은 본 일이 없다. 자연 친화적이고 환경을 으뜸으로 생각하는 지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도시는 곳곳이 바람이 지나가는 길을 막아 놓은 빌딩과 아파트 단지뿐이다. 바람 길이 꽉 막혀 있는 도시에서 미세먼지가 없기를 바라는 것은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큰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한반도 자체에 대기 정체는 바람이 불지 않으면 미세먼지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미세먼지의 영향을 조사한 결과에서 나타나 있다.

시인 공광규는 그의 시 「담장을 허물다」에서 담장을 허물고 나니 다음과 같은 세상이 펼쳐진다고 말했다. 〈前略 / 미루나무 수십그루가 줄지어 서 있는 금강으로 흘러가는 냇물과 / 냇물이 좌우로 거느린 논 수십만마지기와 / 들판을 가로지르는 외산면 무량사로 가는 국도와 / 국도를 기어다니는 하루 수백대의 자동차가 들어왔다 / 사방 푸른빛이 흘러내리는 월산과 청태산까지 나의 소유가 되었다 / 後略〉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환경들이 미세먼지가 발생되는 원인이 아닐 수 없다. 십여 년 전에 경험한 일이지만, 차량이 회사 밖으로 운행을 할 때 항시 공장을 드나드는 차량의 바퀴를 청소하여 공장 안에서 묻은 오염 물질이 회사 밖으로 묻어나가지 않게 하는가 하면, 작업자가 신은 안전화도 공장 밖으로 신고 나가지 않게 하는 것을 외국 회사를 방문해 환경을 지키는 것을 보았다.

지자체 시의원, 도의원들이 외국 사례를 견학하고 배워온다며 외국 연수를 가서 물의를 일으키는 일들이 종종 보도되고 있다. 왜 현실적으로 가능한 많은 사례들은 바라보지 못하고 그 연수가 지탄의 대상이 될까? 아마도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관광이 목적이거나, 미세먼지 같은 사안들은 모두 중국에서 넘어오니 그 대책을 마련할 수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지 않는가 생각한다.

공장을 짓고 아파트를 지을 때 바람의 풍속, 풍향까지 환경평가에 넣고 앞으로라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면 바람이 잘 통해 사라지게 해야 할 것이다. 담장을 높이 쌓으면 아무리 아름다운 풍경도 바라볼 수가 없다.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높은 담부터 헐어내야 그나마 마음의 눈이라도 멀리 바라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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