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사랑하며] 조급함은 화를 부른다
[살며사랑하며] 조급함은 화를 부른다
  • 임길자
  • 승인 2019.03.04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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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길자<정토마을 원장>
△ 임길자<정토마을 원장>

‘Rome was not built in a day.“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유명한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이 돈이라며 좀 더 빨리를 외쳐댄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상식에 준하는 원칙이 필요하며 기본적인 룰에 의한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좋은 결과, 위대한 성과는 그냥 얻어지는 선물 같은 것이 아니다.

지난 시간들을 회상하며 우리 경제가 단기간에 급성장했다고 믿는 많은 사람들은 한강의 기적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이처럼 모든 분야에서 빠르게 결과를 도출시키려고 하는 성향이 그 어느 민족보다 강하다. 발 빠른 움직임을 부지런함과 열정이라는 언어로 포장하면 때로 긍정적인 평가를 얻어내기도 한다. 그러나 반대로 너무 서둘러서 끝내는 일을 그르쳐서 화를 불러온 사례들을 우리는 많이 경험했다. 멀쩡해 보였던 백화점이 무너지고, 다리가 끊어지고, 어느 유명인은 학력을 위조하고, 미완성이 완성이양, 곳곳에서 안전 불감증, 무사안일주의 등으로 인한 부끄럽고 불편한 현장에서 조급함과 성급함 때문에 여러 분야에 걸쳐서 다양한 사례들로 불안했던 적이 많이 있었다. 화려한 경제성장의 이면에 가리워진 우리들의 부끄러운 민낯이었던 것이다.

아프리카 토인들은 원숭이 같은 동물들을 잘 잡는 절묘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동물들이 좋아하는 먹이를 입구는 좁고 안은 넓은 동굴 속에 놓아두고, 동물 밖으로 나와 어딘가로 가는 척한다. 먼 곳에 숨어 이를 지켜보던 동물들은 사람이 가버린 것을 확인하고는 재빨리 동굴 쪽으로 다가와 앞발로 동굴 속 먹이를 꺼내려 한다. 그러나 입구가 너무 좁기 때문에 앞발을 빼낼 수가 없다. 그러나 맛있는 먹이를 놓치고 싶지 않은 동물은 애가 타서 더 세게 먹이를 움켜쥐게 되고, 그럴수록 발은 더 깊이 동굴 안으로 들어가 빼기가 힘들어진다. 이때 토인들이 느긋하게 걸어와 동물을 잡아간다. 조급함이 얼마나 많은 동물들을 함정에 빠뜨렸는지를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이 침착하게 앞발만 조금 빼냈더라면 유유히 빠져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조급함, 성급함 이면에 침착함과 진지함도 가지고 있다. 우리 속담에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서둘수록 판단은 흐려지고, 점점 조여 오는 조급함은 두려움으로 덧칠 될 것이고, 사고는 지배당하고 말 것이다. 결국 기대했던 성과는 멀어지고, 애써 형성해 놓은 관계는 균열이 생길 것이다. 불확실한 현실 속에서의 완급 조절은 엄청난 용기와 인내를 필요로 한다.

이번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아야 했을까?

세계인의 기대!

아시아인의 바람!

대한민국의 평화!

TV 화면을 통해 저마다의 잣대로 해석하고, 분석하고, 짐작하고, 또 한편 기대도 없지 않은데 좀 더 침착하자. 설마 뒤로 가기야 하랴. 조급함으로 어설픈 진단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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