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회사측 내부사정으로 알고 있다”
주민들 조직적 반발에 큰 부담 느낀 듯
원주시 신림면 황둔리 일대에 대규모 풍력발전소 건립이 추진돼 인근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사업자가 허가신청을 전격 취소했다. 원주시는 지난 8일 “사업자인 J사가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에 풍력발전사업 허가신청서를 취하했다”고 밝혔다. 취소 사유는 ‘회사측의 내부사정’이라고 시 관계자는 덧붙였다. 회사측이 풍력발전사업허가 신청서를 자진 취하한 것은 주민들의 강한 반대 움직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경북 울진군에 소재한 J산업은 신림면 황둔리 일대 8만 4,000㎡에 1,040억 원을 투입해 오는 2022년까지 39㎿발전 용량의 발전기 13기를 설치할 계획이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신림리, 황둔리, 송계리는 물론 영월 무릉도원면, 제천 송학면 주민들은 지난 2월 ‘원주 황둔 풍력발전소 건립 저지 투쟁위원회’(공동위원장 김제열·김동준, 이하 투쟁위)를 구성했다. 투쟁위원회는 지난 4일 오후 원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전소 건립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지난 6일 민주당 송기헌(원주을)·한국당 김기선(원주갑), 산자위 간사인 민주당 홍의락 의원을 연이어 방문해 풍력발전소 반대입장을 전달했다. 11일 오후 영월군 무릉도원면 두산3리 마을회관 앞 광장에서 황둔풍력발전소 반대 결의대회를 개최할 계획이었다. 주민들은 “발전소 설치 예정지인 두산리 뱀골계곡은 보전을 위해 10년 이상 자연휴식년제를 실시하며 외지인 출입이 통제되고 있는 청정지역”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치악산국립공원 동부권역은 해마다 50만 명이 찾는 청정 레저·휴양지역”이라며 “생태계 훼손과 소음, 저주파 피해, 청정 이미지 훼손으로 인한 경제 손실, 생존권 박탈, 인접 학교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원주시와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다. 김제열 공동투쟁위원장은 “업체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조차 없었다”며 “사업이 무산될 때까지 주민 모두가 목숨을 걸고 막아낼 것인 만큼 시에서도 해당 임야를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