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의 원주이야기] 보물 부론 땅을 욕되게 하는 자들
[김대중의 원주이야기] 보물 부론 땅을 욕되게 하는 자들
  • 김대중
  • 승인 2019.03.2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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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 (언론인)
△ 김대중 (언론인)

보물 덩어리 땅 부론 때문에 기분이 우울하다. 김학의와 윤중천의 성접댄지 강간인지 하는 사건으로 더렵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검색창에 이들 이름이나 사건을 두드리면 어김없이 동반되는 단어가 원주다. 그리고 부론이다. 김학의가 누군가. 대한민국 법무부 차관까지 지낸 그야말로 검찰에서 잘 나가던 촉망받던 자이고 윤중천은 건설업자다. 둘의 관계와 죄는 다시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에서 하고 있고 특검이든 사정당국에서 처리하리라 본다. 다만 정치적으로 몰고 가려는 한국당이 한심스럽고 집권 민주당도 너무 촐삭대다 분위기 망치지 말길 바란다. 문제의 성접대 별장 사건은 마치 영화 <내부자들>의 한 장면을 착각케 한다. 주인공 김 전차관을 비롯 수많은 조연과 엑스트라까지 낱낱이 까발려 지길 바란다.

혹자는 이미 지나간 좋지도 않은 일을 왜 또 들추냐고 한다. 이렇게 이야기 하는 사람, 이런 사고방식의 사람들이 가장 나쁘다. 정리할 것은 확실하게 정리해야 한다. 범죄는 물론 나쁜 것들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으면 좋은 나라가 될 수 없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의 국가의 법무 차관이 주연으로 활약한 일이다. 국가적 수치다. 확실하게 정리하고 넘어 가야 국제적 웃음거리가 안된다. 문명국가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프랑스같은 나라는 아직도 2차대전때 나찌 부역자들같은 잔재를 정리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의 잔재들이 올바로 정리되지 않았으니 그 잔당들이 끊임없이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부론은 어떤 땅인가. 원주가 옛날부터 역사 문화 교통의 요충지 역할을 할 때 핵심적인 땅이 바로 부론이다. 지금의 고속철도나 고속도로가 없던때 그 역할을 하던 물길인 남한강과 섬강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려 개경과 조선의 한양 도성으로 직결되는 고속도로같은 남한강과 섬강 수(水路)를 이용해 사람이 교류했고 물자가 유통되면서 역사와 문화가 번성했다. 이 역사를 상징하는 유적이 바로 흥원창이다.

국가 통치의 근간인 세금으로 거둔 조세미(租稅米)를 보관 운송하던 창고 및 기관이던 전국 조창(遭倉) 가운데 최대 조창인 흥원창이 남한강과 섬강의 합수머리에 설치된 것이다. 흥원창만이 아니다. 바로 곁엔 고려 왕조의 찬란한 불교문화와 예술의 천년 역사를 간직한 법천사지와 거돈사지 또한 한없이 자랑스러운 보물이다. 다비드상도 울고 갈 지광국사탑과 탑비를 비롯한 국보와 보물들은 어디에도 없는 원주만의 유산들이다.

이런 고귀한 가치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어이없게도 흥원창과 법천사지 거돈사지의 지척에 있는 성접대 별장만 인터넷을 온통 도배하고 있으니 원주를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울화통이 터지지 않겠는가. 소중한 역사와 문화 유산을 송두리째 욕보이고 있다. 원주 사람들까지 욕되게 한다. 대통령이 나서서 다시 수사 하라고까지 해서야 하는 척 하니 더 한심스럽다. 국민의 세금으로 살면서 그 값은 해야지 않나. 법을 집행하는 자들이 제 식구나 챙기고 잇속이나 먼저 따지니 대통령까지 나서게 되는 지경이 된 거다. 대통령 아니었으면 영원히 지워졌을 것이다. 그동안 그 더러운 흔적 지우기에 동참하고 응원한 자들도 정리돼야 한다. 원주와 부론을 넘어서 대한민국의 자존심과 국격이 달렸다. 원주와 보물 부론 땅을 욕보인 모든 사악함이 깔끔하게 청소되고 정의가 세워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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