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줄이기 묘안...바람길을 만들자”
“미세먼지 줄이기 묘안...바람길을 만들자”
  • 심규정 기자
  • 승인 2019.04.15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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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연구원, 국토환경‧자원연구본부 출범 기념세미나
박종순 책임연구원, 충북 청주사례.안양연구사례 소개
국토연구원 박종순 책임연구원은 산림에서 만들어진 신선한 바람이 도심으로 유입될수 있도록 바람길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연구원 박종순 책임연구원은 "산림에서 만들어진 신선한 바람이 도심으로 유입될수 있도록 바람길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국토연구원 자료>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산림에서 만들어진 신선한 공기가 도심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바람길을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세먼지 최악의 도시란 오명을 달고 있는 원주시에 시사하는 바가 아주 크다. 국토연구원 박종순 책임연구원은 지난 8일 오후 국토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신선한 바람을 도시로 끌어들이자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를 통해 소지역 단위에서는 대기순환이 원활하도록 건축물의 층고와 동간 배치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연구원은 국내 자치단체의 사례를 소개했다. 청주시의 경우 찬공기 흐름도를 작성하고, 찬공기 보전지역과 찬공기 관리지역을 구분한 후, 찬공기 관리지역에 대한 구체적인 관리전략을 제시했다. 실제로 찬공기가 지나는 길목에 청주테크노폴리스가 건설예정인 데, 이 때 남동풍인 찬공기 흐름을 고려해 건축물의 배치와 녹지 조성 계획을 마련했다는 것. 안양권역 연구도 비슷한 결과를 제시했다. 토지피복도, 배출원, 탁월풍(卓越風)등을 포함한 대기환경지도를 작성하고, 이를 도시계획에 접목시켜 안양역 부근의 저밀도 건축 유도 등 관리 방향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경북대 엄정희 교수는 산줄기를 활용한 바람길 조성과 정책과제에서 독일 슈투트가르트시(Stuttgart)를 소개했다. 북동부를 제외하고 3면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분지인 슈투트가르트시는 다른 지역과 비교해 바람 흐름이 느린 편이다. 공장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으로 시민의 건강이 위협받은 이후 바람길을 도시·건축계획에 반영했다. 도시 외곽 산지에서 생성돼 도심으로 불어오는 찬 공기 흐름을 자연스럽게 도심 반대방향으로 유도하는 바람길을 조성했다. 청정지역에서 막힘 없이 불어오는 찬 공기는 고밀도 개발지역인 도심을 시원하게 하는 것은 물론 대기환경이 악화된 공기를 청정하게 만들어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호서대 건축토목환경공학부 이건연 교수는 소규모 지역 차원의 미세먼지 대응방안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외부에서 미세먼지가 확산될 시 와류(渦流, 공기의 소용돌이)·기류 정체에 의해 미세먼지 정체구간이 발생하고 고도가 낮을수록 바람의 속도가 낮아지고 미세먼지 수치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식생의 미세먼지 저감효과 측정실험결과를 공개했다. 미세먼지 감소율이 많은 순으로 보면 초본은 아이비, 잔디, 꽃잔디, 맥문동, 넉줄고사리, 사사, 서리이끼, 털깃털이끼, 바위손, 마삭줄 순이었다. 관목·교목은 주목, 꽝꽝나무, 은목서, 측백나무, 소나무, 광나무, 영산홍, 느티나무, 사철나무 순이었다. 이 교수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서는 건축물을 구조에 따라 지면·옥상·수직녹화를, 그리고 지하차도 벽면, 보도, 블록에 대한 적용식생을 소개했다. 국토연구원 강현수 원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바람 순환, 물 순환이 이루어지는 지속 가능한 국토·도시 환경을 복원하고, 산에서 신선하고 깨끗한 바람을 도시로 끌어들이는 전략과 함께 국토계획, 광역도시계획, 토지이용계획 등을 통한 미세먼지 저감대책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바람지도 등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해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 제고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종합토론에는 소진광 가천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국토교통부 하대성 국토정책관, 행정안전부 김계조 재난관리실장, 환경부 이정용 미세먼지 TF팀 과장, 산림청 김주열 도시숲경관과장, 이동근 기후변화학회장, 인천연구원 조경두 인천기후환경연구센터장,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이창훈 선임연구위원 등이 패널로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국토연구원은 오는 20일 제5차 국토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제3차 국민참여단 회의에서 깨끗한 국토 만들기를 주제로 국민의견수렴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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