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돈의 노예는 되지 말자
〔살며 사랑하며〕 돈의 노예는 되지 말자
  • 임길자
  • 승인 2019.04.15 0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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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길자〈정토마을 원장〉

자신은 운이 없어서 재산을 모을 수 없다며 매일같이 울상을 짓고 사는 젊은이가 있었다.

하루는 한 노인이 젊은이의 근심 어린 표정을 보고 왜 그렇게 기분이 안 좋은지 물었다.

젊은이가 대답했다. “저는 왜 이렇게 가난한지 모르겠어요.”

  1. 그러자 노인은 가난하다고? 내 눈엔 자네가 부자로 보이는데....” 라며 진심어린 말투로 이야기 했다. 젊은이는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물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시지요?”

그러자 그 노인은 되물었다.

내가 오늘 자네의 손가락 하나를 부러뜨리는 대가로 천만원을 준다면 그리 하겠는가?”

싫습니다.”

내가 자내의 한 손을 부러뜨리고 1억원을 준다면 그렇게 하겠는가?”

싫습니다.”

자네가 당장 죽는다면 백억원을 줄 생각인데?”

아 글쎄 싫다고요.”

이보게 젊은이! 그렇다면 자네는 이미 백억원이 넘는 돈을 가지고 있는 셈이지 않나?”

노인은 그 말을 남긴 채 웃으며 떠났다.

인도인들에게 돈은 이라고 한다. 돈을 잘못해서 땅에 떨어뜨리면 주어서 이마와 땅에 대고 절을 한다. 돈은 신이기 때문에 함부로 취급하면 안 된다. 또 함부로 써도 안 된다.

결혼식 때에는 말 타고 있는 신랑의 목에 돈을 줄줄이 걸어준다. 우리가 보기에는 유치해 보이지만 인도인들에게는 돈이 아주 귀한 신이기 때문이다. 축하 선물도 돈이다. 금액이 많지는 않지만, 501루피(8,276원정도), 1,001루피(16.530원정도) 등을 준다. 결혼식 때 신랑 행렬 앞에서 친척들이 축하의 춤을 추면 돈을 뿌린다.

돈을 주고받을 경우 상세한 규정을 상호간에 미리 정해 놓는 것이 좋다. 더 주고 억울해 하지 말고, 규정대로 주고, 준 후에는 잊어버려라. 감사해하지 않는다고 야속해 하거나 괘씸해 할 필요도 없다. 인도인은 자신의 신앙에 충실했을 뿐이다.(‘12억 인도인을 만나다중에서. 김도연 지음)

영국의 한 갑부는 돈이 많았지만 결코 돈에 현혹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사는 동안 돈에 집착하다 인생을 망친 사람을 여럿 보았기 때문이다. 다섯명의 자식이 있었지만 그는 자신의 재산 130만 파운드(우리 돈으로 194천만원 정도)를 자신의 신앙처와 아동복지사업에 바치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자식들에게는 한 푼도 남기지 않고, 32명의 손자들에게 5천파운드(746만원 정도)씩 물려주었다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자신을 기억해 주길 바랐기 때문이다. 그는 유언장에 이렇게 썼다. “나는 내 가족을 사랑한다. 하지만 재산을 상속하면 내 가족에게 불행을 가져다 줄 것이다. 난 자식들에게 재산을 남겨주고 싶지 않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 그들은 이미 많은 부를 누렸고 최고의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들이 내 뜻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라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생존을 위한 필수요소이다. 그러나 사람들마다 돈을 인식하는 가치가 다르고, 살아온 생활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필요 기준을 정하기는 곤란하다. 그래서 돈을 얼마만큼 벌여야 하고, 얼마만큼의 돈을 갖고 있어야 생존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한지에 대한 기준도 없다. 그러나 多多益善이다. 우리 속담에 돈이 없으면 적막공산이요, 돈이 있으면 금수강산이라 했다. 경제적으로 넉넉해야 삶을 즐길 수 있다는 뜻이다. 돈이 있으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고, 더 많은 행동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사회복지를 하는 사람들에게 돈은 더 많은 일과 더 적극적인 나눔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돈은 매우 중요한 가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돈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몇몇 재벌가의 불행한 흔들림을 보았고, 부적절한 방식으로 재산증식을 했다는 이유로 평생 쌓아온 직위에서 물러나는 유명인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보았다. 돈에 한번 눈이 멀면 돈의 노예가 되어 삶의 방향을 잃게 된다. 돈에 집착하게 되면 좀 더 나은 삶을 보장하는 수단이 목적으로 변하게 된다.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닌 것이다. 진정으로 삶을 즐기고 싶다면 돈을 부려야지 돈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속담에 돈은 개 같이 벌어 정승같이 쓰라고 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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