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봉에서]“화훼단지, 플랜 B라도 제시해야”
[비로봉에서]“화훼단지, 플랜 B라도 제시해야”
  • 심규정
  • 승인 2019.05.13 03: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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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정(발행인·편집인)
△심규정(발행인·편집인)

화훼단지가 닻을 올린지 횟수로 정확히 6년째다. 화훼단지가 들어설 문막읍은 공단도시로 알려졌다. 무려 6개나 위치해 있다. 인구가 크게 유입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인구 그래프는 예나 지금이나 요지부동이다. 평일 야간은 물론 주말엔 ‘잠자는 도시‘처럼 적막감이 감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업이 필요했다. 그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화훼단지 조성사업이다. 면적만 무려 278㎡. 일자리 창출과 함께 연간 관광객 500만 명을 유치해 관광제일도시로 만들겠다는 화려한 수사(修辭)에 순진한 시골 사람들은 큰 성원을 보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어떤가. 그간 입발린 소리를 해놓고 주워 담지 못한 게 한둘이 아니었다. 투자자(?)와 체결한 5,000억 원대 협약서는 결국 휴지조각이었다. 돈타령만 하다 허송세월을 보낸 셈이다. 시민의 혈세(3,10%)까지 투입된 특수목적법인은 자본금이 잠식된 지 오래다사업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채권·채무 관계 때문에 수사기관에서 조사중인 형사사건은 몇 건이나 되는지? 도대체 사업자가 믿는 구석은 무엇인지? 호주·프랑스 투자사는 지나 간 버스인지? 사업주체를 둘러싸고 포진한 주요 인사들은 과연 사업 마인드가 있는지? 자신들 몸에 맞는 옷(화훼단지)을 입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뭉개구름처럼 여기저기 솟아 올랐다. 이쯤되면 산소호흡기에 연명하는 처지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이러다 창창한 미래는 커녕 칙칙한 미래만 담보될 뿐이다.

최근 문막읍에서 만난 한 인사가 흥얼흥얼 부르는 노래를 듣고 절로 고개를 끄떡일 수 밖에 없었다. 지난 1970년 방주연이 부른 기다리게 해놓고였다. 가사를 음미해 보자. “기다리게 해놓고 오지않는 사람아/이 시간은 너를 위하여 기다리는 것인데/기다리게 해놓고 오지않는 사람아/나는 기다림에 지쳐서 이제 그만 가노라/약속했던 시간을 허공에 두고 만나지도 못한 채 엇갈린 순간 속에/잃어버린 꿈을 잃어버린 꿈을 잠재우고 가노라/기다리게 해놓고 오지않는 사람아/나는 기다림에 지쳐서 이제 그만 가노라” 지금 시민의 심정을 잘 대변해준 노랫말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노래가 문막 건등산 자락에 메아리쳐 흐르는 듯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민심은 아주 사납다. “시청 앞에 몰려가 집회를 해야 한다”, “시장 면담을 해야 한다”, 심지어 일부에선 사기꾼들이란 험악한 말까지 나돈다고 한다. 희망이 실망으로, 실망이 절망으로 바뀌었으니 이해할 만한 구석이 많다. 화훼단지 조성사업은 오는 11월 말이면 생명줄을 연장하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에 놓이게 된다. 착공 전 단계인 조성계획 인가를 받아야 관광단지 지구지정이 연장될 수 있지만, 아직까지 진전된 소식은 없다. 금쪽같은 시간만 속절없이 흐르고 있다. 이 사업을 줄곧 지켜본 필자는 이제 확언(確言)할 수 있다. 현재와 같이 끝 모르게 추락하고 있는 침체된 부동산 경기 상황에서 화훼 재배단지는 물론 체험장, 워터파크, 호텔, 놀이시설, 치유센터 등을 조성하는 매머드급 사업에 뛰어들 사업자가 누가 있겠나? 지금 상황은 사업초기와는 많이 다르다. 애초 사업 계획은 현 시점에서 봤을때 뜬구름잡기식 청사진이라고 단언(斷言)할 수 있다. 이제 현실을 냉정하고 정확하게 직시해야 한다.

일전에 필자는 과잉개발 계획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현실에 맞게 개발계획의 다이어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화훼단지로는 희망의 불씨를 되살릴 수 없다사업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그 해답은 스마트팜에서 찾아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스마트팜은 기존 농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농가의 편의성과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미래형 농장이다. PC 또는 스마트폰으로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농장을 직접 가지 않고 온실의 온·습도 조정, 환기창 개폐, 실시간 모니터링 등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미 전북 김제와 경북 상주, 전남 고흥과 경남 밀양을 스마트팜 혁신밸리로 지정했다. 오는 2022년까지 각각 1,800억 원씩 모두 7,200억 원을 투입해 전국적으로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화훼단지의 장점은 SRF열병합발전소에서 값싼 열원(源,냉난방)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스마트팜 혁신밸리 보다 큰 매리트라 할 수 있다. 정부 지원을 포함해 민간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농산물 판로 확대는 물론 체험단지 운영으로 일거삼득(一擧三得)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물론 일부에서 당초 개발계획과 다르고 사업이 축소됐다며 반대할 수 있다. 그러나 잘만 운영하면 오히려 내실을 기할 수 있다. 농촌지역인 문막읍 정서와 맞는데다 첨단·미래농업 화두와도 직결된다. 우100규모에 스마트팜을 추진해 보자. 그런 다음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관광단지를 위한 콘텐츠를 하나하나 담아 나가면 된다. 화려하고 과장된 현재의 사업계획과 이제 이별을 고해야 한다. 이별의 방법이 사업계획 변경인지, 아니면 사업포기인지 드러날 날도 머지 않은 것 같다. ‘플랜 A’가 안되면 플랜 B’라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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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시민 2019-05-13 06:59:08
시장이 안한다고 몇번이나 약속했는데 왜 기자가 사견을 넣어서 자꾸 기사를 내시는지 알수가 없네요.. 지켜 보시다가 사업에 진척이 있으면 보도 해야지 왜 펌프질이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