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91) 피아노의 시인 쇼팽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91) 피아노의 시인 쇼팽
  • 최왕국
  • 승인 2019.05.19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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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왕국<작곡가/원주고, 한양음대>
최왕국<작곡가/원주고, 한양음대>

폴란드 출신의 위대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쇼팽(F. Chopin 1810~1849)은 평생 피아노곡에 올인한 피아노곡 전문 작곡가이다. 물론 그의 작품들 중에는 피아노 협주곡도 두 개 있고, 첼로 소나타와 가곡들도 있지만 피아노곡이 압도적으로 많다.

쇼팽의 피아노곡은 피아노(pianoforte)라는 악기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살렸으며, 서정적이고 멜로디컬한 곡들이 많다. 또한 그의 작품들은 섬세하고 감성적인 곡들이 많기 때문에 피아노의 시인(詩人)”이라는 애칭이 붙었다.

사실 쇼팽의 이름을 폴란드식으로 발음하면 호핀으로 읽어야 하지만, 그의 주 활동무대가 프랑스였고 그의 아버지도 프랑스인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프랑스식 발음인 쇼팽으로 불리게 되었다.

프랑스에서 폴란드로 이민온 아버지와 몰락한 폴란드 귀족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로부터 피아노의 기초를 다졌으며, 6살 때 정식으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신동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8살 때 공개 연주회에서 훌륭한 기량을 보이자 그를 가르치던 선생님 지브니는 더 이상 가르칠게 없다고 두 손을 들었을 정도였다.

전해지는 말로는 7살 때 이미 폴로네즈를 작곡했다고 하며, 12살 때에는 화성학과 대위법을 배웠고, 러시아 황제 앞에서 피아노를 연주하여 칭찬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쇼팽의 인생에 꽃길만이 펼쳐진 것은 아니었다.

당시 유럽에서는 화려한 연주 테크닉을 선보이는 피아니스트와 피아노곡들이 인기를 누리고 있었기 때문에, 쇼팽처럼 섬세하고 서정적이며 멜로디컬한 음악들은 외면당하기 일쑤였다.

쇼팽에 대한 평가가 아주 형편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의 친구인 리스트(F. Liszt)”에게 쏟아지던 찬사와 관심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것이었다.

게다가 쇼팽은 20대 중반부터 폐결핵이라는 지병을 앓고 있었다. 폐결핵은 어린 시절부터 사귀었던 여자친구와의 약혼까지도 파혼 당하게 만들었으며, 작품 활동에도 적잖은 영향을 주었다.

파혼 이후 플라토닉한 사랑을 나누었던 여류 문학가 조르주 상드의 극진한 보살핌 덕분에 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 있었고, 그녀와 요양을 떠났던 시기에는 “24개의 프렐류드 곡집등 그의 대표작들이 작곡되었던 전성기였지만 건강의 회복으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건강이 안좋은 상황에서도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쇼팽은 영국으로의 연주여행을 강행해야 했으며, 그로 인하여 건강은 더욱 나빠졌고, 결국 39세라는 짧은 일기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이처럼 쇼팽의 삶은 비극적으로 끝났지만 그래도 쇼팽에게는 그의 재능을 알아봐주는 훌륭한 친구들이 있었다. 작곡가로서 자기 음악의 진가를 알아보는 친구가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 보통 이러한 친구를 일컬어 지음(知音)”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음악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자주 쓰이는 말이다.

앞서 언급한 리스트 외에도 우리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멘델스죤과 슈만 등이 그를 극찬했고, 쇼팽의 작품을 널리 알리는데 많은 노력을 하였다.

쇼팽의 피아노 작품은 소나타를 비롯하여 에튀드(연습곡), 프렐류드(전주곡), 녹턴(야상곡), 발라드, 즉흥곡, 스케르쵸 등이 있으며 조국 폴란드를 그리워하며 폴란드 민속 춤곡의 리듬을 살려 마주르카폴로네즈도 많이 작곡을 하였다.

오늘은 쇼팽의 야상곡(夜想曲)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Op.9 No.2 Eb 장조를 들어 보겠다.

이 곡은 서정적이며 멜로디컬한쇼팽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 주는 곡인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든 인상적인 멜로디가 반복해서 나온다. 같은 멜로디가 여러번 반복되지만, 단 한 번도 똑같이 나오지 않고 변형반복 되는 것을 보며 쇼팽의 천재성을 느낀다.

이 곡을 비롯한 쇼팽의 곡들 대부분은 오른손에서 서정적인 멜로디가 연주되고, 왼손은 아름다운 화성 진행을 표현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이러한 음악은 화려한 테크닉을 추구하는 당시에는 평범한 살롱 음악이라는 혹평을 받았으나, 이 곡은 날이 가면 갈수록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까지도 큰 사랑을 받는 명곡이 된다.

https://youtu.be/y1hMT3WcwGY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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