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민주주의 최후의 보루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
[살며 사랑하며]민주주의 최후의 보루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
  • 임길자
  • 승인 2019.05.26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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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길자〈정토마을 원장〉
△ 임길자〈정토마을 원장〉

옛말에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천 번의 생각 중 한 번쯤은 반드시 실수하고, 어리석은 사람도 천 번을 생각하면 반드시 한번은 성공한다라고 했다. 누구에게나 위기의 순간은 찾아온다. 다만 현명한 사람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지혜를 구할 뿐이다. 

경영의 신이라는 말로 모든 것이 설명되는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일본의 국민적 사랑을 받으며 영웅으로 추앙받던 전설적인 인물이다. 고노스케는 초등학교 5학년을 중퇴하고 자전거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다가 1918년 마쓰시타 전기제작소를 설립하여 마쓰시타 전기를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시골에서 상경해 상점에서 잔심부름을 하던 그가 전기를 배운 것은 1910년 오사카 전등회사의 견습공이 되면서였다. 직공 생활을 어느 정도 한 후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7년 그는 쌍소켓(두 갈래로 갈라진 소켓) 개량에 착수해 이듬해 마쓰시타 전기기구 제작소를 차렸다. '물건을 만들기 전에 사람을 만든다'라는 기업철학처럼 그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생각하고 물건을 고안했다. 당시 일본의 전기료는 정액제여서 소켓 하나당 전기료가 책정되었기 때문에 한 소켓에 전등 두 개를 끼우면 더 밝게 생활하면서 비용은 덜 내니 일석이조라고 생각하여 쌍소켓을 개량한 것이었다. 이 제품은 큰 인기를 끌었지만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불황이 시작되었다. 그는 다시 자전거 가게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자전거용 전등을 생산해 대성공을 거두면서 불황을 헤쳐 나갔다. 1931년 마쓰시타 전기는 싼 가격으로 서민에게 보급할 수 있는 보급형 라디오를 대량 생산하면서 종합 전자제품 기업으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마쓰시타의 대표적인 경영철학은 종신고용(한국에서는 정규직이라고 부름)이었다. 그는 견습생 시절의 경험을 떠올려 일본만의 독창적인 경영 방식을 창출했다.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정부의 긴축 재정 및 불황 타개책으로 직원들을 감축해야 한다는 주장에 그는 "오늘부터 생산량을 줄여 과잉 재고와 자금 부족을 해소한다. 직원은 감축하지 않고, 월급도 그대로 지급한다. 대신 모두 휴일에 재고품 판매에 힘쓴다."라며 상생의 길을 제시했다. 그는 말로만 '사람이 먼저'가 아니라 실제로 직원의 인생을 책임짐으로써 최선의 결과를 끌어냈다. 노동자를 공장의 부품처럼 여기고, 해고에 대해 아무런 제재 조치가 없던 당시 공업 사회에서 사람을 먼저 키워야 기업이 큰다는 그의 생각은 획기적이 아닐 수 없다.

평생 학교 한 번 제대로 다녀 보지 못한 견습생 소년은 동네 작은 공장에서 시작해 국민 기업 마쓰시타를 세우고, 재계의 신으로 추앙받으며 자신이 이룩한 모든 것을 바쳐 사회의 발전에 기여했다. 그의 일생은 전후 일본의 경제 성장 그 자체였다.

유난히 햇살이 고운 5월을 산다. 간간히 미세먼지 나쁨으로 심리적 갈등이 일곤 했지만, 마음은 주어진 일상에 담겨지는 대로 정중동(靜中動)한다. 매년 맞이하는 5월임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2019년의 오월이 다른 느낌인 이유는 무엇일까? 나이를 먹는 탓일까?

사회복지를 하는 사람들에게 오월은 많이 바쁘다. 저마다의 분야에서 어린이날, 어버이날, 12일은 부처님 오신 날, 21일 부부의 날, 23일 노무현대통령과의 이별 10주년이 되는 날이면서 정토마을에선 '아름다운 점심 초대(독거노인들에게 먹거리, 볼거리를 제공하는 잔치)'가 있었다. 한바탕 웃으면서 박수칠 일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슴 한구석은 여전히 시리고 아프다. 고졸출신의 대통령이라고 뭇 사람들은 그를 부정했고, 사사건건 억측을 얹어 그를 불편하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와서 뭇 사람들은 다시 말한다. “지도자의 강한 소신과 신념을 갖춘 확신형 인간이었던 그의 정신이 필요하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는 누구에게나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는 것이다. 하늘은 고독을 그리고 바다는 눈물을 삼키는데, 진실이 상식인 세상 만들기는 그저 바람일 뿐 이련가?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 입니다라고

역사는 미래를 창조해 나가는 뿌리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정의와 양심이 살아 있는 바른 역사를 가르칠 때, 그들이 바른 미래를 만들 수 있습니다라고...

그가 그리운 5월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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