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삶과 죽음이 종이 한 장, 일상의 안전 점검해야 할 때
[문화칼럼] 삶과 죽음이 종이 한 장, 일상의 안전 점검해야 할 때
  • 전영철
  • 승인 2019.06.02 2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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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철 [한국지역창생연구소장, 관광학박사]
△전영철 [한국지역창생연구소장, 관광학박사]

봄날이 하염없이 가고 있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길에 꽃이 피면 같이웃고 꽃이지면 같이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5월이 유난히 찬란하면서도 슬픈 것은 우리의 근현대사에 원인이 있을 듯싶다. 나그네도 지난 5월 그 현장에 있었다. 서울로 가지 못한 녹두장군 전봉준을 종각 전옥서터에서 만났고 광화문국가기념일 행사장에서도 만났다. 5.18광주민주화운동기념일 행사장과 망월동묘역에서 39년 전의 역사와 조우했다. 무엇보다 사료관에 잘 정리된 전시체계와 해설에 놀라웠다. 김해에서는 봉하마을에서는 2002년 한국정치사의 새로운 아젠다를 던졌던 고 노무현대통령님을 만났다. 모두 한국 근현대사에 빛을 던진 분들이었고 5월에 그분들은 우리 곁에 왔다 가셨다.

그리고 5월말이 왔다. 하지만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날아든 소식은 모든 국민들에게 슬픔으로 다가왔다. 동유럽 여행길에 나섰던 분들이 다뉴브 강에서 사고를 당하신 것이다. 스위스 소속의 대형유람선이 급류에 휩쓸리며 급침을 하는 바람에 50인승 소형 유람선을 덮친 것이다. 구명조끼도 선박에 없을뿐더러 안전 불감증 때문에 고무보트 정도 하나가 안전장치로 확인되고 있다. 모두들 제각각 사연을 안고 여행길에 올랐을텐데 너무나 안타깝기 그지없다. 여행길에서 운명을 달리하신 분들에게 삼가 명복을 빈다.

이번 사고는 불과 10초 안팎에 생사의 기로를 가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일상과 비일상에서 삶과 죽음을 가르는 것은 순간이다. 세월호사고 이후 우리는 그 동안 안전에 대한 시스템을 많이 개선했고 또 일정부분 그 성과도 확인하였다. 하지만 아직도 일상과 비일상공간에서 수년 동안 암암리에 젖어있는 안전불감증에는 전체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번 사고에 있어 누구를 탓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안전체계에 있어 점검하고 한층 더 강화된 예방체계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원주도 교통의 발달과 교류인구의 증가로 사고위험은 더욱 더 높아갈 것으로 보인다. 간현관광지의 소금산출렁다리와 스카이워크, 치악산 둘레길 등도 언제 어떤 사고가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다. 또한 이러한 공간은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시 차원에서 종합적인 안전체계를 다시금 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에서는 올레길에 드론을 투입하여 올레길 탐방객에 대한 안전지킴이 역할을 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치악산 둘레길도 인적이 드문 곳이나 위험한 곳에 어떤 형태로든 안전체계 구축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미 4월에 우리는 속초, 고성, 강릉, 동해, 인제의 산불에서 엄청난 재해의 위력과 그 영향으로 인한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보았다. 일상에서 비일상에서 언제든지 위험은 도사리고 있다. 순간의 방심과 부주의가 가족과 주변에 고통을 안겨주는 것이 우리의 도시생활이다.

아무튼 봄날은 간다. 제각기 가지고 있는 것을 놓치지 않으려고 욕망에 사로잡혀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받기도 하는 도시의 일상사이로 5월이 간다. 가정의 달 5월 가족에게 주변에 감사하고 또 일상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내가 우리가 시민 모두가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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