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장 꿀벌의 역습...인근 주민들 벌똥 '피해'
양봉장 꿀벌의 역습...인근 주민들 벌똥 '피해'
  • 이혜원 기자
  • 승인 2019.06.10 0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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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회사 직원, 차에 커버 씌우느라 분주
매년 4월~11월 반복, 생산 제품에도 피해
양봉업, 법적 규제 없어 뚜렷한 해결책 전무

양봉장에서 사육되는 벌의 분비물로 인해 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원주시 흥업면에 위치한 회사 직원들은 출근과 동시에 몰고 온 차에 커버를 씌우느라 분주해 진다. 회사와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둔 양봉장의 벌들이 벌통과 숲을 오가며 노란 벌똥을 투하하고 있기 때문이다. 벌똥 투하는 매년 4월부터 11월까지 반복되고 있다. 이 양봉원에서는 200여개의 벌통에 400만 마리의 벌을 사육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직원 김모씨는 회사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출하하기 위해 외부에 잠깐 갖다 놓는 동안에도 벌똥이 묻어 제품을 세척해야 하는 등 피해가 심각하다직원들 차 유리와 보닛, 건물 옥상에도 무차별적으로 벌똥이 쌓이고 회사를 찾는 손님들도 벌똥을 보고 기겁할 때가 많다”라고 피해를 호소했다. 약산성인 벌똥 성분이 묻은 차량 가림막은 1년만 지나도 부식되고 찢어져 직원들은 매년 가림막을 새로 구입하고 있다. 김모씨는 회사 직원이 30명 가량인데, 매년 10만 원 상당의 가림막을 사려면 300만 원 이상을 지출하는 셈이라며 벌똥이 쉽게 지워지지 않고 빨리 닦아 내지 않으면 부식될 수도 있어 차를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양봉업자는 이곳에 터를 잡고 벌을 키운지 20년이 넘었는데 불과 몇년 전 이사 온 회사에서 항의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 전라도에서 벌을 키워오는 등 우리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정면의 한 회사도 10m 떨어진 거리에 있는 양봉장 때문에 매년 벌똥으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입고 있다이곳에는 10여개의 벌통이 놓여져 있다. 이 회사 대표는 처음에는 인근의 업체에서 날아오는 분진이 차와 제품에 묻은 줄 알고 갈등을 겪다가 벌똥인걸 알았다양봉장이 먼저 들어오기도 했고 이웃과 얼굴을 붉히기 싫어 큰소리를 내지 않지만 벌똥 때문에 피해를 보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이 같은 피해에도 지자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양봉업은 법적 규제나 규정이 없어 원만한 합의 이외에는 별다른 대책도 뚜렷한 해결책도 없기 때문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소나 돼지 등은 축사 건립 위치 등에 규제를 받지만 양봉업은 예외라며 민원내용을 양봉업자에게 전달하고 협조 요청하는 방법 외에는 대안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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