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93)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上)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93)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上)
  • 최왕국
  • 승인 2019.06.17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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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왕국 작곡가/원주고, 한양음대
〈최왕국 작곡가/원주고, 한양음대〉

협주곡(concerto)이란 서로 다른 두 개의 악기군(樂器群)이 대립하고 경쟁하며 협력하는 형태로 연주되는 악곡이다. 이 두 개의 악기군 중 하나는 독주나 중주를 말하는 것이며, 또 다른 악기군은 오케스트라를 의미한다.

협주곡은 그 형태나 시대에 따라 여러 가지의 종류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콘체르토 그로소(concerto grosso; 합주 협주곡)”라고 불리는 바로크 협주곡이다. 바로크 협주곡은 보통 솔리”, 또는 콘체르티노라고 불리던 독주 혹은 소악기군(小樂器群)“concerto grosso”라고 불리던 실내 관현악단의 합주로 이루어진다.

대표적인 콘체르토 그로소 작곡가로는 헨델과 바하 비발디 등이 있으며, 헨델의 <콘체르토 그로소 모음집>과 바하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이 전형적인 콘체르토 그로소의 예라고 할 수 있다.

바하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은 옛날에 TV 방송국의 화면조정시간에 단골 배경음악으로 많이 나왔고, 비발디의 화성의 영감도 서울 지하철 5호선 환승역 시그널 음악으로 우리에게 친숙하다. 또한 비발디의 사계는 한국인이 가장 즐겨 듣는 클래식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음악들이 바로 콘체르토 그로소의 범주에 속한다.

고전파 이후의 협주곡은 보통 1악장 소나타 형식, 2악장 가요 형식, 3악장은 론도나 변주곡 등의 형식을 취하며, 독주 악기와 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이루어진다. 자주 하는 말이지만 음악에서 예외라는 것은 항상 있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 브람스의 더블 콘체르토처럼 두 개 이상의 독주 악기와 협연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

협주곡에 관한 자세한 설명은 다음 기회에 하기로 하고, 다시 쇼팽 이야기로...

쇼팽은 E단조인 피아노 협주곡 1번과 F단조인 2번 등 총 2곡의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했는데, 사실은 2번이 1번보다 먼저 작곡되었다. 이렇게 출판된 순서가 바뀌게 된 이유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쇼팽 자신이 나중에 작곡된 1(E단조)을 더 선호했기 때문에 먼저 출판되었다는 설도 있고, 악보를 구입할 최대의 고객인 아마츄어 피아니스트들이 2F단조 보다는 상대적으로 연주가 수월한 E단조의 협주곡을 더 선호했기 때문에 그것을 먼저 출판하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악보 판매가 주 수입원이었던 당시의 상황과 열악했던 쇼팽의 재정 상황 등을 생각해 보면 후자가 더욱 흥미로운 추측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결론적으로 두 이야기 모두 1(E min. Op.11) 협주곡이 쇼팽 자신과 대중들에게 더욱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말 해 준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황제를 비롯하여 모차르트, 슈만, 그리이그,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과 함께 세계 최고의 피아노 협주곡으로 손꼽히는 이 곡의 초연은 쇼팽이 조국 폴란드를 떠나기 직전 바르샤바 국립극장에서 쇼팽 자신의 독주로 이루어졌다.

오늘 감상하실 유튜브 동영상은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국제무대에 널리 알려준 2015 쇼팽 콩클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조성진의 협연으로 연주된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이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쇼팽은 관현악 편곡기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으며, 피아노 이외의 악기들에 관해서는 그다지 큰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쇼팽의 관현악 작품은 몇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의 관현악 기법은 매우 간결하면서도 효과적이다. 오히려 관현악법에 통달한 여타 작곡가들의 현학적인 표현보다도 더욱 피아노 독주에 신경을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마저 느껴진다.

특히 이 동영상의 530초부터 나오는 피아노 독주 부분의 제2주제는 스트링 위주의 간결한 백그라운드 하모니 위에 마치 현대의 파퓰러 음악을 연상케 하는 대단히 서정적인 선율이 나오는데, ... 정말 그 옛날에 어떻게 이렇게 현대적인 감성이 충만하면서도 서정적인 멜로디를 생각해 냈는지 감탄사가 나올 정도다.

한편 리스트의 제자들을 비롯한 후대 작곡가들은 쇼팽의 훌륭한 감수성과 음악성에 비하여 다소 미숙했던 관현악 편곡기법을 안타깝게 여겼으며, 쇼팽 피아노 협주곡의 관현악 부분을 보강하기도 했지만 요즘엔 쇼팽의 원전 그대로 연주하는 경우가 더 많다.

https://youtu.be/614oSsDS734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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