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지역에서 만나는 희망들
[문화칼럼] 지역에서 만나는 희망들
  • 전영철
  • 승인 2019.06.17 0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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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철 [한국지역창생연구소장, 관광학박사]
△전영철 [한국지역창생연구소장, 관광학박사]

요즈음 가장 큰 감동은 전국의 청년들을 만나는 기쁨이다.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공동체 커뮤니티 일에 열심인 그리고 지역의 공동체와 아름답게 살아가는 청년들을 만날 때는 절로 감동이 일었다. 몇 군데의 현장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담양 관방제림 둑방아래 옛날 대나무공방이 많던 길목에 이목구심서(耳目口心書)라는 헌책방이 문을 열었다. 책방의 주인은 오랫동안 지역문화운동과 1세대 문화관광해설사 교육을 담당했던 지역문화활동가이자 문화기획자이다. 물론 청년이 아닌 멘토이자 아재이다. 진열된 책도 지역향토사연구 책방이다. 그리고 주인장은 한 달에 한번 회원들을 위한 남도인문여행도 떠나고 문화기획자를 키우는 공간으로 쓰고 싶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정읍의 버스터미널 뒤쪽에는 여인숙을 게스트하우스로 개조해 운영하는 달밤이라는 게스트하우스가 운영되고 있었다, 운영자는 이미 세상사를 초월한 여군 간호장교 출신인 67세의 젊은 생각의 어머니였다. 약 세 시간 정도의 인터뷰 끝에 나온 결론은 돈을 벌려하지 않고 궁금한 세상에 사람 만나는 맛에 공동체 봉사활동과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여행 다니는 청춘들을 위한 가정식 밥상을 아침에 3,000원에 내놓는 밥은 먹고 다니냐라는 어머니의 마음이었다.

충남 서천 한산모시와 소곡주로 유명한 한산시장 한편에서 만난 청년들은 30년된 한산모시축제에서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는 청년기획자와 모시맘이라는 어머니 기획자들과의 만남을 지역에서 실천하고 있는 청년들이었다. 축제는 너무나도 혁신적으로 젊어졌고 서울에서 34일로 한산모시 패션디자인 경연대회에 출전한 친구부터 밤에 노는 프로그램까지 지역이 살아 움직이는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전주에서도 전주문화재단을 중심으로 두 가지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전주 풍남문과 경기전,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전주야행이라는 문화재청 사업으로 정확한 기획의도와 방문자들의 시선을 모으는 프로그램이다. 놀랍게도 이 프로그램의 기획자는 국악 판소리를 전공한 팀장이다. 학성동과 같은 성매매집결지였던 선미촌에서 펼쳐지는 꽃장 프로젝트도 인문학서점 물결서사, 꽃장이라는 오픈가든 운동 등의 시도가 있는 문화적재생 프로그램이다.

원주에서도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청년들을 위한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에서의 중점사업이 곧 펼쳐질 예정이라 한다. 지역을 만지고 사람을 만나고 나의 (work)'을 디자인하는 과정,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work)'로 하면서 살고 싶은 청년들을 양성하는 사업이다. 그리고 문화적 재생관점에서 원주와 같은 고민을 하고 또 실천하고 있는 지역을 찾아가 학습하고 토론하고 원주형 문화적재생의 모델을 고민하는 신원주유람단이라는 프로젝트도 곧 준비하고 있다고 들린다.

요즈음 서울과 지방상생이라는 정책이 서울시에서 발표되었다. 지역도시의 인구소멸을 막기 위해 미리 서울과 지방이 상생하는 여러 가지 정책을 가져가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복안이다, 논자는 이 정책의 시각부터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서울의 관점으로 보았기 때문에 지방이라는 변방개념이지 지역도시라는 자체의 시각으로 보면 서울이 오히려 지방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서울과 지역상생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

일본에서는 2014년부터 지역소멸보고서를 토대로 아베정부의 가장 큰 핵심정책인 지방창생정책이 나왔다. 바로 지역의 고유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지역을 살리겠다는 것인데 역시 동경 관점에서 나온 정책이기에 지방이라는 말을 썼으나 이 정책의 효과는 일본경제의 재부흥기를 맞게 하였다. 원주도 이러한 큰 흐름에 있어 미래인재양성이라는 측면의 청년들의 공동체사업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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