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자막들]민족문학연구회 발족에 즈음하여
[세상의 자막들]민족문학연구회 발족에 즈음하여
  • 임영석
  • 승인 2019.08.19 0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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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영석<시인>
△ 임영석<시인>

노동해방과 노동의 평등성을 일생의 업으로 생각하고 살았던 김기홍 시인이 오랜 투병을 마치고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을 듣고, 혼자 계시는 최종천 시인께 안부 전화를 드렸다. 10여 년 전에 몇몇이 모여 노동자 시인 모임 하나 결성을 했으면 하는 마음을 가졌으나 이루지 못하고 틈틈이 서로 안부를 묻고 지내왔었다. 여러 이야기를 하다가 민족문학연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함께 민족문학연구회 결성을 하는데 참여하라는 권유로 참여를 하게 되었다.

이미 상당 기간 민족문학연구회 발족 준비를 해오고 있었고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김구 선생에 대한 봉헌 시집도 발간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간 우리는 우리 자립과 자존의 정신에 대하여 많은 부분 관료적이고 통치적 목적으로 문학과 예술이 이용된 부분이 많았다. 특히 문학인들이 친일에 찬동하는 글을 써 기고를 하는가 하면 국민을 매국 행위에 앞장서서 선동해 왔음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인 일이다.

친일 문학의 출발은 1937년 조선문예회를 결성하여 일본 침략과 황민화 정책을 찬양 고모 시키는 문학 행위를 했다. 이들은 일본 정신을 기본으로 일본에 감사를 하며 일본어를 사용하여 창작을 했다. 이후 조선문인협회로 발전을 하였는데 여기에 가담한 문인이 당시 47인이었고, 오늘날 한국문인 협회까지 이어진 역사라 할 수 있다.

김동환 김상용 김안서 김종한 김해강 노천명 모윤숙 서정주 이찬 임학수 주요한 최남선(이상 시), 김동인 김소운 박영호 박태원 송영 유진오 유치진 이광수 이무영 이서구 이석훈 장혁주 정비석 정인택 조용만 채만식 최정희 함대훈 함세덕(이상 소설수필희곡), 곽종원 김기진 김문집 김용제 박영희 백철 이헌구 정인섭 조연현 최재서 홍효민(이상 평론) 등이다.

물론 처음부터 이들이 친일에 가담을 한 것은 아니었다. 어쩌면 오랜 시간 조선이 일본의 침략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믿었기에 조선문인협회를 결성하여 친일 활동을 시작했다고 본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윤동주, 이육사, 한용운 등의 애국시인들은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민족과 자신의 영혼을 지켰다는 것을 상기시키면 극과 극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친일에 가담한 문인들은 해방 후에도 상당 기간 한국문학의 기득권을 행세했고 문학 저변에 그들의 영향력 문학 활동이 이루어져 왔다고 보아야 한다. 민족문학연구회는 앞으로 이러한 친일 문학인들이 친일 행위를 하고 문학 작품을 통해 국민의 눈과 귀를 흐려 놓았는지 연구하고 알리는 모임이 될 것으로 나는 이해하고 참여를 하게 되었다.

나무가 되었건 나라가 되었건 뿌리가 튼튼하고 건실해야 건강하고 오랜 시간 버텨낼 수가 있다. 문학은 문학 작품만 이해하고 바라보아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다. 죄를 지은 사람이 죄에 대한 반성은 하지 않고 세상은 아름답고 살아 볼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면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친일 행위에 대하여 자기반성 한 번 하지 않고 기득권에 안착해 살아온 문학인의 문학작품을 앞으로 미래 세대에게 정확하게 알리고 올바른 정신을 갖게 해야 한다는 사명 또한 문학인의 자세라 생각한다.

적어도 친일행위에 가담한 문학인의 작품이 교과서에 게재되었을 때 반듯이 친일에 가담했다는 사실도 올바르게 교육이 되도록 해야 하고, 민족문학이 전방위적으로 연구가 되어 국민의 정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된다. 민족문학연구회 발족은 이제 문인들 스스로 문학의 자정능력을 키우고 해결하는 연구모임으로 발전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름다운 시는 아름다운 정신에서 우러나온다고 본다. 그 아름다운 시, 윤동주 서시를 읽어보며 글을 마친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르러 /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 나는 괴로워했다. /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 모든 죽어가는것을 사랑해야지 /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 걸어가야겠다. //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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