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자막들] 친일문학인의 문학상은 폐지해야 한다
[세상의 자막들] 친일문학인의 문학상은 폐지해야 한다
  • 임영석
  • 승인 2019.09.02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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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영석<시인>
△ 임영석<시인>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을 행복하게 하기 위함이다. 또한 국가가 존재하기 위해 국민은 국가가 요구하는 의무를 다하고 살 의무를 갖는다. 그러나 그 의무를 저버리는 행위는 법으로 엄한 처벌을 내려야 함에도 우리나라는 친일에 가담한 사람들에 대하여 관용인지, 포용인지 친일에 앞장섰던 사람들이 그대로 이 땅에 살았고, 그들은 이 나라 근간의 기초를 다지는 각종 단체를 만들어 활동을 해 왔다.

필자는 글을 쓰는 사람이니 친일 문인들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민족문화연구소 등에서 연구 발표한 친일 문인들에 대한 자료를 간략해 정리해 보도록 하겠다.

육당 최남선(1890~1957)은 「해에게서 소년에게」의 시로 잘 알려진 시인이고 학자다. 초기 독립선언문을 기초하는 민족대표 48인 중의 한 사람으로 활동하다 체포되어 이후 조선사편수회, 총독부중추원 등에서 활동을 했으며 일본의 태평양전쟁을 미화하고 일본 관동군이 세운 건국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일본 전쟁 참여를 강연과 글을 통해 독려를 했다.

노천명(1912~1957) 시인은 「사슴」으로 잘 알려진 시인이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기자를 지냈으며 1941년부터 1944년까지 일본의 대동아 침략전쟁을 찬양하는 작품 “님(일왕)의 부르심을 받고”, “부인근로대”, “군신송” 등의 작품을 남긴 시인이다.

모윤숙(1910~1990) 시인은 광복 이후 6.25 전쟁시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등의 작품이 알려졌지만, 일제강점기에 동아일보 경성방송국에 근무하면서 국민총력조선연맹, 조선문인보국회 등의 활동을 통해 친일행위에 가담을 했다. 1933~1944년 매일신보를 통해 일본의 대동아 결전, 미국 영국을 격멸하자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고, 일본 징병을 독려하는 시 등을 집필했다. 그 대표적 시가 「님(일왕) 따라 나서자」 등의 작품이 있다.

김동인(1900~1951)은 소설가로 「감자」, 「배따라기」, 「발가락이 닮았다」 등의 소설이 알려져 있다. 1919년과 1942년 아우 김동평의 3.1운동 격문을 써준 것이 발각되어 일왕에 대한 불경죄로 투옥되어 고초를 격었다. 그러나 일제말기 1944년 친일문인보급회(친일문학단체) 간사를 맡아 활동을 했고 친일소설 「성암(聖岩)의 길」 같은 소설을 발표했다.

미당 서정주(1915~2000) 시인은 「국화 옆에서」, 「푸르른 날」, 「동천」, 등의 시로 잘 알려졌고, 그의 추천과 천거로 많은 시인들이 문단에 발을 들여놓았다. 1942년 미당 서정주는 ‘다츠시로 시즈오’란 이름으로 개명하여 친일작품들을 발표했으며, 수필 〈징병 적령기의 아들을 둔 조선의 어머니에게〉, 〈항공일에〉, 〈최제부의 군속 지망〉, 〈오장 마쓰이 송가 〉 따위의 친일 작품들을 발표했다. 중앙일보사에서 미당문학상이 주어져 왔으나 민족문학협회와 많은 문인들의 반대로 2001~2017년까지 수여해 오다가 폐지되었다.

채만식(1902~1950) 소설가는 「심봉사」, 「불효자식」, 「유감」 등의 작품이 있다. 1940년 이후부터 태평양 전쟁 말기까지 식민지 한국사회의 현실성을 작품으로 나타냈으며, 후에 친일에 가담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1948년 해방이 되고 「민족의 죄인」을 통해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는 글을 남겼다. 자기반성을 유일하게 글로 남기며 친일에 대한 과오를 인정하고 반성한 문인이다.

이 외에도 주요한, 김안서, 김억, 이광수 등의 문인들이 있지만 지면상 생략하기로 한다. 문학은 일반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삶의 모습을 흡수하게 하는 장르다. 해방 이후 우리는 앞에서 열거한 많은 문인들의 작품을 교과서를 통해 배워왔다. 하지만 교과서 어디에도 친일에 가담한 사실을 나는 배운 적이 없다. 필자가 민족문학연구회에 가입해 활동을 하는 목적도 올바른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친일행위에 가담한 문학인의 삶을 조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가 임시정부 수립 100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 말한다. 조선일보사에서 주어지는 동인문학상, 한국일보사에서 주어지는 팔봉 김기진 문학상의 폐지를 외치는 것도 소설가 김동인, 김기진 이전에 민족의 정신을 왜곡한 친일 소설가이기 때문이다. 이들을 기리는 문학상은 바로 친일을, 반민족 행위를 정당화시키는 일이라 생각한다.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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