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01) 프란츠 리스트의 생애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01) 프란츠 리스트의 생애
  • 최왕국
  • 승인 2019.10.14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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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왕국 작곡가/원주고, 한양음대〉

오늘 부터는 '피아노의 파가니니'라 불리는 프란츠 리스트에 대한 이야기다. 이전에 클래식 이야기 (90) '쇼팽과 리스트'에서 리스트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 소개된 적도 있지만, 오늘부터는 좀 더 상세하고 흥미로운 리스트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리스트와 쇼팽의 비교를 간단히 재조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1) 리스트는 당시 유행하던 '비르투오소(virtuoso)', 즉 화려한 기교를 바탕으로 한 곡을 많이 썼던 반면 쇼팽은 '피아노의 시인'이라는 별명 답게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곡을 많이 썼다.

2) 리스트는 당시 아주 잘나가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였지만 쇼팽은 뛰어난 음악성과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인정받지 못했고, 친구인 리스트가 뒤를 많이 돌보아 주었다.

3) 쇼팽은 피아노곡 전문 작곡가였던 반면, 리스트는 관현악법에도 엄청난 재능을 보였고, '교향시'라는 장르를 개척하여 음악계에 큰 획을 그은 인물이다.

그 외에 더 꼽으라면 쇼팽은 단명했고, 리스트는 장수했다는 걸 이야기할 수 있겠다.

이제 본격적인 리스트 이야기로 돌아와서...

헝가리 출신의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는 6살 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8세때 공개 연주회를 개최했는데, 어린 아이의 연주가 귀족들에게 꽂혀서 거액의 장학금을 받게 되었다. 이 사실에 고무된 아버지 아담 리스트는 재산을 정리하여 빈으로 떠나게 된다.

아담은 빈에서 유명한 피아노 선생인 체르니에게 프란츠를 맡기게 되는데, 체르니는 레슨비를 받기는커녕 오히려 악보와 생활비 일부까지 제공하는 호의를 보였다. 어린 프란츠의 재능을 높이 산 것일까?

체르니는 우리가 피아노를 처음 배울 때 바이엘 다음으로 접하게 되는 연습곡집을 작곡한 사람이며, 베토벤의 제자로도 유명하다. 결국 리스트는 베토벤의 제자의 제자인 셈이다.

프란츠 리스트는 19세때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는 별명을 가진 파가니니(이탈리아 1782-1840)”의 연주를 듣고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파가니니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다루겠지만, 그는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고난도의 바이올린 연주 테크닉을 선보이고 있었는데, 그러한 그의 연주를 두고서 사람들은 악마에게 영혼을 팔지 않고서야 저런 연주 테크닉을 구사할 수 없다고 말하곤 했다.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는 별명도 그래서 생겼다고 전해진다.

그러한 파가니니의 연주를 들은 리스트는 큰 충격에 빠졌고, 그를 깊이 존경하게 되었으며, 피아노로 파가니니급의 테크닉을 구사하기로 결심하였다.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대연습곡(Grandes Etudes de Paganini)'도 그러한 배경에서 생각하면 된다. 그 중 제3번곡이 바로 그 유명한 '라 캄파넬라(La Campanella)'. '라 캄파넬라'는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2B단조의 마지막 악장의 주선율을 바탕으로 작곡되었다.

오늘 소개할 유튜브 영상은 원주가 낳은 위대한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연주한 '라 캄파넬라'로 리스트의 현란한 테크닉이 돋보이는 곡이다.

'라 캄파넬라'란 '종'을 뜻하는 단어인데, 이 곡에서는 피아노의 고음부 즉 오른손의 멜로디가 종소리를 표현하고 있다. 리스트는 어마어마하게 큰 손을 가진 피아니스트였는데, 그러한 자신만의 장점을 살려 10도 간격의 멜로디를 빠른 속도로 연주하게 만들었다.

리스트에 대한 황당한 '전설'은 많지만, 그 중 으뜸은 그의 손가락이 피아노 건반 두 옥타브에 닿는다는 이야기다. 그건 진짜 말이 안되는 이야기고, 보통은 13도 정도가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13도라면 '도'서부터 한 옥타브 위의 '라'까지로 30cm에 가깝기 때문에 일반인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손가락 길이인 것이다.

비록 리스트처럼 큰 손을 가진 피아니스트는 아니지만, 이 곡을 연주하는 손열음의 연주 테크닉은 실로 놀라울 지경이다. 특히 곡 끝부분에서의 신들린 듯한 연주는 Looping해서 반복시청하게 만드는 마력을 내뿜고 있다. 기교 뿐만 아니라 감성적인 면에서도 으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손열음의 활약이 기대된다.

한편 리스트의 역작인 '초절기교 연습곡집(S.139)'과 '파가니니에 의한 초절기교 연습곡집(S.140)'은 서로 다른 곡집이다.

https://youtu.be/Yjgfp5Oow7Y (클릭)

휴대폰으로 위의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유튜브 동영상으로 바로 연결되며, QR scan 앱은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제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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