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자막들]너무나 쉽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 취미다
[세상의 자막들]너무나 쉽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 취미다
  • 임영석
  • 승인 2019.10.20 2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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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석<시인>
△임영석<시인>

사람이 살면서 밥 먹고 물먹고 화장실 가고 숨 쉬는 일 만큼 쉬운 일이 없지만 이 일만큼 어려운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 일을 위해 사람들은 일을 하고 돈을 벌고 땀을 흘린다. 밥 먹는 일, 물먹는 일, 화장실 가는 일, 숨 쉬는 일은 건강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건강해야만 하는 일이다. 이 당연한 일을 우리가 살면서 매일매일 할 수 있다는 게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

사람의 기대수명이 높아지고 노령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취미활동과 여가생활은 이제 제2의 인생을 바꾸어 놓을 만큼 중요한 일이 되어가고 있다. 너무나 쉽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제2의 인생을 즐겁게 보람 있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취미활동이라 함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즐기며 하는 일이다. 다양한 분야가 있다. 그러나 그 일이 어려워서는 안 된다. 매일 밥 먹듯이 물먹듯이 쉽게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 숨 쉬는 일만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필자는 시를 쓰는 시인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시인들이 있다. 각자 나름대로 작품 활동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15년 전부터 네이버 블로그에 하루 한 편의 시를 읽고 그 시에 대한 단상의 글을 써오고 있다. 그게 뭐가 중요하냐고 말할 것이다. 하루 한 편의 시를 읽는 일은 쉽게 느껴진다. 한 편을 놓고 보면 대단한 일은 아니다. 그 일을 쉬지 않고 15년을 지속하여 진행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은 4,250회가 넘게 횟수를 더해가고 있다. 시집 한 권의 분량이 70여 편이니, 60여권의 시를 빠짐없이 읽었다는 계산이다. 적어도 누군가는 60여 권의 시집을 내 블로그에서 나와 함께 읽어 왔다고 본다. 몇 천 권의 시집에서 하루 한 편을 選 하고 그 시를 해설하여 읽어볼 수 있게 하는 일은 밥 먹는 일처럼 하지 않으면 하지 못하는 일이다. 쉽지만, 그만큼 꾸준하게 노력을 해야 가능하다.

필자의 블로그는 하루 1만여 명의 사람들이 찾아와 詩와 각종 글들을 읽고 간다. 어떤 사람들이 오고 가는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들이 그들의 여가 활동을 쇼핑을 하듯 블로그 쇼핑이란 새로운 영역의 시간을 즐긴다는 것이다.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글들을 요점만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찾아온다고 믿는다. 요즘 서점에 가면 필요한 부분만 핸드폰으로 촬영을 해서 책이 팔리지 않아 궁여지책으로 책을 랩 포장을 해둔다는 말을 들었다.

블로그에 올리는 글도 책을 필사하듯 다 올리면 책이 팔리지 않을까 생각을 하겠지만,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을 해보자면 한 권의 시집에서 한두 편의 시를 설명하여 시집 제목과 출판사까지 알 수 있게 해 준다. 그래야 그 시를 읽는 독자들이 시집을 구매할 때 참고 사항이 된다고 본다. 앞에서 지적하였지만 신간 시집들은 랩으로 포장을 하여 파손을 방지하는 목적을 두고 서점에 진열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다 보니 서점에서 어느 시집이 어떤 시가 있는지 알 수가 없다. 필자의 블로그는 시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그런 안내의 역할을 해주는 목적을 두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일은 30여 년 직장 생활에서 얻은 경험들이 밑바탕이 되었다.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고, 볼 수 있고, 기억할 수 있도록 몸에 스며들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직장 생활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제2의 재산이다. 그 경험을 기본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취미와 여가활동을 할 수 있게 연결을 해야 한다. 하루아침에 훌륭한 운동선수가 될 수는 없다. 꾸준한 연습과 노력을 하였기에 가능하다. 취미활동도 여가 활동도 그러한 노력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림을 그리는 일, 나무를 다루는 일, 책을 읽는 일, 꽃을 가꾸는 일, 노래를 부르는 일, 악기를 다루는 일, 동물을 키우는 일, 결코 쉽지 않다. 어깨너머로 배워 취미 생활을 하려고 하지 마라. 취미활동도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공부를 하고 지식을 가져야 오랜 시간 흔들림 없이 할 수가 있다.

사람이 병들어 죽는 것으로 착각을 한다. 병은 사람의 입맛을 빼앗아가는 원인일 뿐이다. 결국 굶어 죽는다. 굶어 주지 않는 방법은 건강을 지키는 일이다. 육체의 건강뿐 아니라 정신의 건강도 그래서 중요하다. 매일 밥 먹듯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기록하고 정리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일이 취미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이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다. 오르지 나 자신이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이다. 그게 취미생활이고 여가활동이다. 오래 밥 먹고살려면 취미를 갖고 여가생활을 해야 한다. 그리고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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